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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ARM 인수, 경쟁 심각히 제한" 영국 경쟁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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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ARM 인수, 경쟁 심각히 제한" 영국 경쟁당국

엔비디아 로고. 사진=로이터
엔비디아 로고. 사진=로이터
영국 경쟁당국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의 자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 인수에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면 시장 경쟁에 상당한 차질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중국 등에서도 ARM 인수에 부정적인 시각이 나타나고 있어 각국의 규제 속에 ARM 인수합의 이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경쟁당국인 경쟁시장국(CMA)은 이날 올리버 다우든 디지털부 장관에게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시장 경쟁에 '심각한 부정적 충격'을 가져올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ARM은 일본 소프트뱅크 소유 업체로 지분만 소유한 소프트뱅크와 달리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로 주인이 바뀔 경우 엔비디아가 ARM 반도체 설계 기술을 다른 반도체 경쟁사들에 흘러들어가는 것을 차단해 경쟁이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CMA도 다우든 장관에게 보고한 조사 요약 보고서에서 이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면 ARM의 원천기술에 대한 경쟁사들의 접근을 제한해 시장 경쟁을 심각히 저해할 수 있다고 CMA는 판단했다.

CMA는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자동차 소프트웨어와 게임 콘솔 반도체 등 여러 다양한 시장과 성장하는 시장의 경쟁이 심각히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결론 냈다.
엔비디아는 ARM을 인수해도 ARM의 기존 사업모델을 바꾸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CMA를 설득하는데는 실패했다.

영국은 미국의 거듭된 압력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인수 소식이 나온 초기에는 국가안보 위협 문제에 무게 중심이 쏠렸고, 지금은 경쟁 위험까지 위험 요인이 확대된 상태다.

영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ARM 인수에 따른 국가안보 문제가 불거진 뒤 CMA에 시장 경쟁 저해 가능성에 대한 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다우든 장관은 CMA 조사 보고서를 토대로 CMA에 '정상적인' 2단계 합병 영향 조사를 진행토록 할지, 아니면 심도 깊은 추가 조사를 개시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정부 대변인은 "CMA의 1단계 조사 보고서를 접수했으며 디지털부가 이에 따라 다음 단계 조사를 진행토록 할지 결정할 에정"이라고 밝혔다.

영국 잉글랜드 지방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ARM은 반도체 설계 업체로, 자사가 보유한 설계 특허권을 임대해 수수료를 받는 업체다.

ARM이 전세계 반도체 제조업체들에 반도체 설계도를 내주고, 이들은 ARM에 라이선스 비용을 내고 반도체를 생산한다.

앞서 지난해 9월 주식과 현금 방식으로 400억 달러에 일본 소프트뱅크가 미국 엔비디아에 팔았다.

당초 18개월 안에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것이 엔비디아의 계획이었지만 영국 당국이 합병 승인에 제동을 걸면서 계획이 계속 늦춰지고 있다. 최근에는 내년 말까지로 합병이 마무리되는 시기를 늦춘 바 있다.

그러나 현재 ARM 중국 합작법인과 ARM 본사 간에 다툼이 있고, 중국이 이를 빌미로 합병 승인에 부정적인데다 영국이 난색을 표하면서 일정은 계속 연기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조만간 합병에 관한 조사에 착수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CMA에 따르면 퀄컴을 비롯한 주요 반도체 업체들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최근 ARM 기술을 기반으로 자체 반도체 설계에 들어간 업체들까지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반도체 산업 경쟁을 해칠 것이라며 상당히 자세하고, 세분화된 불만 사항들을 제출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여당인 보수당 내에서 토종 자생 기업을 외국 기업들에 빼앗기는 것을 막으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최근 중국 반도체 업체 넥스페리아가 영국 최대 반도체 설비를 인수키로 한 뒤 존슨 총리는 곧바로 국가안보 보좌관인 스티븐 로브그로브에게 이 합병에 대해 조사토록 지시하기도 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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