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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 뜨겁게 달구는 춤의 향연 '창무국제공연예술제'…코로나 시대 예술가 시선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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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 뜨겁게 달구는 춤의 향연 '창무국제공연예술제'…코로나 시대 예술가 시선 담았다

올해로 27회째 25~29일 아르코예술극장과 강동아트센터에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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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안무의 율(서울교방)
제27회 창무국제공연예술제(The 27th Changmu Performing Arts Festiva, 예술감독 김매자)가 '세상의 너비, 시선의 깊이'라는 주제로 8월 25일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개막작 서울교방의 <율律>로 시작된다. 이 행사는 같은 날 강동아트센터에서 시작되는 ‘창무드림프라이즈’와 함께 29일(일)까지 닷새간 열세 작품을 선보인다. '초청 프로그램'과 경연 프로그램 '창무드림프라이즈'로 구성된 공연이 아르코예술극장과 강동아트센터에서 나뉘어 공연된다.

'세상의 너비, 시선의 깊이'는 불확실한 현실을 바라보는 예술가들의 시선이다. 거칠고 너른 세상의 길 위에 서 있는 예술가들의 시선을 통해 생명의 메시지를 읽어낸다. 이 예술제는 '동시대 춤'을 추구해온 창무회의 신념을 바탕으로 창무예술원이 1993년부터 이어오는 국제공연예술제로서 '전통의 현대적 계승과 확장'을 추구한다. 올해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외국 초청작은 없으나, 국내의 우수작들은 아시아 공연예술의 고유한 정체성과 생명력을 보여준다.
이정인 안무의 '공유과 공존'(이정인 크리에이션)이미지 확대보기
이정인 안무의 '공유과 공존'(이정인 크리에이션)
권혁 안무의 '제로(시나브로 가슴에)'이미지 확대보기
권혁 안무의 '제로(시나브로 가슴에)'


올해 행사의 특징은 창무예술원과 강동문화재단이 혁신적 신작을 발굴, 지원하는 '창무드림프라이즈'를 제정하여 경연 프로그램으로 실행한다. 이것은 위축된 공연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예술가들에게 창작 동기를 부여했다. 최종 본선에는 이지희 안무의 <벼리>(무브포켓프로젝트)를 비롯해 여섯 작품이 선정되었다. 경력·나이에 제한 없이 국내외의 미발표 신작은 사전심사와 공연을 통해 최우수작(1000만 원)과 우수작(500만 원)을 수여하고 수상단체는 내년에 초청된다.

'창무드림프라이즈' 제정 경영 프로그램으로 실행


주목할 프로그램은 국립공연예술단체와의 교류 프로그램이다. 국립현대무용단과 국립발레단이 주최한 공모 및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에서 선정된 세 작품을 선정하여 버전업하여 선보인다. 27일(금) 아르코 대극장에서 국립현대무용단의 <여집합-강하게 사라지기>(안무 최민선·강진안, 최강 프로젝트)와 <0g>(안무 정철인, 멜랑콜리댄스컴퍼니), 국립발레단의 'KNB Movement Series'에 선정된 신승원(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의 <Go your own way>가 공연된다.

<여집합-강하게 사라지기>; 우리의 시선에서 벗어난 대상의 제어에 관한 탐구적 질문을 표현한다. 영상과 퍼포먼스라는 서로 다른 시공간 조직 매체의 간극을 이용, 예측 불가능성과 그 이면을 이야기한다. <Go your own way>; '주체적인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대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머지않아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폴 발레리의 말이 이 작품의 동인(動因)이다. <0g>; 중력에 맞서는 신체의 한계와 운동성에 집중하여 응용한 작품이다. 점차 극대화되는 아크로바틱한 안무는 무용수들의 뛰어난 기량과 어우러져 역동성이 두드러진다.
최강프로젝트 안무의 '여집합 강하게 사라지기'(국립현대무용단)이미지 확대보기
최강프로젝트 안무의 '여집합 강하게 사라지기'(국립현대무용단)

신승원 안무의 'Go your own way'(국립발레단)이미지 확대보기
신승원 안무의 'Go your own way'(국립발레단)

정철인 안무의 '0g'(국립현대무용단)이미지 확대보기
정철인 안무의 '0g'(국립현대무용단)

초청작들은 코시국 예술가들의 자기 성찰과 생명에 대한 실존적 인식이 강하다. 현실적 비관을 넘어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감내하며, 체득하는 생명의 메시지를 강조한다. <율律>(서울교방)은 슬픔과 흥의 내적 감정 표현을 구사하는 '민살풀이춤'을 군무화 하여 비애와 신명의 시나위로 완성한다. <공유와 공존 '共共'-Share and Coexistence. part1. 2㎡>(이정인크리에이션)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일상에서 갑작스럽게 잃어버리고 상실된 것들을 이야기한다. <ZERO>(시나브로 가슴에의)는 몸 자체를 주제로 극한상태의 몸에서 나타나는 초월적 현상을 보여준다.

초청작 코시국 예술가들 생명관련 실존 인식 강해


전통 소재의 도발적 스토리텔링을 즐기는 단체 고블린파티는 폐막작 <혼구녕>에서 안무자가 장례지도사로 활동하며 체험한 전통 상례(喪禮)의 여러 메소드를 모티브로 시각화하고 움직임을 구성하여 죽음의 '불안'을 직시하게 한다. 이번 공연예술제는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강동문화재단, 창무품 등이 후원하며 부대행사로 20일(금)부터 22일(일)까지 강원도 고성에서 김매자 선생이 자신의 춤 메소드와 철학을 집대성한 <춤본Ⅱ>·<숨> 워크숍을 진행한다.

'창무드림프라이즈'(CHANGMU DREAM PRIZE)에 선정된 여섯 작품을 살펴본다.
임진호, 지경민, 전효인, 이경구 공동 안무의 '혼구녕'(고블린파티)이미지 확대보기
임진호, 지경민, 전효인, 이경구 공동 안무의 '혼구녕'(고블린파티)

이지희 안무의 '벼리'(무브포켓프로젝트)이미지 확대보기
이지희 안무의 '벼리'(무브포켓프로젝트)

이영훈, 선정찬 안무의 '양심선언'(젬 댄스 컴퍼니)이미지 확대보기
이영훈, 선정찬 안무의 '양심선언'(젬 댄스 컴퍼니)


이지희 안무의 <벼리>; 그물의 위쪽 코를 꿰놓은 줄이다. 어떤 일에 있어서 근본이나 뼈대가 되게 하는 중심, 우리는 삶 속 벼리를 잃지 않아야 한다. 이영훈, 선정찬 안무의 <양심선언>; 후회의 기억에 대한 치유를 위한 선언. 현재의 나를 나로서 마주할 수 있게 해주는 정확하고 아픈 선언이다. 한상률 안무의 <겹겹이-겹겹>; 삶은 수많은 흐트러진 파동의 타래들. 살아가게 하는 힘과 에너지가 된다. 충돌과 흐트러짐이 빈번한 지금, 삶의 나무를 다시 심어보자.

김민우 안무의 <현재 무슨 방에 있나요>; 사람은 의식적으로 모습을 통제한다. 자아를 찾아가는 무의식적 측면을 표현한다. 김영찬, 이선영 안무의 <숨의 무게>; 망망대해와 같은 세상에 역동하며 이어지는 숨들, 하나의 숨은 사라지고 남은 자들의 애통한 숨이 공간을 채우던 때, 지난 시간과 다가올 삶의 무게를 가는 숨에 비워낸다. 김은정 안무의 <바람>; 인간 욕망에 관한 이야기이다. 모든 탄생과 파괴의 힘은 욕망이 관장한다는 인간의 본질을 탐구한다.
한상률 안무의 '겹겹이 겹겹'(탄츠테아터 원스 무용단)이미지 확대보기
한상률 안무의 '겹겹이 겹겹'(탄츠테아터 원스 무용단)

김민우 안무의 '현재 무슨 방에 있나요'(DAN  ART COMPANY)이미지 확대보기
김민우 안무의 '현재 무슨 방에 있나요'(DAN ART COMPANY)

김영찬, 이선영 안무의 '숨의 무게'(29동)이미지 확대보기
김영찬, 이선영 안무의 '숨의 무게'(29동)

김은정 안무의 '바람'(키무브 댄스 컴퍼니)이미지 확대보기
김은정 안무의 '바람'(키무브 댄스 컴퍼니)


창무국제공연예술제가 스물일곱 개의 나이테를 두른다. 이 춤 잔치를 통해서 수많은 스타가 명멸했다. 정도(正道)를 걸은 자나 분주하게 다른 길을 모색한 자도 모두 다시 예술이라는 길에서 만나고 있다. 창무가 남긴 결론적 문장은 "아름다운 시절에는 좋은 인성을 바탕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만들자."쯤 될 것 같다. 이번 창무국제공연예술제에 공연될 작품들이 거부할 수 없는 수작(秀作)으로 무용사에 우뚝 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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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별 소개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