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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글로벌 칩 부족…스마트폰 생산 차질 본격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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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글로벌 칩 부족…스마트폰 생산 차질 본격 시작

자동차의 감산을 몰고 온 반도체 칩 부족이 스마트폰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자동차의 감산을 몰고 온 반도체 칩 부족이 스마트폰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의 감산을 몰고 온 반도체 칩 부족이 전자 산업에 이어 스마트폰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초부터 본격화한 칩 부족으로 자동차 회사들은 큰 타격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시리즈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 등 게임기 출하에도 지장을 주었다. 스마트폰의 경우 애플이나 삼성 등은 중요한 부품을 비축한 덕분에 지금까지 무사히 넘어왔다.

미국 CNBC는 29일(현지시각) 자동차 부문에서 부족한 칩 공급이 완화되면서 역으로 스마트폰용 칩 공급 압력이 발생했다며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이제 전 세계의 반도체 칩 부족의 영향을 본격 느끼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제조업체들의 재고도 소진되고 있다.

시장조사 회사 가트너에 따르면 2020년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감소, 판매량이 12.5% 줄었다. 올들어서는 코로나19 제한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스마트폰 수요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가트너는 1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26% 성장했다고 밝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에서 칩 공급 제약이 아이폰 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등 다른 제품 생산과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애플이 자체 기기용으로 생산하는 고성능의 고급 프로세서 공급은 차질이 없다. 문제는 모바일 디스플레이 전원 공급용 또는 오디오 디코딩과 같은 일상적인 기능을 위한 범용 칩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분석회사인 포레스터의 글렌 오도넬 부사장은 "애플이 칩 제조사로부터 최우선 순위를 부여받는 최우량 고객이지만 애플 역시 다른 기업들처럼 칩 부족에는 취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가장 기술적으로 앞선 CPU에 집중하지만, 아이폰을 포함한 모든 기기에는 훨씬 더 많은 종류의 반도체를 포함하고 있으며,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이들 지원 칩이 없다면 스마트폰 생산도 마찬가지로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CCS 인사이트의 우드는 “애플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놀라운 회복력을 입증했다. 이는 애플이 공급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오히려 칩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는 중국의 레노버와 TCL, 핀란드의 HMD글로벌 등 중소 제조업체라고 지적했다.

새로운 노키아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HMD는 반도체 부족이 소규모 기기 제조사들에게 넘기 어려운 장벽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플로리안 세이체 HMD CEO도 전반적으로 칩 부족이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으며 저가 모델 쪽에서의 수요가 높기 때문에 공급 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았다.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지만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반도체 분석가인 데일 가이는 "삼성이 2021년 상반기 더 큰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반도체 제조공장이 눈보라로 정전이 된 뒤 한 달간 가동을 중단하는 피해를 입었다. 삼성 베트남 공장들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가동이 어렵다. 지난 3월에는 칩 수급 불균형이 심각하다며 차기 갤럭시 노트 출시를 건너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으로 기기 제조사들의 생산은 전망치에서 10%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영향이다. 이 탓에 스마트폰 가격 상승과 특정 모델 부족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