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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사이버트럭 100만달러 갈 수도 있다” 발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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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사이버트럭 100만달러 갈 수도 있다” 발언한 이유

테슬라 사이버트럭 시제품.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사이버트럭 시제품.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래형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의 양산 시점을 사실상 내년으로 연기했다.

테슬라는 사이버트럭을 지난 2019년 처음 공개한 이후 올해 말부터 양산체제에 들어가 출고하겠다는 입장을 줄곧 밝혔지만 더 이상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내놓지 않았는데 마침내 연기 입장을 밝힌 것.

테슬라가 또다른 야심작으로 준비해온 본격 전기트럭 ‘세미’의 양산도 마찬가지 배경으로 내년으로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군불만 때왔던 두 차종의 양산 시점이 연기되는 배경에는 배터리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이버트럭이나 세미트럭이나 기존의 테슬라 전기차와 달리 테슬라가 독자적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 4680 배터리가 적용될 예정인데 이 배터리의 개발도 끝나지 않았고 양산 체제도 아직 갖춰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가팩토리5 첫 생산 차종은 모델Y


일렉트렉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26일(이하 현지시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사이버트럭의 양산 계획에 대해 질문을 받고 사이버트럭은 현재 공사 중인 텍사스주 오스틴의 기가팩토리5에서 SUV 전기차 모델Y의 생산이 본격화될 때까지는 생산 단계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가팩토리5는 애초부터 모델Y와 사이버트럭을 조립하는 시설로 계획됐고 4680 배터리를 생산하는 시설도 함께 들어설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머스크 CEO의 이같은 발언은 모델Y의 양산이 기가팩토리5에서 시작된 이후에나 사이버트럭의 양산이 비로소 가능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가능하면 모델Y, 사이버트럭, 세미트럭 모두에 4680 배터리를 적용한다는 테슬라의 계획인데 순서상으로 이미 출시된 모델Y부터 기가팩토리5에서 생산하겠다는 설명인 셈이다.

머스크는 4680 배터리를 모델Y에 탑재한다는게 우선적인 계획이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공장과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3에서 생산되는 기존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여하튼 모델Y부터 기가팩토리5에서 생산하겠다는 뜻이다.

◇머스크 “사이버트럭 100만달러 갈 수도 있다”


머스크 CEO의 이같은 발언은 사이버트럭의 양산은 모델Y 양산 뒤에나 가능하다는 뜻이고 당초 계획한 사이버트럭의 양산 개시 시점이 올해 말이었으므로 사이버트럭의 생산을 사실상 내년으로 미룬 것이나 다름 없다는 분석이다.

머스크가 “양산체제가 갖춰진 다음에 사이버트럭을 출시하지 않고 그 이전에 무리하게 출시하게 될 경우 사이버트럭 가격은 100만달러(약 11억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100만달러가 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대량 생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생산단가를 낮출 수 없기 때문에 모델Y 양산이 시작된 후에, 아울러 4680 배터리 양산체제가 갖춰진 후에 출시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특히 사이버트럭과 세미트럭은 모두 고출력 배터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양산을 통해 지속적으로 단가를 유지하지 못하면 사업이 필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최대한 제반 환경이 성숙해진 뒤에 출시하는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테슬라 측이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머스크 CEO는 지난 15일 올린 트윗에서 “사이버트럭은 여러모로 종래의 자동차가 다르기 때문에 테슬라의 첫 번째 실패작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