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업계의 석탄화력발전사업 참여를 놓고 국내외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국면 전환용 카드를 꺼내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현대건설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진행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들은 예정대로 추진된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 2015년 인도네시아 전력청이 발주한 ‘찌레본 Ⅱ 1000MW 석탄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이 공사는 인도네시아 자바섬 자카르타시에서 동부방향으로 200km 떨어진 자바 해안에 1000MW급 석탄화력발전소와 500kV 송전선로를 신설하고 500kV 변전소를 확장하는 프로젝트다. 총 공사비는 7억2700만 달러 규모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찌레본 Ⅱ 프로젝트의 경우 현재 준공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공사 중인 프로젝트들은 예정대로 추진하고, 향후 석탄과 관련한 신규 사업들은 어떠한 방식으로도 참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의 이번 탈석탄 선언은 최근 국내외 환경단체와 정치권에서 기후변화 위기 등을 거론하며 압박한 것이 결정적 이유로 풀이된다.
찌레본 발전소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석탄 발전으로 인한 어업피해와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하며 사업 중단을 요구하는 저항운동과 소송을 진행해 왔다.
이들은 현대건설이 참여하고 있는 베트남 ‘꽝짝1 석탄발전소’ 사업 중단을 요구하고, 앞으로 석탄과 관련된 어떤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탈석탄 방침’을 공식적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사단법인 기후솔루션(SFOC)의 윤세종 변호사는 “한국 정부가 올 상반기 동안 기후변화와 관련해 국제사회에 내놓은 유일한 성과가 석탄 금융 중단이었는데 한국 기업의 석탄사업 참여가 계속된다면 취지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현대건설의 석탄사업 참여가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전기차를 주력으로 내세우면서 RE100(Renewable Energy 100%) 참여를 선언한 현대자동차의 친환경 브랜드 인지도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