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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미국 연준 테이퍼링 "당분간 포기" 실업보험청구 증가에 뉴욕증시 기술주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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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미국 연준 테이퍼링 "당분간 포기" 실업보험청구 증가에 뉴욕증시 기술주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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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 나스닥 다우지수 마감시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당분간 포기"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뉴욕 주식시장 상승탄력을 받았다.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증가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누그러지면서 뉴욕증시 기술주가 환호하고 있다. 연준의 테이퍼링 속도조절을 몰고온 실업보험청구 증가는 결과적으로 뉴욕증시 일각에서 "골디락스"로 해석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예상보다 늘었다.
23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7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계절조정 기준으로 5만1000명 늘어난 41만9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가의 컨센서스였던 전문가 예상치 35만명보다 6만9000명 많은 수준이다. 또 10일로 끝난 주간의 실업보험청구자수는 36만명에서 36만8000명으로 조정됐다. 그결과 4주 이동평균 실업보험청구자수는 38만5250명으로 전주보다 750명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까지만 해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20만 명 전후로 역사적 저점을 유지했다. 팬데믹 당시 고점은 610만 명 수준이었다.

뉴욕증시는 주간 실업 지표 등 경제지표 부진 발표에 오히려 기술주가 강세로 돌아섰다. 뉴 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5.35포인트(0.07%) 오른 34,823.35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79포인트(0.20%) 상승한 4,367.48을 나타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2.64포인트(0.36%) 오른 14,684.6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와 기업들의 실적 발표, 코로나19 델타 변이 관련 뉴스를 주시했다.

미국의 경제 지표는 대체로 부진하게 나왔으나 최근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이어진 데다 실적이 여전히 견조해 주가는 상승했다.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늘어나 고용회복세가 고르지 않음을 시사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 17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계절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5만1000 명 늘어난 41만9000 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35만 명보다 6만9000 명 많은 수준이다. 10일로 끝난 주간의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36만 명에서 36만8000 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6월 전미 활동 지수는 0.09로 집계돼 전달의 0.26보다 둔화했다. 팩트셋이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0.3보다 부진했다. 이는 경기 모멘텀이 둔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6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7% 오른 115.1을 기록해 전월 상승률 1.2%보다 둔화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0.8% 상승이었다.

6월 기존 주택 판매(계절조정치)는 1.4% 증가한 연율 586만 채로 집계됐다. 기존주택 판매는 지난 2월부터 4개월 연속 감소했으나 6월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기존주택 중간 판매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4% 오른 36만3천300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택시장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완화적 기조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ECB는 인플레이션 목표치 2%를 달성할 때까지 금리를 현 수준이나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일시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웃도는 것도 용인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CB는 앞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 바로 아래'에서 '2%'로 수정하고, 이를 대칭적인 목표치라고 밝힌 바 있다.

유럽 역시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등 경기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한동안 완화적 기조를 유지할 것을 시사한 셈이다.

미국의 7일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만 명을 넘어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기준 미국의 최근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는 4만131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주 전과 비교해 2.71배로 증가한 것이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서도 지난 21일 신규 확진자 수는 5만232명으로 늘어나 5월 3일 이후 처음으로 5만 명을 넘어섰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지표 부진 등에 소폭 하락하며 1.26%대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실적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나왔다.

아메리칸항공은 2분기 순익 전환에 성공했고, 유니언 퍼시픽과 CSX도 긍정적인 분기 실적을 내놨다. AT&T의 분기 매출과 순익도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리피니티브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지수 기업은 전체의 15%로 이들 중 88%가 예상치를 웃도는 순익을, 84%가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을 발표했다.

업종별로 기술주가 0.7%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고, 헬스와 임의소비재, 통신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에너지와 금융주는 1% 이상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지표가 한동안 들쑥날쑥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로 인해 중앙은행의 완화적 기조가 예상보다 더 오래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노디어 에셋 매니지먼트의 세바스티앙 갈리 매크로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약간의 고르지 못한 모습이 예상된다"라며 최근의 부진한 지표는 연준이 더 오랜 기간 부양책을 제공할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변동성은 연준이 (서둘러) 테이퍼링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내년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3.5%로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22포인트(1.23%) 하락한 17.69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델타 변이가 '골디락스' 경기회복 기대감을 집어삼키고 있는 분석도 나왔다. 골디락스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은 상태로 경제가 호황을 누리는 최적의 국면을 뜻한다. 올해 초만해도 경제 전문가들은 백신의 빠른 보급과 각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의지를 근거로 2021년 글로벌 경제가 골디락스 국면을 누릴 수 있다고 낙관했다.

연초 낙관적 전망을 내세운 대표적인 인물이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다. 그는 4월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서한에서 미국 경제가 모든 조건이 최적화한 '골디락스' 구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당시 다이먼 회장은 주주들에게 골디락스 모먼트의 근거로 △견조한 저축 △백신보급 확대 △2조3000억불의 인프라스트럭처 패키지 등을 거론했다. 그러나 불과 석 달만에 이 예상을 뒤흔드는 구조적 변화들이 포착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전국민 백신 접종률이 50% 밑에서 여전히 제자리 걸음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델타 변이가 모든 주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조 달러를 상회해 설계됐던 인프라스트럭처 예산안은 공화당과 조정 과정에서 반토막 난 1조 달러대로 축소됐다.

현재 논의 중인 다른 경기부양용 정책도 공화당의 강력한 견제 속 향후 예산 조정절차(budget reconciliation) 과정에서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플레가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온 연준과 백악관 모두 일시적이 아닌 추세적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상정하고 있다.

인플레를 잡기 위해 연준이 검토하는 테이퍼링 논의 시점도 당초 내년께로 예상됐지만 '연내'로 무게 중심이 이동했다.

경제는 심리라는 점에서 테이퍼링에 따른 시장의 긴축발작(Taper Tantrum) 공포는 하반기 미국 물가 지표들이 악화할수록 더 커질수밖에 없다.

기민하게도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최근 7.0%에서 6.5%로 하향 조정했다.

유럽 경제도 골디락스에 대한 기대감이 빠르게 식어가는 분위기다.

영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5월 경제 성장률은 0.8%로 시장의 중립적 기대치(1.5%) 대비로도 절반에 그쳤다.

이는 4월 성장률(2.0%)과 비교해 위협적인 경제 회복의 속도 저하를 뜻한다.

5월 성장률 수치가 발표되자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데일스 분석가는 "이렇게 성장 둔화 속도가 빨라질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영국의 올해 성장률이 미국보다 높은 7.8%로 낙관했다가 망신을 당하게 됐다. 장밋빛 전망 근거로 골드만삭스는 4월의 강한 성장 국면이 추세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불과 한 달만에 5월 성장 지표가 참담하게 고꾸라진 상황이다.

유럽 경제를 선도하는 독일은 주축 산업인 자동차 부문에서 회복 저하 염려가 커지고 있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는 여전한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내연차 소비 감소 등 복합 리스크 출현으로 올해 독일 자동차 산업 성장률을 8%에서 3%로 대폭 조정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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