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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휴면카드 900만 장 육박…1년 새 11%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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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휴면카드 900만 장 육박…1년 새 11% 증가

발급받은 후 사용하지 않아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는 휴면카드가 900만 장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발급받은 후 사용하지 않아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는 휴면카드가 900만 장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발급받은 후 사용하지 않아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는 휴면카드가 900만 장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사들이 캐시백 이벤트 등 일회성 마케팅을 통해 신규회원 모집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휴면카드는 1년 이상 기간 동안 이용실적이 없는 개인·법인 신용카드 수를 말한다. 휴면카드가 늘면 카드사들은 회수할 수 없는 매몰비용 증가와 고객 이탈 부담 등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휴면카드 수는 853만9000장으로 전년 동기(768만4000장) 대비 11.1%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휴면카드 수가 가장 많은 곳은 롯데카드였다. 롯데카드의 지난 2분기 휴면카드 수는 164만5000장으로 전년 동기(141만6000장)보다 16.2% 늘었다.

KB국민카드가 144만2000장으로 롯데카드 다음으로 많았다. 이는 전년 동기(133만9000장)보다 7.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현대카드의 휴면카드 수는 126만8000장으로 전년 동기(109만3000장)보다 16% 늘었다.

신한카드는 115만4000장으로 전년 동기(112만3000장)보다 2.8% 증가했다. 삼성카드는 112만6000장으로 전년 동기(112만4000장)보다 0.2% 증가하는데 그쳤다.

하나카드는 98만9000장으로 전년 동기(80만7000장)보다 22.6%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우리카드는 78만2000장에서 91만5000장으로 17% 늘었다.
이처럼 휴면카드가 증가한 것은 온라인을 통한 발급 확대와 연회비·사용금액 캐시백 마케팅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은 모바일 앱 등 비대면으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고객에게 사용금액을 캐시백해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수수료 수익이 줄면서 신규회원을 유치해 매출을 더욱 늘리고 현금서비스·카드론 등 대출사업도 전개해 수익을 늘리려는 것이다.

그러나 새 카드를 발급받은 이후 이 같은 혜택만 누리고 계속 사용하지 않는 '체리피커'가 늘면서 휴면카드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 5월부터 휴면카드 자동 해지 규정이 폐지된 것도 휴면카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은 자동 해지가 소비자 불편을 유발하고, 탈퇴회원 증가로 카드사 역시 신규회원 모집을 위한 과다한 모집 비용을 초래한다고 판단했다.

기존에는 카드를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카드 이용이 자동으로 정지되고, 이후 9개월이 지나도록 고객이 계약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해당 카드는 자동 해지됐다. 그러나 이 규정이 폐지되면서 1년 이상 카드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 카드 이용은 정지되지만 자동 해지되지는 않는다. 이후 휴면카드는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휴면카드가 증가하면 카드사들은 매몰비용(회수할 수 없는 비용)이 늘어나는 데다 고객 이탈에 대한 부담 또한 커지게 된다. 카드를 발급하려면 그 과정에서 비용이 들게 마련인데 휴면카드가 증가하면 이를 거두기 어렵게 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기존 고객이 카드를 발급받은 후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카드사들은 휴면카드를 줄이기 위해 휴면고객을 중심으로 고객유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