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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 중남미에 '월드 프렌드 코리아' 이미지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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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카, 중남미에 '월드 프렌드 코리아' 이미지 심다

개도국에 해외봉사·재난구호·인재교육 등 인도주의사업 지원 활발
중남미에 보건·의료시설 위주 건설·인프라 공적개발원조(ODA) 전개
파라과이 모자보건소, 과테말라 경찰학교 등 설립...국내기업 진출 발판

의료·보건 인프라가 취약한 중남미 지역은 지난해 불어닥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다른 지역보다 인명과 경제에서 피해가 컸다. 그럼에도 중남미 주요국들은 침체된 경제를 살리고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 확대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올해 중남미권 전체 경제는 지난해보다 5~6%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중남미 국가들의 코로나 위기대응 정책에 발맞춰, 우리 정부 차원의 대외무상협력사업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이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코이카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중남미에 펼쳐온 의료·보건 지원 사업들은 다양한 건설·인프라 건립도 포함하고 있다.
코이카는 개발도상국의 삶의 질 향상과 우호협력관계 증진이라는 설립 목적에 맞게 해외봉사·재난구호·인재교육 등 다양한 인도주의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코이카의 활동은 중남미 정부와 국민에게 역사·문화의 유대감이 없는 한국을 '월드 프렌드(World Friend)'로 받아들이게 해줄 뿐 아니라, 중동·동남아에 이어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남미 지역에 한국기업이 신시장을 열어나갈 수 있는 경제적 기회를 넓혀주고 있다.

◇최빈국에서 원조공여국으로 전환 '세계 최초' 한국…KOICA, 대외원조 중심축 역할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손혁상 이사장이 3월 31일 열린 KOICA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는 모습. 사진=KOICA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손혁상 이사장이 3월 31일 열린 KOICA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는 모습. 사진=KOICA

우리나라는 원조를 받던 '최빈국(LDC)'에서 원조를 제공하는 '원조공여국'으로 자리바꿈한 세계 최초의 국가로 꼽힌다.

지난 200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의 '원조수원국 명단'에서 제외됐고, 2009년 선진공여국 클럽인 'OECD DAC' 회원국으로 당당히 올랐다.

원조공여의 핵심은 해당 정부나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공적개발원조(ODA)로, 크게 무상원조와 유상원조로 나뉜다.

유상원조는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수출입은행이 집행하며, 무상원조는 외교부 산하의 코이카가 전담한다.

1991년 설립돼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코이카는 개발도상국의 빈곤 감소, 삶의 질 향상, 인권 향상, 우호 증진, 국제평화와 번영에 기여 등을 목적으로 인프라 시설 건설 외에 해외봉사단 파견·재난구호·해외연수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사업 분야는 교육·보건의료·농림수산·에너지·교통·인권·공공행정을 망라하며, 최근에는 개도국의 코로나19 대응 지원을 위한 협력 프로그램 'ABC 프로그램'이 주요 사업으로 추가됐다.

주요 사업지역은 아시아·아프리카·중동·중앙아시아(독립국가연합)·중남미이며, 코이카는 총 44개 해외사무소 가운데 중남미에 총 8개를 두고 운영하고 있다.

중남미의 경우, 볼리비아·콜롬비아·파라과이·페루를 '중점협력국'으로 선정해 코이카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과테말라·도미니카공화국·에콰도르·엘살바도르를 '일반협력국'으로 두고 지원을 펼치고 있다.

코이카의 중남미 지역 건설·인프라 사업은 주로 보건·의료시설 건립이 중심이다.

코이카 관계자는 "건설·인프라 사업은 국가별 특성에 맞는 사업을 발굴해 시설물 건설이 필요하면 코이카가 직접 건축사업관리를 맡는다"고 전하며 "이를 통해 설계사·CM사·시공사 등 다양한 국내외 건설사들이 중남미에서 수주 실적과 경험을 쌓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라과이 등에 모자보건소, 과테말라에는 경찰학교도 설립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파라과이 아순시온에 준공한 산빠블로 모자병원 모습. 사진=KOICA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파라과이 아순시온에 준공한 산빠블로 모자병원 모습. 사진=KOICA

코이카는 이달 파라과이 센트럴주 림삐오시에서 림삐오 병원 응급실을 신축하고, 보건의료소 20개소(신축 17개, 리모델링 3개)를 준공했다.

총 1443만 달러(약 170억 원)가 투입된 파라과이 보건의료 지원사업은 지역주민에게 양질의 1차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현지 보건인력을 교육시켜 파라과이 국가 보건의료체계를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에는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2차 병원인 산빠블로 모자병원을 준공했고, 재활치료실 등을 갖춘 총 1000만 달러 규모의 취약계층 노인보건의료복지센터도 짓고 있는 중이다.

또한, 지난달 한국도로공사·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함께 파라과이 이타구아시에서 도로기술연구소 개소식을 가졌고, 항공분야 인재양성을 위해 항공훈련센터와 격납고 건설사업도 설계를 진행 중이다.

페루에서는 '파차쿠텍 보건소 증축사업'을 지난해 완료, 빈곤지역 모자 보건 향상과 질병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

응급실·분만실·소아과 등을 갖춘 파차쿠텍 보건소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2007년 설립된 보건소를 증개축한 시설로, 감염병을 포함한 각종 검사와 연간 24만 건의 진료가 가능하다.

에콰도르에서는 과야스주 두란시에 물리치료실·24시간 응급진료센터 등을 갖춘 보건의료센터를 건설 중이고, 갈라파고스 지역에서는 모든 전력을 100%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다는 목표로 태양광 발전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엘살바도르에서도 지난해 소야빵고 지역에 1차 병원인 '한-엘살바도르 의료센터'를 준공한데 이어 건조지대인 엘포르베니 지역에서 한국농어촌공사·신우엔지니어링 등 국내기업과 손잡고 농업용수 공급시설도 구축했다.

중남미 지역의 저소득 국가인 볼리비아의 경우, 1차 보건의료 시스템 강화를 위한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엘알또 한국병원 3차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 도미니카공화국에 설립한 청소년을 위한 성(性)보건센터, 콜롬비아에 설립한 '한-콜롬비아 우호재활센터'도 코이카의 주요 사업 성과이다.

특히, 매년 살인범죄로 6000명 이상이 사망하는 과테말라에 코이카가 치안 강화를 위한 '과테말라 과학수사 전문교육학교(PNC)'를 설립한 것이 눈에 띈다.

과테말라 수도 과테말라시티에 지난해 준공한 이 경찰교육학교는 과테말라 치안환경에 적합한 경찰관 맞춤교육과 치안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현지 여론의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코이카는 과테말라 치안강화를 위해 차량조회시스템, CCTV 설치확대에 이어 사이버범죄 수사팀 창설 등 현지 치안인력 교육에 힘쓰고 있다.

코이카 관계자는 "중남미는 동남아나 아프리카 지역에 비해 중간소득 국가가 많지만, 소득불균형이 심하고 치안과 의료보건시설 등이 다른 개도국에 비해 취약하다"며 현지 사정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의료보건시설 지원은 물론 ICT 창업지원이나 신재생에너지, 치안관련 사업 등 중남미 개별국가의 특성에 맞는 사업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