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갖춘 메모리 반도체를 토대로 향후 먹거리인 시스템반도체의 융·복합화를 통해 세계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차세대 반도체 시장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AI 반도체의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184억 달러(약 21조 원)에서 약 10년 뒤인 2030년 6배 성장해 총 1179억 달러(약 137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4일 온라인으로 열린 ‘핫칩스(Hot Chips) 학회’에서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개발한 AI 탑재 메모리반도체 기술 ‘HBM(고대역폭 메모리)-PIM(Processing-in-Memory)’의 성능 검증 결과를 공개했다. 또 PIM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제품과 응용 사례를 소개했다. 핫칩스는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공개되는 학회로 주요 반도체 업체 중심으로 1989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HBM-PIM을 실제 시스템에 탑재한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HBM-PIM은 PIM 기술을 활용해 슈퍼컴퓨터(HPC)와 AI 등 초고속 데이터 분석에 활용되는 ‘HBM2 아쿠아볼트(Aquabolt)’에 AI 엔진을 탑재한 기술이다. PIM 기술은 메모리 내부에 연산 작업에 필요한 프로세서 기능을 더한 신개념 융합 기술에 해당한다.
프로그래머블(FPGA) 개발 업체 미국 자일링스에서 이미 상용화 중인 AI 가속기 시스템에 HBM-PIM을 탑재하면 기존 HBM2를 이용한 시스템 대비 성능은 약 2.5배 높아지고 시스템 에너지는 60% 이상 감소된다.
김남승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DRAM 개발실 전무는 “HBM-PIM은 업계 최초의 AI 분야 맞춤형 메모리 솔루션”이라며 “이미 고객사 AI 가속기에 탑재돼 평가가 진행 중인데 상업적 성공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D램 모듈에 AI 엔진을 탑재한 ‘AXDIMM(Acceleration DIMM)’, 모바일 D램과 PIM을 결합한 ‘LPDDR5-PIM’ 기술 등 HBM-PIM의 실제 적용 사례도 차례로 선보였다. AXDIMM은 PIM 기술을 칩 단위에서 모듈 단위로 확장한 것으로 D램 모듈에 AI 엔진을 장착한 제품이다.
D램 모듈의 동작 단위인 각 랭크(Rank)에 AI엔진을 탑재하고 병렬 처리를 극대화해 성능을 높이고 AI엔진을 통해 D램 모듈내부에서 연산이 가능해져 CPU와 D램 모듈 간의 데이터 이동이 줄어들어 AI 가속기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XDIMM은 글로벌 고객사들의 서버 환경에서 성능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성능은 약 2배 향상되고 시스템 에너지는 40% 이상 감소하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LPDDR5-PIM 기술은 초고속 데이터 분석 영역뿐만 아니라 모바일 분야까지 PIM을 확대 적용한 기술이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