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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미생물 통한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에 한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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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미생물 통한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에 한발짝

3D 현미경 통한 생성 원리 관찰 성공…미세 플라스틱 대체재 기대

PHA 생산 미생물의 3차원 광 회절 단층 촬영 과정 모식도. 사진=KAIST이미지 확대보기
PHA 생산 미생물의 3차원 광 회절 단층 촬영 과정 모식도. 사진=KAIST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관찰됐다. 미세 플라스틱 배출을 줄일 수 있는 혁신 기술에 한발짝 다가서게 된 셈이다.

KAIST는 이상엽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와 박용근 물리학과 석좌교수 공동연구팀이 '3차원 홀로그래픽 현미경 기술을 통한 미생물의 바이오 플라스틱 과립 생산 특징 규명'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27일 자 온라인 게재됐다.
세계적으로 폐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및 생태계 파괴, 미세 플라스틱의 인류 보건 위협 등의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다양한 규제 및 대안 기술들이 연구되고 있다. 그중 미생물로부터 만들어지는 폴리에스테르인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PHA)가 기존 합성 플라스틱을 대체할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PHA는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과 같은 범용 플라스틱과 유사한 물성을 가지고 있어 용기 포장재, 비닐, 일회용품 등의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며, 토양이나 해양 환경에서 생분해가 가능한 고분자라는 가장 중요한 장점을 갖고 있다.

PHA는 몇몇 미생물 내에 불용성의 과립 형태로 발견되는 고분자 물질로 미생물이 환경 변화 및 세포 상태에 따라 탄소원, 에너지원으로 세포 내에 축적하게 된다. PHA가 세포 내에 축적되는 원리를 관찰하기 위해 여러 연구가 진행돼왔다.

형광 현미경, 투과전자현미경, 전자 저온 촬영 등의 기술이 이용됐는데, 이는 2차원상의 이미지만을 제시하거나 형광 물질과 같은 별도의 표식이나 세포의 고정·절편 제작 과정이 있어야 해 세포 원래 그대로의 상태에서의 관측이 어려웠다. 기술적 한계로 인해 세포 내에서 PHA 과립 형성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어려웠고, 관측 결과에 기반을 둔 여러 형성 메커니즘 모델만이 제안돼왔다.

이상엽 특훈교수와 박용근 석좌교수 공동연구팀은 3차원 홀로그래픽 현미경 기술을 통해 PHA 생산 박테리아의 관찰과 연구를 수행했다. 3차원 홀로그래픽 현미경 기술은 물질의 굴절률을 활용하는 이미징 방법으로, 염색 등 준비 과정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살아 있는 세포의 3차원 정보를 정량적으로 측정 가능하다.

연구팀은 PHA의 한 종류인 PHB 생산 미생물로 잘 알려진 쿠프리아비두스 네카토르와 이 미생물의 PHB 합성 대사회로 유전자를 가진 재조합 대장균을 이용해 비교·분석을 수행했다. PHA는 현재까지 약 150여 가지의 하이드록시산 화합물들이 단량체로 보고됐으며 PHA 중 가장 대표적이며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것이 PHB다.
연구팀은 재구성된 세포의 3차원 굴절률 분포로 단일세포 수준에서 세포와 세포 내 과립의 3차원 시각화 및 이를 통한 부피, 질량, 밀도, 분포 등의 정량 분석에 성공했다. 수백 개의 단일 세포들과 세포 내의 PHA 과립에 대한 정량 및 이의 통계 분석을 통해 두 미생물에서의 PHA 과립 형성의 차이점을 도출해냈다.

이상엽 특훈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미생물의 PHA 생산 원리에 대해 더욱 깊은 이해가 가능해졌고, 이는 생물학과 물리학의 융합 연구로서 이뤄진 성과라는 데에 큰 의의가 있으며, 향후 다양한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 공정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