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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737 맥스 운항금지' 해제에도 재이륙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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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737 맥스 운항금지' 해제에도 재이륙 난항

보잉 777X 여객기. 사진=보잉이미지 확대보기
보잉 777X 여객기. 사진=보잉
유럽의 에어버스와 함께 세계 민항기 시장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미국 보잉사의 투자자들이 요즘 좌불안석이다.

보잉사를 창사 이래 최악의 경영위기로 내몰았던 ‘737 맥스’ 기종에 대한 운항 재개를 미 연방항공청(FAA)이 마침내 지난해 11월 승인해줬음에도 좀처럼 재도약할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다.
737 맥스에 탔던 승객 3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잇단 대형 추락사고로 지난 2019년 3월부터 737 맥스에 채웠던 족쇄를 FAA가 푼지 9개월이나 됐는데도 경영상황이 호전되지 않고 있어서다.

보잉의 베스트셀러 737 맥스를 둘러싼 사태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인지, 보잉에서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금융투자 전문매체 모틀리풀이 들여다봤다.

◇점차 커지는 보잉 투자자들의 불안


보잉의 정상화를 고대해왔던 투자자들이 FAA의 운항 재개 승인 소식을 듣고 당연히 기대한 것은 그동안 출고하지 못했던 737 맥스 여객기들을 올 연말까지 고객사에 인도하는 일이었다.

FAA의 운항 금지 조치로 잘나가던 737 맥스의 인도가 중단되면서 현재까지 450대 정도의 737 맥스가 야적장에 쌓여 있으면서 보잉의 현금 사정은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시애틀타임스에 따르면 FAA의 재승인으로 737 맥스의 고객 인도가 재개되기는 했으나 이 가운데 올해 안에 고객사에 넘겨질 여객기는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광폭체 항공기 생산 차질

그러나 모틀리풀에 따르면 단일 복도형 여객기인 737 맥스만 보잉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2열 복도형 광폭’ 항공기 생산도 난조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보잉 747 점보 제트기의 생산이 내년 중에 종료될 예정이고 그 다음으로 큰 보잉 777의 월간 생산량도 2대로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3세대형 후속 기종이자 대형 이중통로기 제품군 중 최신 기종인 보잉 777X의 판매가 충분히 이뤄져야 하지만 사정이 그렇지 못하다.

거의 8년에 가까운 준비를 거쳐 출시된 777X는 첫 인도가 지난해 예정돼 있었지만 연기를 거듭해 오는 2023년으로 늦춰진 상황이고 이 마저도 지킬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수주 실적도 지금까지 8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여기에다 중형 쌍발 광동체 상업용 항공기인 787 드림라이너 역시 생산 공정에서 일부 품질 결함이 발견돼 생산에 차질이 빚어져 지난 1분기에 2대만 인도한 뒤 생산라인이 멈춰 선 상태다.

모틀리풀에 따르면 중장거리용 보잉 767이 공돵체 제품군에서는 꾸준히 실적을 올리고 있어 그나마 체면을 세우고 있다.

◇우주사업도 난조


보잉의 우주사업도 순조롭지 않다.

보잉이 미 항공우주국(NASA)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개발 중인 7인승 유인우주선 스타라이너가 지난달 말 시험비행을 위해 발사 예정이었으나 추친 시스템의 밸브가 정상 작동하지 않아 연기됐기 때문.

스타라이너는 시험비행에 문제가 없으면 지구 궤도의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오가는 운송수단으로 활용될 예정으로 지난해에도 소프트웨어 문제로 발사에 실패한 바 있다. NASA와 맺은 계약서에 따르면 시험비행에 실패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보잉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눈덩이처럼 늘어나도록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