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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프랑스 대기업과 협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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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프랑스 대기업과 협업하기

- 갈수록 활발해지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 -

- 대기업과 스타트업 양쪽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오픈 이노베이션 -

- 한국 스타트업이 프랑스 대기업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


반기안 상무 Creative Valley


갈수록 활발해지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


아무리 성공적인 기업이라도 시장과 고객의 변화를 항상 주시할 필요가 있다.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으며, 기존의 경쟁자들뿐만 아니라 언제라도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 기업의 매출과 이윤을 위협할 수 있다. 기술의 변화도 중요한데,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기존 산업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수 있다. 한때 성공적이었던 기업이 성공에 취해 혁신을 게을리함으로써 몰락의 길을 간 예는 여럿 있으며, 지속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생존 자체를 위해서라도 기업은 사업 모델 자체를 계속해서 혁신할 필요가 있다.

외부환경의 변화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에 대한 신속한 접근과 사업모델의 전환에 부심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조직의 기민성, 아이디어의 공급, 강력한 동기를 가진 우수한 인재 그리고 무엇보다 위험감수는 반드시 필요하며 이에 스타트업과의 협업은 최적의 방안으로 간주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스타트업과의 협업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기업 벤처캐피탈 및 기업 액셀러레이터의 증가는 이러한 현상을 잘 보여준다.

코로나19가 초래한 전대미문의 위기 상황도 이러한 추세를 꺾지 못했다. 2021년 상반기 전 세계 기업 벤처캐피탈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340억 유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0억 유로에 비해 60% 이상 증가한 수치로 지금 추세대로라면 올해 기업 벤처캐피탈 투자 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코로나19는 기업의 혁신을 강화하는 효과를 낳기도 했는데, 예를 들어 재택근무가 일반화 되면서 새롭게 일하는 방식을 도입하거나 비대면으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을 찾아야 했다. 단기간에 혁신적인 해결책을 찾는데 스타트업과의 협업은 아주 효율적이다.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회사가 스타트업이라는 사실은 그 단적인 예일 것이다.


기업 벤처캐피털 투자 동향
(단위:10억 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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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dealroom.co


대기업들이 스타트업과의 협업 혹은 투자를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구하는 경향은 프랑스에서도 강화되고 있다. 세계의 선도적인 기업 2,000개 중에 프랑스 기업은 총 57개에 달하며 분야는 에너지, 항공, 우주, 통신, 금융, 운송, 제약, 건축을 망라한다.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재경부 장관이던 2015년에 미래 유망 산업 9개를 선정해 프랑스가 강점을 갖고 있는 자동차, 항공, 우주, 화학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 및 혁신 기술을 접목시켜 미래 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했으며 각 분야 전문가 및 대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그리고 정부 사이에 협업을 정책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양쪽에 도움을 주는 오픈 이노베이션



오픈 이노베이션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헨리 체스브로 버클리 하스 경영대 교수에 따르면, 오픈 이노베이션의 장점은 1) 모든 것을 처음부터 맨손으로 시작할 필요가 없고 2) 사업화 속도가 빠르며, 3) 혁신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이다. 스타트업과 함께 하는 대기업들의 이노베이션 프로그램도 이런 이유로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자원에 스타트업의 유연성을 결함함으로써, 기존 산업 패러다임에 대한 위협에 대응한다는 수세적 전략을 넘어 근본적인 혁신을 이루고 기존 기술 및 자원을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함과 더불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을 다각화 하는 공세적 목표까지 달성하고자 한다.

대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격변하는 시장과 산업의 환경 변화를 관찰, 수용하면서 더 진취적이고 혁신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전반적 역량을 구축하기 위한 수단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현재 가지고 있는 조직 역량과 자원을 기초로 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거나 전략적으로 중요한 분야로 조직의 운영과 지식의 범주를 확대하고자 한다. 스타트업과의 협업은 최근 들어 전통적인 조직이 경험한 적이 없는 불확실성이 높은 신규 시장과 새로운 기술의 실험을 바탕으로 조직에게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마찬가지로 오픈 이노베이션은 참여하는 스타트업에 풍부한 혜택을 부여한다. 대기업은 인력, 재원, 시장에 대한 지식, 지적재산권, 데이터, 설비 등에 있어 막대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자원을 자유롭게 활용함으로써 스타트업은 엄청난 경쟁력을 획득한다. 예를 들어, 대기업이 가진 고객층을 대상으로 개발 중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면 빠른 속도로 제품 혹은 서비스의 업그레이드를 달성해 신규 고객을 발굴하기 위해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기업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는다면 빠른 성장을 위한 소중한 재원을 확보한 셈이며, 대기업과의 협업은 스타트업에 광고 효과도 준다.


한국 스타트업이 프랑스 대기업과 협업하기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중에 27개 기업이 파리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집적도 면에서 세계 3위를 자랑한다. 한국 스타트업이 프랑스 대기업과 협업을 하고 싶다면 여러 경로를 통해 대기업을 접촉해 볼 필요가 있다.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프랑스 대기업이 어떤 오픈 이노베이션 정책을 펴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직접 지원하는 것이다. 관심이 있는 산업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랑스 기업들을 찾아낸 후 이 기업들이 어떻게 스타트업과 협력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 도전하는 방식이다.


파리 지역에 본사가 있는 대표적인 프랑스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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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Choose Paris Region


프랑스 대기업이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방식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데, 스타트업이 추구하는 목적에 따라 프로그램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 스타트업 스튜디오, 이노베이션 랩: 대기업이 당면한 중요 문제에 대해 워크숍 혹은 해커톤을 통해 혁신적인 해결책을 찾고 창업과 성장을 돕는 프로그램
- 분사창업: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대기업 임직원이 창업하는 것을 장려하고 분사 이후에도 성장을 지원하는 제도
- 인큐베이션,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 관련 분야의 스타트업들을 선발해 사무 공간을 제공하거나, 일정 기간 동안 집중적인 지원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 하는 제도
- 스타트업 경진대회: 유망한 스타트업 혹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각종 선발대회를 조직해, 수상한 스타트업을 지원
- 공동 연구 프로젝트: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 공동 연구 사업
- 파트너십: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계약을 작성해 협력하는 형태
- 기업 벤처캐피털: 대기업이 직접 펀드를 만들거나 전문 투자자가 운영하는 펀드에 참여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형태
- 인수, 합병: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기존 기업과 합병을 해 스타트업을 통합


한국 스타트업이 프랑스 대기업을 직접 접촉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어려울 수도 있다. 언어나 문화, 법률, 행정 면에서 어려움이 생길 수 있으며 프랑스 현지 프로그램에 직접 지원한다면 프랑스는 물론 외국의 다른 스타트업과 경쟁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프랑스 대기업을 직접 접촉하기 부담스럽다면, 한국 스타트업들을 타깃으로 하는 프로그램들을 눈여겨보기 바란다. 한국 스타트업들이 혁신적이고 역동적이라는 사실은 이제 외국에서도 잘 알려졌으며, 프랑스 대기업들의 한국 스타트업들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프랑스 대기업이 한국에 지사를 가지고 있다면 한국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 확인해 보는 게 좋다. 그리고 프랑스 대기업이 공공기관을 통해 한국 스타트업을 선발해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다수 있으니 수시로 인터넷 사이트를 방문해 확인해 보기 바란다. 프랑스 대기업과 한국 스타트업의 협업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표적인 공공기관들은 다음과 같다.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www.kotra.or.kr)
- 한국무역협회 (www.kita.net)
- 서울산업진흥원 (www.sba.seoul.kr)

또한, 스타트업 관련 행사에서도 프랑스 대기업과 밋업을 조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좋은 만남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대개 미팅 시간이 짧으므로 구체적인 성과를 바로 내기 어렵겠지만, 프랑스 대기업이 어떤 식으로 한국 스타트업과 협력하는지에 관해 정보를 얻고 연락처를 확보한다는 것에 의의가 있을 것이다.

프랑스 대기업이 주최하는 여러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영어 의사소통 능력이 필요하며, 영문으로 만든 투자 자료가 유용하다. 프랑스 기업들은 너무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보다는 이미 어느 정도 성숙도를 달성하고 한국 시장에서 비지니스 사례를 실현한 스타트업을 선호한다. 비지니스나 재무, 투자 등과 관련해서 유의미한 수치를 제시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팀의 전체적인 역량과 연구 능력, 지적 재산권 확보도 중요한 고려 요소이며 비지니스의 성장 잠재력도 반드시 고려한다. 무엇보다도 프랑스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해당 스타트업이 어떻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한국 스타트업 관점에서는 프랑스 대기업과 협력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점을 처음부터 명확히 하고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접근하기 바란다. 프로그램이 다양한 만큼 그 목표나 형태, 제한도 다르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필요와 목적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 스타트업의 현재 성숙도와 발전 단계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을 바탕으로 분명한 목적 의식을 갖고 프랑스 대기업과 협업해야 제대로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기업으로부터 어느 정도 독립성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처음부터 반드시 해야 할 것이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