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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핀테크 손잡는 지방은행…목표는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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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핀테크 손잡는 지방은행…목표는 생존

지방은행이 빅테크·핀테크와 협업을 늘리며 생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지방은행이 빅테크·핀테크와 협업을 늘리며 생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지방은행이 빅테크·핀테크와 협업을 늘리며 생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지역에서 주로 영업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극복하고 디지털화를 급가속하고 있는 시중은행을 따라잡기 위한 불가피한 생존전략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와 DGB, JB 등 지방금융그룹 계열 은행들은 빅데이터 서비스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BNK금융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부산은행, 경남은행의 마이데이터(본인 신용정보관리업)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쿠콘을 지정하고 디지털 전환을 본격 시작했다.

BNK금융의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쿠콘은 국내 500여 개 기관의 데이터를 수집해 금융기관 등에 정보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데이터 플랫폼 기업이다. BNK금융은 이번 제휴를 기반으로 개인자산관리, 금융상품 추천, 신용관리 등 다양한 고객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DGB금융그룹의 대구은행은 이미 지난해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플랫폼은 머신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 정보, 거래 정보, 콜센터 상담 내용 등 정형·비정형 데이터뿐만 아니라 외부 기업 정보, 공공데이터 등을 한 번에 수집·분석한다.

대구은행은 빅데이터 플랫폼을 기반으로 올해 초 로디라는 이름의 펀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시작하고,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고객상담 데이터를 분석하는 챗봇 서비스 앤디도 선보였다. 또한 지난달 금융위원회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획득하며 시장 내 영역을 꾸준히 넓히고 있다.

JB금융그룹 계열 광주은행, 전북은행도 금융위 마이데이터 본허가 획득을 기점으로 자산관리에 데이터 분석을 도입하고 있다.

광주은행은 올해 안으로 새로운 스마트뱅킹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을 계획이다. 서비스에서는 고객이 광주은행뿐만 아니라 타 금융사에 보유한 자산을 현금·계좌, 투자, 대출, 소비, 보험, 연금 등 6개 항목으로 자세히 조회할 수 있다. 또한 서비스 출시 후 부동산 시세, 수입·소비 현황 등 여러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전북은행도 스마트뱅킹 앱으로 초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지역 데이터를 십분 활용해 고객에게 지역 상권의 혜택을 추천하고, 지역화폐 충전·결제까지 돕는 서비스와 각종 정책지원금을 분석·추천해주는 서비스도 발굴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북은행은 네이버파이낸셜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빅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디지털 금융 서비스 고도화, 금융 상품 개발, 기술 협력, 마케팅 제휴 등이다. 또한 AI 기반 챗봇, 콜센터,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등 디지털 사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금융 노하우와 빅테크 플랫폼의 영향력이 만나 새로운 사업 가능성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라면서 "은행들의 자체 플랫폼이 기반을 잡기까지는 이 같은 전략 제휴 관계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지방은행들이 빅테크·핀테크에 서서히 종속될 수 있다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종속은 나중 문제이고, 일단은 살아남아야 한다"면서 "지방은행은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해나가고 있는 시중은행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