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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효과 잡아라"…신용대출 제한에 분주한 2금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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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효과 잡아라"…신용대출 제한에 분주한 2금융권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 대출 창구에서 한 시민이 대출 관련 업무를 보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NH농협은행 본점 대출 창구에서 한 시민이 대출 관련 업무를 보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주 집 매매 가계약을 했고 10월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큰 일 입니다. 대출이 더 막히기 전에 미리 대출 확정해둘 수 있는 곳 있을까요. 은행이 안 된다면 새마을금고나 저축은행은 괜찮을까요"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이 올해 말까지 신규대출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부동산 커뮤니티 중심으로 이 같은 우려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은행권이 대출을 죄자 제2금융권으로 고객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농협은행이 지난 19일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전세대출, 비대면 담보대출, 부동산단체대출 승인 등을 올해 11월30일까지 전면 중단하기로 한데 이어 우리은행은 20일 한도 소진을 이유로 9월 말까지 전세대출을 중단하기로 했고, SC제일은행도 일부 부동산담보대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당국이 연초 은행권에 가계대출 증가율을 연간 5~6%로, 저축은행에는 21% 이내로 억제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기업공개(IPO)와 암호화폐 투자, 부동산 '영끌' 등으로 전체 대출이 급격히 증가하자 금융당국이 대출을 중단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

7월 말 기준으로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3082억 원으로 전달에 비해 6조2009억 원 늘었다. 저축은행 총여신 잔액은 6월 말 기준으로 88조1349억 원으로 전달에 비해 3조235억 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이어 제2금융권에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수준까지 제한할 것을 각 업권에 요청했다. 시중은행 대출 규제에 따른 제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 후보자와 정은보 신임 금융감독원장 임명 이후 압박 드라이브가 더욱 강해졌다. 고 후보자는 첫 번째 과제로 가계부채 문제를 꼽으며 "필요하다면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해 추가 대책도 적극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금융 당국은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 등이 부동산과 주가 등의 자산 거품을 만들었다고 보고, 자산거품을 줄이겠다고 나선 것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제2금융권은 비교적 여유 있는 곳이 많지만 일부는 목표치를 초과해 예의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2금융권 대출 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 7월 법정 대출 상한금리가 인하된 상황에 전체 대출 규모가 제한될 경우 수익성 악화 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직 저축은행중앙회에서 대출 축소 요청 관련 공문이 내려오지 않았지만 개인 신용대출을 비롯해 전체 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현재 정책금융 중 하나인 중금리 대출에도 적용될 가능성 등을 고려해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