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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하반기 반도체 사업 전망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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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하반기 반도체 사업 전망 '맑음'

삼성전자, 세계 반도체 시장 1위…"세계 정상 지킨다"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로 승부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내년에도 성장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들이 사업 경쟁력 강화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이 향후 수 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업계 분석도 이들 업체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반도체 시장은 크게 메모리 반도체(D, 낸드플래시)CPU, GPU(그래픽 처리장치), FPGA, ASIC(주문형 반도체) 등을 포괄하는 비메모리(시스템)으로 나뉜다. 메모리 반도체 강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다. 이에 비해 비메모리 반도체는 인텔, 엔비디아, AMD 순이다.

삼성전자,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1위 등극…파운드리 등 미래 먹거리 경쟁력 집중 육성

24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반도체 매출액이 202억9700만 달러(약 23조8800억 원)을 기록해 세계 반도체 시장 1위에 등극했다고 밝혔다. 2분기 반도체 매출액은 지난 1분기 매출액보다 19% 증가한 것이다.

IC인사이츠는 D램을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수요 급증과 가격 상승이 삼성전자 2분기 반도체 매출을 이끌었다고 풀이했다.

반도체업계는 삼성전자가 당분간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제4차 산업혁명 영향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전망도 장밋빛이다.
IC인사이츠는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액이 223억 달러로 예상돼 2분기에 비해 10% 증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업체 인텔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게 됐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에 안주하지 않고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는 등 사업구조 개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총 171조 원을 투자해 비메모리 사업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 목표를 발표했다. 이는 기존 메모리 반도체 편중에서 벗어나 이미지센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최근 가석방으로 풀려나 경영에 복귀해 향후 반도체 사업 전반에서 대대적으로 고삐를 조이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나온다. 이는 그동안 총수 부재로 지지부진했던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가 지난 5월에 발표한 뒤 아직 까지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20조 원 규모의 미국 파운드리 공장 증설 투자 프로젝트도 조만간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DRAM 가격이 올해 하반기에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가격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지난 5월 첫 선을 보인 메모리반도체 DDR5가 내년 하반기부터 일반 서버용 반도체에도 사용될 것이라는 점도 향후 메모리반도체 업황 전망을 밝게 해주는 대목"이라며 "그러나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에만 안주하지 않고 이미지센서, 파운드리 등 차세대 먹거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숙제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낸드플래시로 승부수


SK하이닉스는 기존 D램에 편중됐던 메모리 사업에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사상 최대 금액을 주고 지난해 미국 인텔 산하 낸드플래시 사업부문을 인수하기로 하고 현재 인수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문 인수가 마무리되면 D램과 함께 낸드플래시 사업을 모두 갖추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낸드 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저장한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메모리 반도체다.

이는 전원이 꺼지면 저장된 자료가 사라지는 D램이나 S램과 차별화를 이루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낸드 플래시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미국내 반도체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5일 미국에 별도 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법인 최고경영자(CEO)는 로버트 크룩 인텔 수석 부사장 겸 낸드 사업 총괄을 영입했다.

이에 대해 반도체 업계는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네트워크를 고스란히 흡수하기 위한 '신(神)의 한 수'를 썼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새 법인은 미국 캘리포니아주(州)를 거점으로 중국과 대만, 폴란드, 영국 등에서 사업을 펼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중국 다롄 공장을 포함한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후 8개 주요 국가에서 반독점 심사를 받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 한국, 대만, 브라질, 영국, 싱가포르 등 7개국 승인이 떨어진 상태이며 중국 심사 만을 남겨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 내로 중국 승인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D램,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세계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를 갖추고 있다"며 "SK하이닉스도 삼성전자처럼 파운드리 사업에도 무게중심을 둘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