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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EC, 중국 기업 상장기준 강화..."규제위험도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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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EC, 중국 기업 상장기준 강화..."규제위험도 밝혀야"

게리 젠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사진=로이터
게리 젠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 사진=로이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30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하려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상장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법적인 지배구조와 중국 규제 당국과 연관된 위험을 공개해야만 미 주식시장 상장이 가능토록 규정을 바꿀 계획이라고 SEC는 밝혔다.
로이터,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개리 젠슬러 SEC 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고 직원들에게 "중국내 영업에 크게 의존하는 기업들의 서류 심사에 적용할 추가 기준에 대해서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당시부터 중국 기업들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심화됐지만 중국 업체들의 미 주식시장 상장 열기는 좀체 식지 않고 있다.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올들어서만 중 기업들의 미 기업공개(IPO) 규모는 128억 달러에 달해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연일 사상최고 행진을 이어가는 미 주식시장 열기에 편승하기 위한 중국 기업들의 IPO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7월 들어 이같은 열기가 한 풀 꺾였다.

6월 30일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이 당국의 엇갈린 신호 속에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한 뒤 중 당국이 대대적인 압박을 가한 것이 신호탄이었다.
중국은 7월 2일 디디추싱이 보유한 사용자 정보 보안에 관한 점검에 착수했고, 4일에는 디디추싱 애플리케이션을 주요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 조사 기간 신규 회원을 받을 수 없다는 규정을 적용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아예 디디추싱의 다른 앱들도 앱스토어에서 삭제토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이 디디추싱에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폐지를 추진토록 지시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상장 한 달도 안돼 주가는 반토막 났다. 상장폐지가 주식 매수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으로 최근 주가가 오름세를 타고는 있지만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투자손실을 입혔다.

SEC는 디디추싱이 6월말 상장하면서 중국 당국 규제와 관련해 충분한 위험성을 투자자들에게 고지하지 않은 것이 이같은 시장 충격을 부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은 디디추싱이 상장을 강행한 뒤 규정을 대폭 수정해 시진핑 국가 주석이 만든 막강한 중국 사이버 공간관리국(CAC)으로 데이터를 보유한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해외상장 허가 창구를 일원화 했다.

CAC는 디디추싱에 이어 7월 5일에는 온라인 구직알선업체 보스지핀, 트럭공유업체 풀 트럭 앨라이언스에 대해서도 철퇴를 가했다.

또 최근에는 과외 금지 조처와 함께 보습학원 업체들을 향해서도 칼춤을 췄다.

SEC의 대응은 이미 조짐이 보였다. 앨리슨 리 SEC 위원이 최근 인터뷰에서 미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업체들이 정부 간섭과 관련한 위험성을 투자자들에게 고지해야 한다고 운을 띄운 바 있다.

젠슬러 SEC 위원장은 이날 이를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중국 정부의 규제로 인해 재무실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래 불확실성"을 투자자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SEC는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 업체들은 미 주식시장 상장에 앞서 중국 당국으로부터 상장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았는지 여부도 공개토록 했다.

또 중국 업체들은 자국 법에 따라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미국 시장에 상장토록 돼 있는지 여부도 공개해야 한다. 이럴 경우 추가적인 법적 위험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이 해외 상장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일부 중국 기업들은 예정됐던 미 주식시장 상장 계획을 포기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 기업 링크독 테크놀러지스가 디디추싱 문제가 불거지자 얼마 지나지 않아 2억100만 달러로 예상됐던 미국 IPO를 접었고, 헬로잉크는 최근 미국 주식시장 상장 계획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