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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 냈지만…'대출총량 관리' 비상 걸린 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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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 냈지만…'대출총량 관리' 비상 걸린 저축은행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가 금융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저축은행과 보험, 카드사 등 제2금융권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이미지 확대보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가 금융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저축은행과 보험, 카드사 등 제2금융권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가 금융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저축은행과 보험, 카드사 등 제2금융권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달 법정 최고금리가 낮아지면서 중금리시장 대출에 열을 올린 저축은행업계는 대출한도 축소가 예고되면서 영업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모습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OK·웰컴·페퍼·한국투자 등 5대 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여신잔액은 32조281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 29조7838억원에서 2조4981억원(8.3%) 증가했다. 직전분기 여신증가액이 1조3723억원(4.8%)임을 고려하면 2배 가팔라졌다. 최근 1년 동안 한 분기에 8% 넘게 여신 잔액이 늘어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저축은행들은 매주 각사 가계대출 잔액을 금융당국에 송부하고 있다. 당국은 지난 6월부터 저축은행에 중저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증가율을 전년 대비 21%에 맞추라고 주문했다. 시중은행 옥죄기로 2금융권에 풍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해서다. 중저신용대출은 신용평점 하위 50%(820점 이하)를 위한 대출을 말한다.

시중은행이 5-6% 선에 맞춰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여유 있어 보이는 수치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당국은 저축은행에 중저신용대출 확대를 주문한 뒤 총량 관리 목표치를 제시했다. 여기에 중저신용대출 실적도 반영하기로 하면서 21%가 목표가 됐다.

당국은 중금리대출 확대방안을 발표할 당시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시사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구체적인 방침이 없어 혼란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런 이유로 저축은행들은 연말까지 공격적인 영업은 물 건너갔다고 보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금리를 낮춘 데다가 총량 규제로 영업 조정도 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당국이 제시한 총량을 거의 채우거나 이미 넘긴 저축은행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채권 매각에 나선 뒤 한도 여유가 생기는 만큼 추가 영업을 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분기별 연체율, 건전성 등을 감안해 채권을 정리하는데, 한도가 빠듯할 경우 이전 같으면 정상채권으로 봤을 채권도 정리에 나설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다중채무자 등이 거론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를 낮춰서 중금리대출을 유도하고 서민금융에 이바지하도록 2금융권에서 도와달라고 해놓고 총량을 묶는 바람에 사실 규제 완화 이런 건 의미가 없어졌다"며 "모든 저축은행이 21% 맞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 겉으로 내색은 못하지만 내부적으로 굉장히 답답해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일부 저축은행들의 대출 제한 시행 이후 서둘러 돈을 빌리려는 가수요가 확연히 늘었다"면서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계속되고 있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올린 만큼 중장기적으론 대출 수요가 줄고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