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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백년제품] 모나미, 61년 필기구의 역사 써내는 '국민볼펜'의 대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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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백년제품] 모나미, 61년 필기구의 역사 써내는 '국민볼펜'의 대명사

1963년 5월 출시된 이후 프리미엄 전략으로 필기구 시장에 '새 바람'
MZ세대 사로잡기 위해 '에버랜드', '반스' 등 이종업계 브랜드와 협업
꾸준한 나라사랑…지난 7월엔 광복절 스페셜 에디션 ‘153 ID 8.15’ 출시

모나미 153의 1960년대 광고. 사진=모나미이미지 확대보기
모나미 153의 1960년대 광고. 사진=모나미
모나미는 지난 1960년 회화구류를 생산하는 광신화학공업으로 시작해 61년 동안 우리나라 필기구의 역사를 만들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문구 브랜드다. ‘153 볼펜’뿐만 아니라 ‘프러스펜 3000’, ‘마카(생활용‧산업용)’ 그리고 기능성 필기구 등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해왔다.

‘국민 볼펜’의 탄생과 혁신


'모나미 153'은 약 60년의 역사를 지닌 국내 최초의 볼펜이다. 사진=모나미이미지 확대보기
'모나미 153'은 약 60년의 역사를 지닌 국내 최초의 볼펜이다. 사진=모나미

1963년 5월 1일 대중에 공개된 ‘모나미 153’은 국내 최초의 볼펜이자 모나미의 스테디셀러다. 흰색 육각형 몸체와 심플한 디자인, 합리적인 가격으로 출시와 동시에 돌풍을 일으키며 국민 볼펜으로 자리매김했다. 모나미 시그니처 제품인 모나미 153은 반세기가 지난 현재까지도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다채로운 모습으로 변화를 거듭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모나미 153의 시작은 모나미의 창업주인 송삼석 회장의 호기심에서 비롯됐다. 1962년 국내에서 열린 한 국제산업박람회에 참석한 송 회장은 잉크를 찍어 쓰지 않고 사용하는 신기한 필기구를 봤고, 국내 필기구의 단점을 보완할 만한 제품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이후 잉크 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착오, 여러 차례의 실패 끝에 1963년 5월 1일, 유성 볼펜 모나미 153을 탄생시켰다. 5개의 부품으로 디자인된 153 볼펜은 언제 어디서나 메모할 수 있다는 편리함과 잉크 없이 바로 쓸 수 있는 펜이라는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제품이다.

1960년대 우리나라는 잉크를 찍어 쓰는 만년필 타입의 필기구를 많이 사용했다. 잉크를 엎지르기라도 하면 애써 필기한 부분을 망치는 일이 비일비재 했고 은행에서도 통장에 잉크를 엎지르는 일이 빈번히 발생했다. 그 때문에 모나미 153의 출시가 더욱 획기적으로 비칠 수 있었다고 모나미 측 관계자는 설명했다.

초기 제품은 만년필과 펜촉에 익숙했던 소비자들에게 아주 새로운 형태의 필기구였기 때문에, 모나미 연구진들은 제품의 결점이 대두될 때마다 밤을 지새우며 기술을 보완하는 작업을 거듭해야 했다. 당시 영업사원들은 기업과 관공서를 돌며 153을 무료로 배포하는 등 제품 홍보에 힘썼고, 그 노력의 결과 볼펜의 대중화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모나미 153 볼펜은 육각 형태의 바디(볼펜 축), 헤드(선 축), 노크, 스프링, 볼펜심 총 5개의 꼭 필요한 부품으로만 이루어진 단순한 구조로 돼 있다. 제품의 육각 형태는 잘 구르지 않고 손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고안됐다.

‘153’에서 앞의 ‘15’는 15원(1963년 출시 당시 서울 시내버스 요금과 신문 한 부 가격)이라는 뜻이고, ‘3’은 모나미가 만든 세 번째 제품이라는 뜻이다. 153 볼펜은 현재까지도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300원)을 유지하고 있으며, 일평균 20만 자루가 생산된다.

자루당 길이 14.5㎝인 153 볼펜의 1년 생산량을 일렬로 늘어놓으면 자그마치 서울에서 뉴욕(직선거리 약 1만 1000㎞)까지 갈 수 있는 길이가 된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변신


모나미는 지난 2014년 '모나미 153 리미티드'를 출시하며 변화를 꾀했다. 사진=모나미이미지 확대보기
모나미는 지난 2014년 '모나미 153 리미티드'를 출시하며 변화를 꾀했다. 사진=모나미


모나미는 최근 고급화와 이종업계와의 콜라보(협업) 등 도전으로 시장의 변화에 발맞추고 있다.

모나미의 고급화 전략은 지난 2014년 153 볼펜 출시 50주년을 맞아 한정판으로 선보인 ‘모나미 153 리미티드’ 제품에서 시작됐다. 153 리미티드 제품은 모나미를 상징하는 육각 모양의 국민 볼펜 153의 디자인을 그대로 살리면서 메탈 소재의 몸체와 고급 리필심을 적용해 사양을 높였다.

당시 2만 원의 가격대로 1만 개 한정 출시된 이 제품은 1시간 만에 동났고, 중고시장에서 수십 배에 이르는 가격에 거래가 되기도 했다.

이후 모나미는 프리미엄 전략을 본격화하며 ‘153 아이디’ ‘153 리스펙트’ ‘153 네오’ ‘153 블랙 앤 화이트’ ‘153 골드’ ‘153 블라썸’ ‘153 네이처’ 등 MZ세대 취향에 맞는 다채로운 색상과 디자인을 적용한 프리미엄 제품들을 내놓으며 필기구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모나미가 '반스'와 협업해 선보인 '반스 풋웨어 콜렉션'.. 사진=모나미이미지 확대보기
모나미가 '반스'와 협업해 선보인 '반스 풋웨어 콜렉션'.. 사진=모나미


또 ‘에버랜드', ‘반스’와 협업 제품을 출시하는 등 이종 산업 브랜드와의 활발한 교류로 제품의 고유함을 강조하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받은 사랑 보답하는 ‘국민 브랜드’


모나미는 광복절 특별 기획 상품 '153 ID 8.15'를 지난 7월 내놨다. 사진=모나미이미지 확대보기
모나미는 광복절 특별 기획 상품 '153 ID 8.15'를 지난 7월 내놨다. 사진=모나미


모나미는 국민 브랜드로서 의미 있는 제품의 출시와 기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다가오는 광복절을 기념하는 스페셜 에디션(특별 상품) ‘153 ID 8.15’를 출시했다. 이는 1940년 창설된 한국광복군을 알리고 독립운동가의 정신을 기리고자 기획된 제품이다.

모나미는 광복절 비대면 기부 마라톤인 ‘2021 버츄얼 815런’ 캠페인에도 협력사로 참여해 독립유공자 후손을 위한 주거환경개선 사업에 힘을 보탰다.

앞서 이 회사는 독립운동가 안중근·이육사의 정신을 담은 ‘153 ID 시리즈’,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살린 ‘153 한국의 그림’, ‘FX ZETA 한국을 담다’를 비롯해 나라사랑 관련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모나미 관계자는 “모나미는 문구업계 선도 브랜드로서 다양한 연령층에 사랑받으며 소비자들의 일상을 함께 해왔다”라면서 “반세기를 넘어 100년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멈추지 않고 가치 있는 제품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