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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시장 주목하는 건설사…수익창출·ESG경영 ‘양수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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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시장 주목하는 건설사…수익창출·ESG경영 ‘양수겸장’

SK에코플랜트·동부·아이에스동서, 폐기물처리업체 인수 적극
폐기물 처리시장 성장세 뚜렷…건설사 미래 수익원으로 '자리매김'

SK에코플랜트 자회사 소각시설 전경. 사진=SK에코플랜트이미지 확대보기
SK에코플랜트 자회사 소각시설 전경. 사진=SK에코플랜트
국내 건설업계가 폐기물 처리 시장 문을 두들기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 확보는 물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강화하며 친환경 기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어서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 6월 폐기물 소각기업 4곳을 인수한 데 이어 추가로 3곳을 인수하며 환경기업 행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30일 도시환경, 이메디원, 그린환경기술 등 3개 기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도시환경은 경기 연천에서 의료폐기물 소각과 폐열을 활용한 스팀 공급 등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소각로 2기(일 처리용량 44t)를 보유하고 있다. 이메디원은 전남 장흥에 위치한 의료폐기물 처리기업으로 소각로 2기(일 처리용량 59t)를 보유하고 있으며, 충남 천안 소재의 사업장폐기물 소각기업인 그린환경기술은 소각로 1기(일처리용량 90t)를 운영 중이다.

SK에코플랜트는 약 2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가 보유하고 있는 각 기업의 주식 전량(지분율 100%)을 인수한다. 향후 매매대금 조정 과정을 거쳐 최종 인수금액이 확정되며, SK에코플랜트는 보유금과 인수금융 등을 활용해 인수대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인수한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앵커(Anchor)로 활용해 볼트온(Bolt-on·유사기업과의 인수합병)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클렌코, 대원그린에너지, 새한환경, 디디에스 등 폐기물 소각기업 4곳을 인수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이번에 폐기물업체 추가로 3곳을 더 인수하면서 하루 968t(의료폐기물 제외)의 사업장폐기물 소각용량을 보유한 국내 1위 사업자로 올라서게 됐다”면서 “향후 순환경제 실현을 위해 지역사회와 공존할 수 있는 친환경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견건설사들도 폐기물업체 인수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력사업인 건설부문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폐기물처리사업을 보태면서 대규모 종합환경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 2019년 건설폐기물 처리업체인 인선이엔티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코엔텍, 새한환경 등을 인수하면서 환경사업을 적극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동부건설도 지난 2019년 건설폐기물 중간 처리 전문기업인 WIK중부, WIK환경, WIK경기, 용신환경개발 등 4개 회사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엔 아예 폐기물 처리 부문을 물적분할해 ‘동부엔텍’을 설립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폐기물 처리시장으로 시선을 돌리는 이유는 ‘새 먹거리 확보’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국내 폐기물 처리시장 규모는 2018년 16조7000억 원에서 올해 19조4000억 원, 2025년 23조7000억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일회용품 등 생활폐기물이 급증하고 있는 데다 중국으로 폐기물 수출길이 막히면서 국내 업체에 물량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부가 환경 규제의 일환으로 생산자에 폐기물 발생을 줄이도록 요구하면서 폐기물 처리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환경부의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2019년 국내 폐기물 일평균 처리량은 26만t으로, 2001년부터 연평균 3.2%씩 증가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폐기물 처리업은 수주를 기반으로 하는 건설업계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건설업은 수주산업이어서 주택 경기에 민감하고 매출 공백이 발생하지만 폐기물은 경기와 무관하게 꾸준히 발생하는 만큼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최근 전 세계에 불고 있는 ‘ESG 경영 바람’도 국내 건설업계가 폐기물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ESG가 전 산업군에 화두로 떠오르면서 건설사들이 단순 시공 위주의 사업방식에서 벗어나 폐기물 등 친환경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폐기물 처리사업의 경우 경기를 타지 않아 건설업계의 미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