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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마지막 카드 ‘사전청약’, 집값 안정 묘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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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마지막 카드 ‘사전청약’, 집값 안정 묘수 될까

3기 신도시 사전청약 특별공급 마감 이어 일반공급분 4일부터 시작
3만가구에서 3만2천가구로 늘리고, 민간분양·도심공공분양까지 확대
전문가들 "수도권 집갑잡기 역부족"...공급까지 걸리고 주민반발 변수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위치한 제3기 신도시 공공택지 사전청약 접수처를 방문해 전시장에 있는 사전청약 안내 홍보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이미지 확대보기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위치한 제3기 신도시 공공택지 사전청약 접수처를 방문해 전시장에 있는 사전청약 안내 홍보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
하반기 들어서도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과열된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 주택 실수요자와 부동산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주택시장의 수요를 분산시켜 수도권 집값 상승 압력을 완화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사전청약의 ‘집값 안정 ’ 기대보다는 우려가 여전히 높은 실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신규택지의 공공분양 특별공급과 신혼희망타운 해당지역 청약 접수는 3일로 마무리됐다. 바로 4일부터 일반공급 1순위 청약 접수로 넘어간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3기 신도시 사전청약 특별공급·신혼희망타운 접수에서 신혼부부 등 청약 수요가 대거 몰렸다. 지난달 29일 오후 5시 기준 사전청약 홈페이지를 찾은 누적 방문객은 43만 8108명에 이른다. 사전청약 첫날부터 내집 마련 무주택자의 높은 관심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수도권에 거주하는 서민들의 내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은 ‘매수 우위‘ 현상이 이어지면서 수도권 아파트 값은 2주 연속 한국감정원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0.36%)을 찍었다. 특히, 서울 아파트 값은 지난주(7월 26일 기준) 0.18% 올라 11주 연속 0.10%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민들의 내집 장만 문턱이 높아지자 정부는 올해 사전청약 물량을 당초 발표한 3만가구에서 2000가구 확대한 3만 2000가구로 늘려 잡았다. 또한 공공분양에만 시행하고 있는 사전청약 대상을 공공택지 민간분양과 도심지 공공분양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부동산시장 불안을 안정시키기 위해 주택 공급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정권 출범 이후 20차례 이상의 부동산 정책에도 ‘집값 잡기’에 실패한 문재인 정부가 국정수행 잔여기간 9개월여 동안 마지막 부동산정책 카드로 ‘사전청약’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3기 신도시 택지지구의 하나인 인천 계양지구 부지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3기 신도시 택지지구의 하나인 인천 계양지구 부지 모습. 사진=뉴시스

문제는 사전청약 이후 본청약까지 걸리는 기간이다. 앞서 이명박 정부도 보금자리주택 공급 시 ‘사전예약제’를 도입했지만 부지를 확보하느라 본청약까지 7~8년의 시간이 걸렸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본청약까지 대기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구계획과 토지보상 등 주요 절차가 완료된 곳에 사전청약제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 문화재가 발견되거나 지역주민들의 민원 등 여러 돌발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정부가 의도하는 공급 시기에 맞출 수 있을 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도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당장 과열된 수도권 집값을 안정시키기엔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려면 신속한 주택공급이 이뤄져야 하는데 사전청약 이후 실제로 주택이 건설되기까지 기간을 짧게 잡아야 3년 이후”라면서 “단순히 사전청약 물량을 늘리는 것만으로 시장의 주택 수요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최근 사전청약 대상을 공공주택뿐 아니라 공공택지 민영주택 등으로 확대한 조치는 시장 안정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수도권에서 전셋값 불안이 주택 수요를 자극하고 있고, 중저가 주택에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어 단기간에 집값 과열 분위기가 잦아들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전청약과 주택공급 시기의 불일치에 따른 회의론이 제기되면서 현재 진행 중인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의 시장안정 효과는 섣부른 기대라는 분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입주 가능한 주택이 제시될 때까지는 사전청약 당첨자들도 무주택 상태를 유지할 수밖에 없어 전월세 임대차 시장에 남아있게 된다. 사전청약으로만 시장 안정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