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식품업계, 인수하고 투자하고…'미래 먹거리' 찾아라

공유
1

식품업계, 인수하고 투자하고…'미래 먹거리' 찾아라

CJ제일제당, 바이오 '천랩' 인수하고, ‘프론티어 랩스’ 론칭
오리온, 중국에서 결핵진단키트와 결핵 백신 사업 등 척척
롯데푸드·농심 등도 사내외 스타트업 지원하며 신사업 진출

서울 중구 중림동에 있는 CJ제일제당 본사 전경. 사진=CJ제일제당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중구 중림동에 있는 CJ제일제당 본사 전경. 사진=CJ제일제당
식품업계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며 신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CJ제일제당은 생명과학정보 기업 '천랩'을 인수하고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차세대 신약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약 983억 원으로, 이번 인수로 CJ제일제당은 그린-화이트바이오에 이어 레드바이오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CJ제일제당의 미생물∙균주∙발효 기술에 천랩의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석·물질발굴 역량과 빅데이터를 접목해 차세대 신약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외부 투자와 협업을 지속해 왔다. 2019년에는 마이크로바이옴 벤처기업 '고바이오랩'에 투자했고, 올해 상반기에 천랩·아주대의료원·마이크로바이오틱스와 공동연구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기술로 여겨지고 있어 천랩 인수는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전략적 투자다”라고 설명했다.

그 외 CJ제일제당은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이어가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프론티어 랩스’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뛰어난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선발해 기업당 5000만 원에서 1억 원을 초기 투자한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10억 원을 출자했다. 이후 3개월 간 전문가 멘토링 과정을 거친 뒤 추가 투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CJ제일제당의 이런 활동은 식품업계 전반에서 불고 있는 신사업 발굴 바람이다.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또 다른 업체는 오리온이다. 오리온홀딩스는 이달부터 중국 내 합자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기술개발유한공사’를 통해 ‘대장암 조기 진단키트’ 양산을 위한 생산설비 구축에 들어갔다. 오리온홀딩스는 연내 대장암 조기 진단키트 임상 사전허가를 위한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오리온 본사. 사진=오리온이미지 확대보기
오리온 본사. 사진=오리온

오리온 홀딩스는 중국에서 결핵진단키트와 결핵 백신 사업을 추진 중이다. 결핵진단키트는 진단키트 기업 수젠텍과, 결핵백신은 백신개발사인 큐라티스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재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 오리온홀딩스는 본계약이 체결되는 대로 중국 허가를 받기 위한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오리온이 중국에서 바이오 사업을 키우는 이유는 시장 가능성 때문으로 해석된다. 오리온홀딩스가 준비 중인 대장암과 결핵은 모두 중국에서 발생환자가 많은 질병이다. 중국은 대장암 환자 수가 미국의 4~5배에 이르며, 연간 28만 명이 대장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또, 중국은 2019년 기준 결핵 환자 수 발생 세계 2위 국가다.

스타트업 협력 확대 역시 업계 전반의 이슈다. 롯데푸드는 최근 스타트업과 협업 확대에 나섰다. 샐러드나 건강 간편식을 유통하는 스타트업 프레시코드에 식단관리 도시락 7종을 입점시켰다. 프레시코드는 지역별 거점이 될만한 카페나 편의점, 사무실 등과 계약을 맺고 이를 통해 음식을 배송하는 ‘프코스팟 서비스’를 하고 있다. 현재 프레시코드와 계약을 맺은 프코스팟은 1200여 개다.

농심은 2018년 식품업계 최초로 외부 스타트업 3곳에 투자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달차컴퍼니’, 온라인 커머스 스타트업 ‘패신저스’, 헬스케어 스타트업 ‘진원온원’ 등 3개 업체의 지분을 매입했다. 농심은 식품산업에서 얻은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 콜라겐 등의 건강기능식품과 대체육 등은 농심의 역량을 기반으로 한 신규사업 분야다. 농심은 사내외 스타트업을 지원하면서 국내 식품산업 발전에 필요한 환경을 지원하고, 신사업 진출 기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마진 폭이 크지 않아 새로운 사업으로 미래성장동력을 만들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활기를 찾은 데 이어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