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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여전히 돈 안 되는 ‘투자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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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여전히 돈 안 되는 ‘투자자문’

자산관리수수료 88.56%는 ‘투자일임’
AI 내세워도 ‘자문’ 비중 1.19% 불과

증권사들이 ‘투자자문’ 서비스로는 여전히 돈을 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증권사들이 ‘투자자문’ 서비스로는 여전히 돈을 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증권사들이 ‘투자자문’ 서비스로 여전히 돈을 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보어드바이저(AI) 투자자문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낮은 수수료로 다수의 고객을 공략함에도 자산관리 업무 영역에서 돈이 되는 것은 사실상 ‘투자일임’뿐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58개 증권사가 올해 상반기에 거둔 자산관리수수료는 2055억5516만 원이다. 이 중 투자일임으로 거둔 수수료는 1820억2988만 원으로 전체 자산관리수수료의 88.56%를 차지했다.
반면 투자자문으로 거둔 수수료는 24억3826만 원으로 전체 자산관리수수료의 1.19%밖에 되지 않았다.

오히려 기타 자산관리 업무 부분이 210억8702만 원으로 더 많은 10.26%의 비중을 기록했다.

주요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 상반기에 자산관리수수료 438억2092만 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 201억9702만 원보다 116.97% 증가했다.

투자일임으로만 438억1841만 원의 수수료를 거뒀으며 이는 전체 자산관리수수료의 99.99%를 차지했다. 사실상 투자일임으로만 돈을 번 셈이다. 투자일임수수료 역시 지난해 상반기 201억9470만 원보다 116.98%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올 상반기에 거둔 자산관리수수료 266억3509만 원 전부가 투자일임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95억5841만 원보다 178.66%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자산관리수수료도 오로지 투자일임에서만 발생했다.

삼성증권은 올 상반기에 자산관리수수료로 169억3898만 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 73억2787만 원보다 131.16% 증가했다. 투자일임수수료는 169억3450만 원으로 전체 자산관리수수료의 99.97% 비중을 차지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올 상반기에 자산관리수수료로 각각 129억1558만 원, 105억5431만 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 83억2710만 원, 81억8551만 원보다 각각 55.10%, 28.94% 성장했다.

이 중 투자일임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NH투자증권이 99억7062만 원으로 77.20%, KB증권이 101억6639만 원으로 96.32%로 나타났다.

그러나 금투협이 공시하는 투자자문계약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18년 5월 말 6855명이었던 투자자문계약자 수는 지난 5월 말 14만2846명으로 1983.82% 증가했다.

투자자문계약 건수 역시 지난 2018년 5월 말 8056건에서 지난 5월 말 17만9640건으로 2129.89% 늘었다.

이처럼 투자자문에 대한 계약이 늘고 있는 이유는 AI를 활용한 낮은 수수료의 투자자문 서비스가 활발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투자자문 계약이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증권사 입장에선 크게 돈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입장에서 큰 수수료수익을 얻기에는 일임이 자문보다 유리하다”며 “일임은 자문과 달리 실제 운용까지 이어지는 만큼 수수료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자문은 자문에서 그치는 만큼 수수료가 낮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증권사들이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일임형 맞춤 상품을 내놓는 등 이들의 투자를 유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수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sj87@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