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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ESG경영 제대로 추진하지 않으면 안함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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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ESG경영 제대로 추진하지 않으면 안함만 못하다

문형남 국가ESG연구원 원장
문형남 국가ESG연구원 원장
ESG는 대부분 환경·사회·지배구조라고 하는데 환경·책임·투명경영이 맞다. 전 세계적으로 ESG경영 붐이 불고 있지만 정작 ESG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오해가 너무 많다.

많은 기업과 기관들이 공통적으로 ESG경영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점들에 대해 정리를 하려고 하다가 하버드 로스쿨에서 발행한 ‘ESG경영에 대한 7대 오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찾아서 그 내용을 요약해 소개하고자 한다. 하버드 로스쿨에서 발간한 보고서 원문에는 ‘ESG경영에 대한 7가지 죄(7 Sins)’라고 표현했다. 이 내용을 잘 숙지해서 국내 기업과 기관들이 외국기업들이 먼저 범했던 죄(오류)를 다시 범하지 않으면 좋겠다.
첫째, ESG 평가(등급)에 대해 과도하게 집착한다. 많은 기업들이 ESG에 대한 평가와 등급을 잘 받는 데에만 과도하게 집중하고 있다. ESG 평가와 등급만을 잘 받으려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ESG의 기본 취지에 맞게 ESG경영을 추진하고, 그에 따라서 등급과 평가를 잘 받는 것이 바람직하며, 평가지표에만 맞춰서 등급만을 잘 받으려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국내 모대기업 임원과 대화하는 중에 “ESG에 대해서 다른 데는 관심이 없고 어떻게 하면 ESG 평가와 등급을 잘 받을지에만 관심이 있다”는 애기를 들은 적이 있다. 기본에 충실하게 ESG경영을 추진해야 하며, 평가에만 맞춰서 ESG경영을 추진하는 것은 좋은 방향이 아니다.

둘째, ESG경영을 기업 홍보(PR) 전략으로 이용하는 건 옳지 않다. 많은 기업들이 ESG경영을 기업 홍보 수단 중의 하나로 생각하는 것 같다. 기업 홍보에 활용하기 위해서 ESG경영 활동을 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홍보를 염두에 두고 ESG경영 활동을 하는 기업이 너무 많다. 국내에서도 보여주기식으로 ESG경영 활동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기업들이 많다. ESG경영 활동을 홍보할 수는 있지만, ESG경영 활동을 좋은 홍보 대상으로 생각해서 실제 취지보다는 홍보 효과에 과도하게 신경을 쓰는 경우가 있다. 이는 마차를 말 앞에 놓는 것처럼 앞뒤가 바뀐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ESG경영 전략은 기업의 비전과 가치에 핵심 부분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그런데 많은 기업들이 기업의 비전과 가치와는 무관하게 ESG경영 전략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ESG경영을 제대로 하려면 ESG경영 전략을 기업의 비전과 가치에 반영되도록 기업의 비전과 가치를 재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자가 오래전부터 강의와 칼럼을 통해서 기업·기관들은 ESG경영을 제대로 하려면 ESG경영 선포에 앞서 기업·기관의 비전·미션·핵심가치를 재정립하면서 ESG경영 추진 의지를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근거를 찾을 수가 있어서 반가웠다.

넷째, ESG 전략을 비즈니스 전략에서 분리해서는 안 된다. ESG 전략은 회사의 비즈니스 전략과는 별도로 생각할 수 없다. 회사의 전략적 목표를 고려하지 않고 주요 기업 전략을 알리지 않는 ESG 전략은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 이러한 단절은 ESG 프로그램의 목적, 이사회 및 관리 감독 부족 또는 철저한 중요성 평가를 수행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잠재적인 오해에서 비롯될 수 있다.

다섯째, 준법 지향 접근 방식(compliance-oriented approach)도 문제이다. 일부 기업들의 ESG 프로그램은 규칙과 규제 등을 준수하는 준법(compliance)으로 만족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바람직한 ESG 프로그램은 소극적으로 규칙과 규제 등을 준수하는 준법에 그쳐서는 안 되고, 준법은 기본으로 하되 규칙과 규제에 명시되지 않은 부분까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여섯째, 회사 전체의 방향과 불일치해서는 안 된다. ESG 프로그램 추진이 회사 전체의 방향과는 다르게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 ESG 프로그램을 회사 전체의 방향과 일치하게 중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회사 전체의 방향을 고려하지 않고 단기적인 ESG 프로그램을 설계하면 장기적으로 추진하기가 어렵고, 회사의 장기적인 방향과도 맞지 않게 된다.
일곱째, 평가와 모니터링이 부족해서는 안 된다. 주요 ESG 문제에 대한 성능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데이터와 정보의 수집은 ESG 프로그램을 구현하는 기업에게 중요한 과제이다. ESG 성능에 대한 효과적인 모니터링이 부족하면 보고를 통해 진행 중인 ESG 프로그램 대한 회사의 진행 상황 파악 및 회사 전체 신용이 저해될 수 있다.

ESG 경영을 잘못된 방향으로 추진하면, 부정적인 효과로 인해 오히려 안함만 못할 수도 있다. 상기 내용들을 잘 숙지해서 국내 기업과 기관들은 이미 외국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많이 범했던 우를 다시 범하지 않고 제대로 된 바른 방향으로 추진해서 충분한 성과를 달성하기를 바란다.


문형남 국가ESG연구원 원장(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