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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 15조 원 대 '버려진 플라스틱' 시장 공략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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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 15조 원 대 '버려진 플라스틱' 시장 공략 급물살

탄소중립 힘입어 세계 폐플라스틱 시장 2026년 125억 달러
'화학적 재활용' 기술에 대규모 투자
코오롱인더스트리·LG화학·롯데케미칼 등 발 빠른 행보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왼쪽)이 스위스 Gr3n 마우리지오 크립파 대표와 화상회의를 통해 '친환경 플라스틱 화학 재생기술 사업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코오롱 이미지 확대보기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왼쪽)이 스위스 Gr3n 마우리지오 크립파 대표와 화상회의를 통해 '친환경 플라스틱 화학 재생기술 사업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코오롱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15조 원대 황금시장 만든다'

탄소중립(Carbon neutral)이 세계적 화두가 되면서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폐(廢) 플라스틱으로 친환경 원료를 만드는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만큼 흡수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계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과 글로벌 플라스틱 규제 강화로 기존 사업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화학재료를 새롭게 만드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기존 폐품을 다시 활용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 사업이 미래 새로운 먹거리로 등장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쓰레기로 치부됐던 폐플라스틱도 재활용 사업의 주요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아큐먼 리서치 앤 컨설팅에 따르면 2018년 세계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68억 달러(약 7조9500억 원)에 머물렀지만 2026년에는 125억 달러(약 15조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폐플라스틱 재활용으로 환경보호· 새 먹거리 '두 토끼' 잡는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기업들도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황금시장을 만드는 데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오롱그룹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26일 스위스 기업 Gr3n과 '친환경 플라스틱 화학 재생기술 사업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번 협약으로 Gr3n이 생산한 고품질 친환경 재생 원료를 공급 받아 다양한 용도의 친환경 재활용 PET(폴리에스테르) 칩을 만들 계획이다.

친환경 재활용 PET는 원유로 만드는 기존 PET보다 에너지 소모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30~40% 줄일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SK이노베이션 석유화학 자회사 SK종합화학도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SK종합화학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규모를 2025년 90만f, 2027년 250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종합화학은 자체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개발을 토대로 올해 1월 미국 브라이트마크와 열분해 기술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열분해 기술은 폐플라스틱을 열로 분해해 원료를 추출한 후 석유화학제품 원료 납사로 재활용하는 기술이다. SK종합화학은 지난 6월 캐나다 루프인더스트리와 지분투자를 통해 해중합 기술도 확보했다.

해중합 기술은 페트병과 폴리에스테르 원단 등을 이루는 분자 덩어리를 해체해 플라스틱 기초 원료로 되돌리는 재활용 방법이다.

금호석유화학 중앙연구소 연구원이 실험 물질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중앙연구소 연구원이 실험 물질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은 폐폴리스티렌을 열분해 처리해 얻은 친환경 원료 '재활용 스티렌(RSM·Recycled Styrene Monomer) 제조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금호석유화학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해외 업체와 RSM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RSM을 고성능 합성 고무 제품 SSBR에 적용해 '친환경 합성고무(SSBR)'를 만들어 국내외 타이어 제조업체와 신발 제조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LG화학은 폐플라스틱 자원의 선순환을 위해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부터 수거, 재활용까지 망라한 사업 모델을 만들어 국내외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있다.

이를 통해 LG화학은 오는 2024년까지 생분해성 고분자 플라스틱(PBAT)과 옥수수 성분의 폴리락타이드(PLA)도 상업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LG화학은 2028년까지 2조6000억 원을 투자해 충남 대산공장에 PBAT 공장 등 10개 공장을 차례대로 설립하기로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2024년까지 현재 페트(PET)의 연간 생산능력의 3분의 1인 11만t을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로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C-rPET는 폐 PET를 화학적으로 분해해 원료 물질인 단량체(BHET)로 만들어 이를 다시 페트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기계적으로 재활용이 어려운 유색 페트와 폴리에스터 폐의류를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에는 페트 설비 전체를 C-rPET로 바꾸고 페트·폴리프로필렌(PP) 등 100만t을 기계적 재활용 페트(M-rPET)·C-rPET와 같은 자원 선순환·리사이클 소재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업계가 최근 ‘지속 가능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전 사업에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며 "이에 따라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생산 공정이 대세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