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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기업 대출' 1년 새 20% 증가…95%가 중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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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기업 대출' 1년 새 20% 증가…95%가 중소기업

저축은행이 기업에 내준 대출금 잔액이 50조원을 넘어가면서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이미지 확대보기
저축은행이 기업에 내준 대출금 잔액이 50조원을 넘어가면서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저축은행이 기업에 내준 대출금 잔액이 50조 원을 넘어가면서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저축은행 기업 대출 가운데 95%가 중소기업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전체 기업 대출금은 지난 4월 기준으로 48조9992억원까지 불어났다. 지난해 동기(40조7430억)보다 20%가 늘어난 수치다. 이전 세 달간 월평균 증가액은 7880억원을 기록했다.
제2금융권에 속하는 저축은행 특성상 이 대출 가운데 대다수가 시중은행에서 넉넉한 대출 한도를 적용받지 못한 중소기업에 몰려 있다.

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4월 38조9180억원에서 올해 4월 46조7600억원으로 20%가량 늘었다. 전체 기업 대출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95%에 달한다.

특히 코로나 주요 피해 업종인 도·소매업에 내준 대출이 크게 늘었다. 주요 4대 저축은행들이 도·소매 기업에 내준 대출 잔액은 지난해 3월 말 1조4442억9600만원에서 올 3월 말 1조7129억9800만원으로 18.6% 증가했다.

이유정 금융개발원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을 주로 상대하는 저축은행이 전 기업을 아우르는 시중은행보다 대출 증가율이 높다"며 "이 의미는 사업 부문별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고르게 짜지 않고, 코로나발 경기 타격에 크게 노출된 사업에도 대출금을 많이 내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계적으로 보면 저축은행들이 대출 부실을 우려해 미리 충당금을 충분히 쌓은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다만 자영업자들이 도미노식으로 파산할 경우를 대비해 지금부터라도 세밀한 대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자영업자 부채는 올해 3월 말 기준 831조8000억원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어느덧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43% 수준에 이르렀다.
자영업자의 전반적인 채무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DTA)' 역시 지난해 3월 말 28.5%에서 연말 31.4%로 3%포인트 올랐다. '소득 대비 부채 비율(LTI)도 같은 기간 195.9%에서 238.7%로 40%포인트 넘게 뛰었다. 두 비율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소득에 비해 빚이 많다는 뜻이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향후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고, 9월 이자 상환유예 조치가 만료되면 숨어있던 대출 부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특히 이자유예 조치의 경우, 이미 6개월씩 두 차례 연장되는 과정에서 쌓인 부실이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다. 저축은행 특성상 다중채무자가 시중은행보다 많은 점을 고려하면 대출자산에 부실이 생길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음식·숙박·여가 서비스 등 코로나19로 악화된 업종은 그동안 유예돼온 원리금을 저금리 대환대출 상품이나 장기 분할 상환 상품으로 전환하는 점진적 상환 방식을 도입해 위험을 분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사의 자영업 대출은 은행보다 금리가 높고 대출자 신용도도 낮아 부실 위험이 높다"며 "별도의 대출 규모와 증가율 관리 목표를 설정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