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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판 넷플릭스’ 노리는 ‘피어슨+’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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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판 넷플릭스’ 노리는 ‘피어슨+’ 떴다

177년 역사 피어슨,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최적화한 온라인 교육플랫폼 출시

앤디 버드 피어슨 CEO. 사진=피어슨이미지 확대보기
앤디 버드 피어슨 CEO. 사진=피어슨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미국의 넷플릭스는 종래의 영화와 드라마산업이 디지털문화가 융합한 지구촌의 새로운 문화현상을 대변하는 상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성공가도를 달렸고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니 더 흥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서 생활해야 하는 경우가 획기적으로 늘어나면서 넷플릭스가 대표적인 오락거리로 자리 잡았기 때문.

세계 최대 규모의 영국계 다국적 출판·교육기업 피어슨그룹은 넷플릭스 같은 서비스가 왜 영화나 드라마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그쳐야 하는지에 대해 문제 의식을 느꼈다. 코로나 사태로 학교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상황, 급하게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는 상황을 언제까지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했다.

177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피어슨이 넷플릭스처럼 정기 구독료에 기반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최적화된 교육용 스트리밍 플랫폼을 출범시켜 관련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기존 대학교재 대체 목표 삼는 서비스

월트디즈니 출신의 앤디 버드 피어슨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공개한 ‘교육판 넷플릭스’의 이름은 ‘피어슨플러스(+)’.

14.99달러(약 1만7000원)의 월요금을 내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넷플릭스와 비슷한 수익모델이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이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콘텐츠의 내용이 영화나 드러나마가 아니라 1500가지 이상의 교육용 전자도서(e텍스트)라는 점이다.

여기서 교육용 전자도서란 대학 수업에서 쓰이는 교재를 말한다. 피어슨이 제공하는 전자교재 1권만 이용하는 경우에는 9.99달러(약 1만1500원)의 월요금제를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자교재를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 피어슨+의 핵심인데 이 서비스가 종래의 수업교재를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버드 CEO는 “피어슨+는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대학생들이 저렴한 가격에 구독료 형태로 손쉽게 공부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면서 “대학교재를 사는데 많은 돈을 지출해야 했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도서는 애플이 지나 2013년 먼저 진출한 분야지만 출판업계와 보조를 맞추지 못한채 성공을 거두지도 못했고 온라인 교육플랫폼으로도 진화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피어슨+의 행보가 주목된다고 야후파이낸스는 전했다.

피어슨+는 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모바일 앱으로도 제공될뿐 아니라 음성이 지원되는 것은 물론 필기하는 기능까지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어 대학교재 대용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는게 피어슨 측의 설명이다.

피어슨+의 또다른 의미로 버드 CEO는 학생마다의 공부 스타일에 맞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종래의 대학교재로 얻을 수 없는 이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근한 예로 “실제 수업이라면 1시간이 고스란히 걸릴 수 밖에 없는 수업 내용을 빨리 돌려보기 기능을 이용하면 30분안에 공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금인 학생에게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고 실제 이 플랫폼을 사용해본 학생들도 매우 만족한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피어슨+가 태어난 배경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피어슨+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코로나19 사태였다.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재택근무가 전세계적으로 급격히 확산되면서 피어슨의 온라인 사업은 대박을 터뜨렸다. 버드 CEO는 “예컨대 유치원생부터 12학년 학생까지 들을 수 있는 피어슨의 ‘K-12’‘ 온라인 강의 서비스는 매출이 40%나 폭증했다”고 WSJ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나서 학교 수업이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되돌아가게 되면 우리의 온라인 강의 서비스 매출은 다시 줄어들 것”이라면서 “그러나 코로나 사태라는 경험을 통해 온라인 강의를 넷플릭스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확대해 제공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하게 됐고 피어슨+의 구축에 많은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피어슨+는 피어슨이 지난해 8월 세계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 월트디즈니에서 회장으로 있던 버드 CEO를 영입한 때부터 예고된 측면도 있다. 교육 분야에서는 경험이 없었지만 교육과 엔터테인먼트를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는 그만한 인재가 없었기 때문.

그러나 WSJ는 “한편으로는 점차 악화되는 수익성을 극복하려는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로나 사태 덕분에 온라인 강의 서비스 매출이 급증했음에도 피어슨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지난 2019년 대비 12%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매출 하락 추세는 몇 년간 이어지고 있다.

피어슨+ 홈페이지. 사진=피어슨이미지 확대보기
피어슨+ 홈페이지. 사진=피어슨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