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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녹여낸 포스코, 글로벌 시장서 철강 산업 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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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녹여낸 포스코, 글로벌 시장서 철강 산업 선도한다

[김종대의 스틸 스토리] 내년도 철강산업 호조 전망

포스코의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조2006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고액을 기록한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스코 센터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의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조2006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고액을 기록한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스코 센터 모습. 사진=뉴시스
내년도 철강 산업은 호조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가장 최대의 변수는 글로벌 조강 생산의 55%를 차지하는 중국 정부의 철강정책 기조와 탄소중립이다.

중국 대부분의 철강 산업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공정이다. 탄소세를 물어야 할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급기야 중국 정부는 지난해 9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정점을 찍은 뒤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리고 조강 물량의 해외 유출 방지와 ‘철강 빅4’를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런 여파로 전 세계 철강 시장은 공급이 달리고, 코로나19영향으로 대기하고 있던 물량들이 대거에 쏟아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동남아 지역도 철강 생산량이 대폭 증가했다. 철강가격은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전체적으로 호기를 맞고 있는 시대로 변했다. 불과 1년 전의 양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중국이 흔드는 철강정책에 따라 울고 웃는 현상이 반복되는 가운데 포스코는 지난해 사상 최초의 적자라는 흑역사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2분기에는 사상 최대의 이익을 달성했다. 철강 산업의 어제와 오늘은 롤러코스트에 올라 탄 아이의 심정과 같다.

포스코는 중국의 철강 시장을 외면할 수 없다. 가장 예민하게 들여다 봐야할 핵심지역이며 최대의 철강재 공급과 수요가 이뤄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웃한 라이벌의 동향에 견제의 눈길을 거둘 수가 없다.

탄소세 비용 천문학…中 철강 빅4 구조조정 진행


포스코는 창업자 고 박태준 회장이 생존 시 강조한 직접 가서 봐야 한다는 말을 잘 이행하고 있다. 인도 중국 멕시코 등 세계 현지에서 자원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는 창업자 고 박태준 회장이 생존 시 강조한 "직접 가서 봐야 한다"는 말을 잘 이행하고 있다. 인도 중국 멕시코 등 세계 현지에서 자원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직접 가서 봐야 한다”

포스코의 경영자들은 창업자 고 박태준회장이 생존 시 강조했던 말을 잘 이행하고 있다. 포스코는 세계 현지에서 철강 산업을 비롯해서 자원개발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다. 어느 기업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일도 포스코는 결기를 내세우며 나선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기업다운 태도이다. 기회를 선점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기도 하다. 이런 움직임은 현지에서 비즈니스 정보와 문화에 이르기까지 낱낱이 살핀다는 반증이다.
포스코는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 현지에 진출했다. 중국내에서 합작이나 단일 투자로 진출한 자회사는 10여개가 넘는다. 그러나 중국에서의 경영성적은 붉은 색이다. 다가설 것과 멀어질 부문을 알아채기 위해 포스코는 중국내 비즈니스를 확대하는 핵심 거점 기지를 2015년 11월에 완성했다. 베이징에 소재한 포스코센터(33층과 25층 두 개동)가 그것이다.

포스코센터가 완공되기까지 흠이라면 토지사용 비용이 과다 지출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발견한 작은 일 하나뿐이다. 전임 회장들은 녹지그룹의 그린랜드센터와 포스코센터의 토지사용 비용이 다르게 결정됐다는 사실을 몰랐을까? 혹시 자원외교라는 이름하에 묵인된 것은 아닐까?

글로벌 시장 공급 부족 코로나로 물량 대거 쏟아져


중국 베이징 포스코센터는 코리아타운의 자존심이자 한류 랜드마크로 불린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 포스코센터는 코리아타운의 자존심이자 한류 랜드마크로 불린다.

지난 25일 중국 현지 언론은 포스코차이나의 자회사인 포스코부동산이 상하이 녹지그룹과의 법적 분쟁에서 패소했다고 밝혔다. 2010년 포스코 차이나는 베이징에 포스코센터를 짓기 위해 매입한 토지사용권료가 과다 지불됐으니 부당 취득한 58억3139만 원의 이득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두 번 다 패소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포스코가 베이징에 포스코센터를 건립하기 위해서는 우선 토지 마련이 필요했다. 2010년 6월 포스코(중국 포스코투자유한공사와 포스코건설유한공사)는 녹지그룹(그린랜드 홀딩스‧상하이 소재)과 협약을 체결하고 연면적 16만2000㎡의 토지 개발에 들어갔다.

녹지그룹은 베이징 차오양구 다왕징촌의 토지 경매에서 경쟁사 2곳을 제치고 3개 구역(625필지, 627필지, 629필지)의 토지 사용권을 4592억 원에 낙찰 받았다. 그리고 베이징중방징후부동산이라는 토지개발회사를 설립했다. 포스코는 이 회사의 지분 99%를 1조1399억 원에 사들여 포스코부동산으로 사명을 바꾸고 빌딩 건설에 돌입한 것이다. 녹지그룹은 이 지분매각대금으로 토지사용권료를 갚는 데 사용했다고 한다.

포스코는 건물 완공 1년을 앞둔 2014년에 이르러서야 녹지그룹이 차지한 625필지와 627필지와 포스코가 차지한 629필지의 토지 사용권료가 다르다는 점을 발견했다. 629필지의 실제 토지 사용권료는 정부 토지 임대 수익 515억 원과 토지 개발 보상금 996억 원을 포함한 1368억 원이었으나 포스코부동산은 정부에 토지 사용권료를 완납하면서 추가로 58억3139만 원을 부담한 것으로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중국내 합작·단일투자 진출 자회사 10개 넘어


포스코는 녹지그룹을 상대로 소송을 벌였지만 1심은 증거부족으로, 2심은 부당이득 행위가 아니라는 판결을 받아 기각됐다. 포스코부동산은 녹지그룹 지주회사와 징화부동산에 부주의로 부담한 58억3139만 원을 돌려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부담금은 녹지그룹 자회사 징화부동산(京华置业)이 보유한 625필지와 627필지의 추징금으로 전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상황만 들여다보면 보면 포스코의 일처리가 치밀하지 못했음을 지적할 수 있지만 현지 사업가들은 현지 관행을 잘못 이해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귀띔한다.

33층 건물과 25층 건물(포스코센터)을 세우기 위한 토지개발은 국가간의 자원외교일 수도 있다. 포스코센터(2011년 3월17일) 기공식 참석자 면면만 보더라도 정부요직의 관료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국측 정준양 회장과 류우익 주중 한국대사, 중국측은 장샤오위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 부주임, 리덕청 부주석, 중국은행 부총재 등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포스코 서울센터에서 열린 포스코-국가보훈처 국가유공자 첨단보조기구 전달식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포스코 서울센터에서 열린 포스코-국가보훈처 국가유공자 첨단보조기구 전달식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5년 11월 11일 준공식에는 무려 100여명의 중국내외 인사들이 참석했다. 권오준 회장,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 권석철 포스코차이나 대표법인장, 장샤오위 베이징올림픽 도시발전촉진회 부회장, 저우웨이민 베이징 투자촉진국 국장, 리밍싱 중국기업연합협회 부회장 등이다.

베이징 포스코센터에 포스코그룹사 코트라 등 입주


베이징의 포스코센터에는 포스코그룹사, 코트라,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경상북도 베이징대표처, 우리은행 등 한국정부기관과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아무튼, 포스코의 실책을 바라보는 관전의 핵심은 “드러내라. 그래야 미래에는 똑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는다”고 했던 고 박태준 창업 회장의 경영철학을 다시 음미하는 일이다. 창업 당시 잘못된 공사를 모두 폭파시켜 다시 건설했던 영일만의 전설이 다시 떠오른다.

전임회장 시절의 잘못된 일들을 과감하게 끄집어내서 법에 호소한 포스코의 태도는 후배들에게 교훈으로 남을 것이다. 기업 이미지 때문에 득보다 실이 크다는 이유로 감춰졌다면 반복의 역사는 계속됐을 것이다.

과거의 잘못을 과감하게 들추어 바로 잡으려는 포스코 경영진의 곧은 결단이 돋보인다. 어제의 실책을 거울삼아 미래를 위한 거름으로 활용하는 굿모닝 포스코 차이나의 아침이 항상 환해지기를 바란다. 김종대 글로벌 철강문화원장


김종대 글로벌 철강문화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