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와 삼성전자 등이 포함된 ‘MSCI 아시아태평양 정보기술(IT) 지수’는 이번 주 3.2% 급등해 지난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텐센트 등 중국의 소비자 인터넷 대기업이 장악한 MSCI 아시아태평양통신서비스지수는 3주째 하락했다. 7월 한 달 동안 이 지수는 거의 12% 하락, 2008년 이래 최악의 월간 실적을 기록했다.
지카이 첸 BNP파리바스자산운용 아시아주 책임자는 "하드웨어 기술의 매력 중 하나는 최근 실적에서 가시성과 성과가 있다는 것"이라며 "올해 초부터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의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소비자 인터넷 기술주들이 아웃퍼폼(시장 수익률 상회)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가정에서의 수요 견조, 공급망 붕괴, 그리고 증가하는 자동화 수요 등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역학관계는 반도체 칩과 다른 주요 제품들의 가격에도 좋은 징조이다. TSMC는 주초에 텐센트를 아시아 최대의 시가총액 기업에서 밀어내기도 했다.
텐센트 주가 하락은 중국 정부의 규제가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을 겨냥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로 이번주에도 확대됐다. 중국 소셜 미디어 회사인 콰이슈 테크놀로지도 영향력 있는 국영 신문사가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을 촉구하면서 주식 매각 대열에 포함됐다.
이에 반해 중국 최대 반도체 회사인 SMIC는 연간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지난 2주 동안 홍콩 증시에서 30% 가까이 급등했다. 주력 제품에 대한 강력한 수요 증가를 전망한 TSMC와 삼성전자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취리히의 GAM투자관리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젠 시 코르테시는 "소비자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중국의 규제 강화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분위기 때문에 반도체 제조사들이 인터넷 대기업들보다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자금이 최근 몇 주 동안 소비자 기술로부터 빠져나가 하드웨어 업체로 손바뀜하고 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한편 알리바바는 이번 주 분기 매출이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예상치를 하회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의 규제가 큰 영향을 미쳤음을 그대로 반증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