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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인도시장 좋은데, 높은 관세·충전시설 미비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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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인도시장 좋은데, 높은 관세·충전시설 미비 때문에..."

머스크 “인도에 기가팩토리 지을 수 있다...이것만 해결되면"

머스크 CEO가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인도시장 진출과 관련한 내용. 사진=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머스크 CEO가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인도시장 진출과 관련한 내용. 사진=트위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도에도 기가팩토리를 지을 의향이 있다는 뜻을 처음으로 밝혔다.

그러나 반드시 먼저 해결돼야 할 한가지 조건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기차에 대한 수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것.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가 중국 다음으로 인구가 많고 세계 5위 규모의 자동차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인도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못하는 이유를 짚어봤다.

◇테슬라 인도법인, 전기차 수입 준비 완료


세계 최대 인구 국가이자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최대 상하이에 이미 기가팩토리3을 짓고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테슬라.

유럽 생산기지 역할을 할 독일 베를린 외곽의 기가팩토리4까지 곧 완공되면 북아메리카 대륙, 아시아 대륙, 유럽 대륙에 생산공장을 갖춘 세계 최초의 전기차 제조업체가 될 예정이지만 인도에는 전혀 발을 들여놓지 못하고 있다.

인도에서 전기차 생산에 나설 계획이 없느냐는 테슬라 마니아의 질문에 머스크 CEO가 24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제조건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이날 올린 트윗에서 밝힌 내용은 “인도 시장에서 테슬라 수입차가 성공을 거둔다면 테슬라 조립공장을 세울 가능성이 꽤 있을 것”이라는 것.
수입차 형태로 테슬라 전기차를 인도 시장에 먼저 유통시켜 소비자들의 반응을 지켜본 뒤에 현지 생산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테슬라가 이런 방안을 검토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이미 인도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해놨다. 연초에 테슬라 전기차를 인도에 들여올 수 있는 수입 면허를 획득했고 자동차 제조업자등록도 마친 상태이기 때문.

현지 생산은 공장을 짓는 것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에 아직 유동적이지만 테슬라 전기차를 인도 시장에 공급하는 일은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가능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현지 법인을 통한 수입에 아직 나서지 않고 있는 이유는 뭘까.

◇머스크 “수입차 먼저 시도해보고...”


테슬라가 아직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는 이유는 인도 정부가 전기차에 부과하는 높은 관세 때문이다.

머스크 CEO는 "인도는 적어도 현재까지는 전세계 주요국 가운데서 수입차에 물리는 관세가 가장 높은 나라"라고 강조했다. 적어도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시장의 반응만이라도 살필 수 있도록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관세 적용을 유예해줄 것을 그는 인도 정부에 바라고 있다.

25일 테슬라라티에 따르면 실제로 테슬라는 인도의 여러 관계부처에 공식서한을 보내 한시적이라도 수입 전기차에 적용하는 관세율을 낮춰줄 것을 건의해왔다.

현재 인도 법률에 따르면 수입차에 대한 관세율은 가격이 4만달러(약 4600만원) 미만일 경우 60%, 4만달러 이상일 경우에는 무려 100%다. 특히 가격이 4만달러 이상일 경우에는 인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원래보다 두배나 비싼 가격에 사야하기 때문에 수입을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 상황이다.

자국산 전기차 제조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인도 정부가 세워놓은 관세장벽이 조정되지 않는 한 테슬라가 인도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수입조차 시도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

테슬라 측은 전기차가 공해를 일으키지 않는 차량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수입업체를 위해서라도 관세를 한시적으로 낮춰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법률 개정권한이 있는 자국 업체를 보호해야 하는 입장인 인도 의회가 단기적으로 이에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테슬라라티는 전했다.

◇인도 자체의 문제도 걸림돌


수입차에 대한 관세장벽과 아울러 인도가 자체적으로 안고 있는 인프라 문제도 테슬라의 인도 시장 진출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직 전기차용 충전시설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는 문제다.

전기차를 수시로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인도 전역에 충분히 설치돼 있지 못하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전기차를 구매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월드에 따르면 인도 정부가 전기차 충전소 확충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사실. 그러나 아직은 실적이 미미하다.

오토모티브월드의 추산에 따르면 현재 인도 전역에 깔린 전기차 충전소는 많이 잡아야 1800대 수준이다. 이 가운데 급속 충전이 가능한 곳은 5%에 불과해 절대 다수의 충전소에서는 느린 속도의 충전만 가능한 실정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EY의 가우라브 바트라 자동차시장 담당 선임 애널리스트는 “부족한 충전 인프라가 현재 인도 전기차 시장의 문제”라면서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먼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