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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자원공사, 멕시코 구리광산 추가개발 승인에 ‘매각 고민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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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자원공사, 멕시코 구리광산 추가개발 승인에 ‘매각 고민되네’

환경훼손 ‘개발 반대’ 멕시코 정부, 지역 반발 압력에 결국 입장 선회
466만㎡ 미개발지 확보…매각추진 광물자원공사 “매수자에 호재 작용”
원자재 가격 상승장에 해외자산 털어내기 비판에도 ‘정부 방침 불변’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운영 중인 멕시코 볼레오 구리 광산의 모습. 사진=마이닝 테크놀러지(Mining Technology)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운영 중인 멕시코 볼레오 구리 광산의 모습. 사진=마이닝 테크놀러지(Mining Technology)
한국광물자원공사의 멕시코 볼레오(Boleo) 광산 개발에 ‘호재’가 발생해 매각 작업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광산 확장사업에 환경 훼손과 오염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승인을 보류했던 멕시코 정부가 볼레오 지역 커뮤니티의 거센 반발에 밀려 결국 광산 추가개발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13일 광물자원공사와 포브스(Forbs) 멕시코판 뉴스에 따르면, 멕시코 환경자원부(SEMARNAT)는 최근 볼레오 광산의 사업 확장을 승인했다.

◇ ‘광산개발 확대’ 반대 멕시코 정부, 지역여론에 밀려 ‘승인’ 선회


승인받은 볼레오광산의 확장 면적은 총 466헥타르(466만㎡)이다. 포브스 멕시코판은 “확장 면적은 수도 멕시코시티 대통령궁 앞 대광장 소칼로(Zócalo)의 100배에 이르는 크기”라고 소개했다. 소칼로 광장은 세계에서 2번째로 넓은 중앙광장이기도 하다.

당초 안드레스 오브라도르(Obrador) 대통령은 지난 4월 공식석상에서 “볼레오 광산의 사업 확장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더욱이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발언은 광물자원공사의 현지법인 ‘엘 볼레오’가 볼레오 광산 확장구역인 4.46㎢ 면적의 미개발지에 2년에 걸친 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파장이 컸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달 하순까지만 해도 비공식 채널을 통해 “볼레오 광산이 위치한 산루이스 포토 시의 자연보호지역에 악영향을 주는 어떠한 시도에도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그러나, 볼레오 광산사업으로 당장 지역경제에 혜택을 누리던 바하캘리포니아 주(州)정부와 지역사회는 크게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광산 확장이 무산되면 광물자원공사가 사업을 접을 것이고, 그 결과 1300명 가량의 현지인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실제로 지역주민 일부는 볼레오 광산 개발을 촉구하는 거리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역의 반발에 당시 멕시코 환경자원부는 “환경영향평가는 예정대로 마무리될 예정이며, 확장사업 승인 여부는 최종 결정된 것이 없다”고 해명하며 진화하느라 진땀을 뺐다.

◇ 향후 16년간 추가 탐사·개발 확보로 잠재 매수자들에 ‘긍정 시그널’ 효과


예상을 뒤엎고 멕시코 정부의 입장 선회로 그동안 지분매각을 추진해 온 광물자원공사는 걸림돌이 제거됨에 따라 매각 작업에 탄력을 붙일 것으로 보인다.

볼레오광산은 광물자원공사가 지난 2012년 운영권을 인수한 뒤 이어 2015년부터 구리를 중심으로 아연·코발트·망간 등 지하자원을 채굴하고 있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13일 본지의 확인 요청에 “지난 6월 24일 멕시코 환경자원부가 볼레오광산 4.46㎢ 구역의 광물자원공사 기업환경영향선언(MIA)을 승인해 향후 16년간 추가 탐사와 개발이 가능해진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볼레오광산 매각 추진 현황은 매각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지만, 멕시코 정부의 이번 승인은 잠재 매수자들도 주목할 것”이라며 “광물자원공사의 매각 계획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구리 등 원자재가격 상승장에 광산 매각 우려에도 ‘매각 추진’ 불변


광물자원공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실패’ 문책과 공사 적자 해소를 위한 모든 해외자산 매각 방침에 따라 볼레오 광산에 투자했던 현금과 현물 지분을 회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해외자산 매각 방침이 최근 1~2년새 구리 등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업계와 전문가그룹에서 나오면서 볼레오광산의 섣부른 매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뒤따르고 있다.

다만, 광물자원공사는 내부적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에 관계없이 해외자산을 예정대로 모두 매각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ALIO)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의 볼레오 광산 지분율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46.92%이며, 금액은 취득가액 기준 1526억 원이다. 나머지 지분은 국내 민간기업인 LS니꼬동제련·현대제철·SK네트웍스·일진 등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볼레오광산의 재무 상태는 자산 6614억 원, 부채 2704억 원, 자본 3910억 원(2020년 12월 기준)이며, 지난해 경영실적은 매출액 1억 7000만 원, 영업손실 1억 원, 당기순손실 49억 원을 기록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