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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에듀테크, 멘토-멘티...서울시 공공언어교육 ‘공염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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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에듀테크, 멘토-멘티...서울시 공공언어교육 ‘공염불’

[고운 우리말, 쉬운 경제 19] 서울형 교육 플랫폼(‘서울런) 구축 기본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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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최근 점점 커지는 계층 간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서울형 교육 플랫폼(가칭 ‘서울런) 구축 기본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기본계획의 골자는 2021년부터 3년 간 서울시민의 생애주기에 필요한 모든 교육을 지원하는 에듀테크 기반의 평생교육 플랫폼으로 완성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플랫폼, 서울런, 에듀테크 등 외국어들 보인다. 서울시는 ‘서울시시민소통담당관’에서는 각 구청 등에 찾아가서까지 공공언어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서울시 보도자료에는 외국어가 곳곳에 여전하다.

‘서울형 교육 플랫폼’에서 플랫폼은 최근 공공기관에서 유행처럼 쓰고 있는 외국어다. ‘플랫폼(platform)’은 기반, 장, 승강장 등의 뜻을 가진 말이다. 여기서 플랫폼은 교육 시스템 환경을 구축하고 개방하여 누구나 다양하고 방대한 정보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기반 서비스라고 풀이된다. ‘서울형 교육 플랫폼’을 쉽게 ‘서울시 배움터’라고 하면 안 될까?

이어 나오는 ‘서울런’. ‘서울달리기(Run)’? 서울런(Seoul Learn)이라고 영어까지 써 놓으니 이해가 갔다. 공공언어교육까지 한다고 한 서울시의 행정언어 구사가 이해가질 않는다.

‘에듀테크’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흔히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ICT를 활용한 차세대 교육을 일컫는다. 우리말로 어떻게 다듬어야 할지 고민해야할 과제다.

보도자료에는 우리말로 써도 될 외국어가 더 보인다.

‘학습 콘텐츠’, ‘맞춤형 멘토링 서비스’, ‘멘토-멘티’, ‘오픈 스페이스 평생학습 공간’ 등 서울시가 반성해야할 용어들이다.
학습 콘텐츠는 학습 자료라고 하면 된다. ‘맞춤형 멘토링 서비스’에서 멘토링은 (경험자) 지도 혹은 조언이라고 해도 잘 어울린다. 멘토와 멘티는 고대 그리스 서사시 오디세이아에서 유래한 말이다. 멘토(mentor)는 스승 역할을 하는 사람이고, 멘티(mentee)는 가르침 받는 사람이다.

문제는 이어 나오는 ‘오픈 스페이스 평생학습 공간’이다. 보도자료를 살펴본다.

“2023년에는 플랫폼 구축을 완료하고, 모든 시민이 학습의 소비자이자 생산자로 참여해 놀이터처럼 즐기는 오픈 스페이스 평생학습 공간으로 정착시킨다.”

스페이스는 그 자체가 공간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 뒤어 이어 ‘공간’이라고 나온다. 그냥 행정기관들이 좋아하는 ‘열린 평생학습 공간’이라고 하면 좋았다.

서울시는 “외국어로 된 행정 용어를 바르고, 쉬운 우리말을 사용해 시민과 소통할 수 있도록 앞장 서겠다”라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작성한 공문서에서는 여전히 순화 대상 용어가 그대로 사용되는 것이 현실이다.

감수:황인석 경기대 교수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