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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산당 정부, ‘불건전한 음주문화’에도 손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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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산당 정부, ‘불건전한 음주문화’에도 손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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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중국 공산당 정부의 ‘사회기강 바로잡기’ 대상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3연임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진 시진핑 국가주석이 자신의 지도력을 드러내 3연임에 유리한 발판을 마련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IT 업계를 중심으로 자국의 글로벌 대기업에 대한 고강도 규제에 나선 중국 정부가 중국계 캐나다 연예인 크리스 우의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사회질서를 해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불건전한’ 연예산업 및 팬덤 문화에 칼을 빼든데 이어 이번엔 ‘불건전한’ 음주 문화에도 손을 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서 상당한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

◇강압적인 직장내 술 문화


11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산하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CCDI)는 이날 CCDI 홈페이지에 낸 발표문을 통해 “업무와 관련한 술자리 등 술과 관련한 암묵적인 관행을 없애고 건전한 가치로 재무장해야 한다”고 밝혀 불건전한 음주 문화에 대한 고강도 규제에 나설 것임을 사실상 예고했다.

CCDI는 “현재 중국의 직장 문화는 상사의 술 권유를 거부하면 상사의 체면을 구기는 것으로 여기는 문화”라며 “많은 사람들이 적극 나서 시급해 개선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CCDI는 인터넷에 대한 폭넓은 규제 권한까지 보유한 중국 최고의 사정기관으로 앞서 크리스 우가 체포된 후 팬들이 탈옥까지 공모하는 등 일부 젊은층의 일탈 행위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면서 불건전한 연예문화를 바로 잡는 강력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CCDI의 이날 발표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에서 최근 터진 사내 성폭력 사건이 터진 직후에 나온 것으로 중국의 술 문화와 직결돼 있다는 지적이다.
알리바바의 간부급 직원이 출장지에서 고객을 접대하는 술자리에 아래 여직원을 동반시킨 것도 모자라 성폭행까지 저질렀으나 회사 측이 적당히 무마하고 넘어가려 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

CCDI가 언급한 암묵적인 관행이란 업무와 관련한 자리에서 술을 강요한 것을 포함하는 것으로 이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게 CCDI의 입장이다.

◇中 주요 주류 관련주 일제히 하락


중국 최고 사정기관의 이같은 발표에 영향을 받아 이날 중국 증시에서 거래된 주류 관련주는 대부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고량주로 유명하고 IT 기업을 빼면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귀주 마오타이주가 2.1% 떨어졌고 중국 대표 명주 오량액도 2.8% 내렸다. 유명 백주 업체 산서행화촌분주는 3.2%나 내려앉았다.

중국 정부가 최근 잇따라 불건전하다고 일방적으로 규정하면서 사회 곳곳에서 기강 잡기에 나선 배경과 관련, 블룸버그는 시 주석의 3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내년 11월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이 강력한 리더십 발휘로 안정적인 지지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CCDI가 밝힌 입장에 대해 중국 주류업계 관계자는 사정당국의 처벌 대상이 되지 않도록 알아서 조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광둥성주류협회의 펭홍 회장은 “회식자리에 일탈행위를 저지르지 말라는, 관련법을 철저히 준수하라는 경고를 정부에서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관련업계에서는 이 점을 잘 인식하고 있지만 개인에 따라 일탈을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