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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후드, 나스닥 상장 호된 신고식... 첫 거래서 공모가보다 8% 넘게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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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후드, 나스닥 상장 호된 신고식... 첫 거래서 공모가보다 8% 넘게 폭락

로빈후드 공동 설립자 바이주 바트(왼쪽)와 CEO 겸 공동 설립자인 블라드 테네브가 IPO가 끝난 후 뉴욕증권거래소 밖에 서있다. 사진=로이터
로빈후드 공동 설립자 바이주 바트(왼쪽)와 CEO 겸 공동 설립자인 블라드 테네브가 IPO가 끝난 후 뉴욕증권거래소 밖에 서있다. 사진=로이터
올해 뉴욕 주식시장 상장 기대주로 관심을 모은 미국 무료 온라인 증권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가 29일(현지시간) 신통찮은 성적을 거뒀다.

공모가 역시 기대치 하한선에서 결정된 로빈후드는 이날 나스닥 거래소 첫 거래에서 주가가 공모가 대비 8% 넘게 폭락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었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 대어 가운데 하나로 기대를 모았던 로빈후드 상장은 결국 상장 시기 저울질 끝에 기대 이하의 결과를 냈다.

로빈후드는 주당 38 달러에 거래를 시작해 시가총액이 320억 달러 수준으로 출발했지만 장중 낙폭이 최대 10%에 이르는 등 고전한 끝에 결국 공모가 대비 3.18 달러(8.37%) 폭락한 34.82 달러로 첫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도 290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시간외 거래에서는 0.37% 오른 34.95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로빈후드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속에 급성장했다.

집에서 꼼짝못하게 된 개미 투자자들이 너도 나도 증권 거래에 몰려들면서 '금융 민주화'를 내걸고 수수료를 없앤 로빈후드가 사랑을 받았다.
로빈후드는 전날 밤 주당 38 달러에 공모가가 정해졌다. 이자·세금·감가상각 등을 제외한 순익, 이른바 EBITDA 기준 순익의 10.5배 높은 수준에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주식 공모에서 로빈후드는 5240만 주를 팔아 약 20억 달러를 확보했다.

공동창업자인 블라드 테네브와 바이주 바트는 각각 약 5000만 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각했다.

그래도 지난해 9월 상장 전 마지막 자본모집에서 평가된 기업가치보다는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당시 로빈후드 기업가치는 117억 달러로 추산됐다.

로빈후드는 최근 신규 상장하는 업체들과 달리 지난해 흑자를 기록했다.

2019년 2억7800만 달러 매출에 1억700만 달러 손실을 기록한 것과 달리 로빈후드는 지난해 9억5900만 달러매출에 745만 달러 순익을 냈다.

그러나 올 1분기 주식시장에 광풍을 일으켰던 대표적인 레딧주 가운데 하나인 게임스톱 거래가 로빈후드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긴급자본 마련에 나서는 바람에 14억 달러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로빈후드와 거래하는 증권사들이 급격한 주가 변동을 이유로 게임스톱 관련 증거금을 높였기 때문이다.

로빈후드는 자사 플랫폼 이용 고객들의 주문을 증권사에 몰아 주고, 이를 통해 수수료를 받는 영업방식을 택하고 있다.

다만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비 309% 폭증한 5억2000만 달러를 기록해 일회성 손실이 없었다면 상당한 순익을 거뒀을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2013년 출범한 로빈후드는 수수료로 먹고 사는 증권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수수료 무료를 내걸어 수백만 투자자들이 새로 주식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줬다.

특히 팬데믹 기간 생애 첫 주식 투자에 나선 청년 투자자들이 많았다.

신규 회원 가입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레딧주 붐과 맞물린 덕이다.

로빈후드 가입 고객 수는 지난 3월말 현재 1800만 명으로 지난해 720만 명에 비해 151% 폭증했다. 고객들이 로빈후드 플랫폼운용하는 자산 규모도 800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2분기에는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로빈후드는 사용자 수가 2250만명, 고객 자산은 1000억 달러가 넘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급속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증권사에 주문을 내고 수수료를 받는 로빈후드의 영업방식에 관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1분기 로빈후드 매출의 약 80%가 이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SEC에 따르면 로빈후드는 증권사들로부터 이른바 '오더플로'라는 이 방식을 통해 올 1분기에만 3억3100만 달러를 받았다.

또 주식 투자 광풍이 한 풀 꺾인 탓에 거래 수입이 둔화되고, 신규 가입자 증가 폭도 좁아지고 있다는 문제고 있다.

오더플로 방식에서는 고객들의 주식 거래가 잦을수록 로빈후드는 많은 돈을 번다.

그러나 시장이 팬데믹 이후의 폭등세 흐름에서 벗어나 안정세를 찾으면서 거래가 그만큼 줄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