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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체 양지화되나?…금융위, 21곳 우수 대부업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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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체 양지화되나?…금융위, 21곳 우수 대부업자 선정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 제도 도입
"서민을 대부업계로 내모나" 불만

자료=금융위원회이미지 확대보기
자료=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가 저신용자에게 원활한 자금공급을 지원하기 위해 아프로파이낸셜 등 21개사를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로 선정하면서 대부업체가 양지로 나오고 있다.

◇금융위, 우수 대부업체 21곳 발표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최고금리 인하 후속조치로 감독규정을 개정,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 제도를 도입했다.

선정 기준은 최근 3년간 위규사항이 없고, 저신용자 개인신용대출이 100억 원 이상 또는 대출잔액 대비 비중이 70% 이상인 경우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된다.

선정된 21곳은 아프로파이낸셜대부와 리드코프, 태강대부, 에이원대부캐피탈, 바로크레디트대부, 밀리언캐쉬대부, 스타크레디트대부, 유아이크레디트대부, 골든캐피탈대부, 오케이파이낸셜대부 등이다.

금융위는 이들 업체에 대해 은행 차입 허용과 온라인 대출중개 플랫폼의 대부상품 중개서비스 출시 허용, 총자산한도 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번에 선정된 21개 업체에 대해 정기적으로 유지 요건을 점검, 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공급이 원활히 지속되도록 유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유지 요건은 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60% 또는 금액을 신청시점 대비 90% 이상을 유지하고, 저신용자 만기시 연장승인율을 직전 반기보다 90%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 제도가 시장에 안착돼 저신용대출 공급 여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인센티브 도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반기별로 추가 신청 수요를 받아 우수 대부업자를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민을 대부업계로 내모나" 불만


금융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정부가 1800조원대를 돌파한 가계대출을 줄이겠다며 은행과 저축은행, 카드, 보험사에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 드라이브를 걸면서 한쪽에선 대부업체엔 규제를 완화해 주는 게 모순적이라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부업체가 언제부터 서민금융의 아이콘이었냐"며 "은행 같은 제도권 금융은 때려잡으면서 고금리로 폭리를 취하는 대부업체는 지원사격해 주다니 대출 실수요자들을 코너로 내모는 격"이라고 말했다.

대부업 이용자의 1인당 평균 대출액(지난해 말 기준 1047만원)이 크지 않지만, 최근 같은 대출 절벽 상황에선 고신용자들도 부동산 거래 자금을 급하게 메꾸기 위해 대부업체에 의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민섭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 연구위원은 "서민들이 사채 시장으로 내몰리지 않게 대부업계가 받아주라는 정책 취지는 좋지만, 결과적으로 고금리를 챙기는 대부업체 배만 불려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대부업체에 자금 조달을 해줘야 할 은행권도 현 상황이 달갑지 않다. 대부업체의 전주 역할을 한다는 오명을 쓰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산업은행의 자회사 산은캐피탈은 국정감사 때마다 '대부업체의 돈줄 역할을 한다'는 비판에 시달리다 내년부터 신규 대부업 대출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대부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 다른 업권의 협조를 구해낼 수 있을지 염려된다"며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