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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가석방] 경제위기·교정시설 '포화' ..이재용 가석방 도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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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가석방] 경제위기·교정시설 '포화' ..이재용 가석방 도왔나?

코로나19 장기화..국내외 경제 상황 악화
교정시설 포화로 인한 조치 중 하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나게 된 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론과 교정시설 포화가 가석방에 큰 역활을 감당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외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재계를 중심으로 국내 제 1기업의 총수인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 요구가 컸다.
여기에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교정시설 과밀화 상태를 해소해야 한다는 법무부의 현실적인 이유도 한몫했다.

◇ 경제위기..리더 필요성 느껴

법무부가 이 부회장을 가석방하기로 한 가장 큰 명분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국가 경제 위기다.

국내 경제5단체는 "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화가 가속하면서 핵심 부품인 반도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치열해지는 반도체 산업 경쟁 속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해야 할 총수 부재로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늦어진다면 그동안 쌓아 올린 세계 1위의 지위를 하루아침에 잃을 수도 있다"며 지난 4월 청와대에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올렸다.

그러면서 "기업의 본분이 투자와 고용 창출로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데 있다고 본다면 이재용 부회장이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할 수 있도록 결단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이 부회장을 사면해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기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 부회장 사면 요구에 정부·여당도 그동안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세계 반도체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민의 많은 의견을 들어 판단하겠다"고 언급했다.

여권 내에서도 "전쟁 땐 흠결 많은 장수라도 감옥에서 꺼내 쓰는 게 국가를 위한 길"이라며 이 부회장 사면은 불가피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후 문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큰 사면보다는 법무부 장관 선에서 결정할 수 있는 가석방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실제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가석방 대상에 포함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부회장의 모범적인 수용 생활 태도도 가석방 결정에 중요한 역활을 했다.

서울 동부 구치소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동부 구치소 모습. 사진=뉴시스


◇ 길어지는 코로나19로 교정시설은 '포화'


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교정시설이 포화상태인 점도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영향을 끼쳤다.

현재 전국 교정시설의 평균 수용률은 110%에 달하며 수원구치소처럼 130%에 이르는 곳도 있다.

법무부는 올 7월부터 모범수감자나 생계형 범죄자, 노약자 등을 대상으로 가석방 심사 기준을 5%포인트씩 완화했다. 그동안 형 집행률이 55%∼95%인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가석방 예비심사를 했으나 지난달부터는 형기의 50%만 채운 이들도 예비 심사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이는 지난해 연말부터 올 초까지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것을 염두해 둔 조치로 해석된다.

이에 더해 그동안 실질적으로 형기의 80%를 채워야 가석방으로 풀려날 수 있었지만 박 장관 취임 후에는 이를 60%대로 낮춰 폭을 넓혔다. 덕분에 지난달 말 형기의 60%를 채운 이 부회장도 가석방 대상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이날 가석방 대상은 이 부회장을 포함해 총 810명으로 지난해 월평균 가석방 인원(659명)과 비교하면 151명 많았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