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촤완무시, 미소시루, 교쿠...오마카세 열풍에 따라붙은 일본어

공유
0

촤완무시, 미소시루, 교쿠...오마카세 열풍에 따라붙은 일본어

[고운 우리말, 쉬운 경제 23] 음식, 유통업계까지 가세한 ‘우리말 파괴’

이미지 확대보기
‘오마카세’ 열풍에 한식, 양식, 디저트, 미용업계에 이어 대형 유통업체까지 가세했다. 홈플러스가 추석 선물세트로 50만 원대 한우 오마카세 상품을 선보였다.

오마카세는 일본어 ‘맡기다’라는 마카세루(任せる)의 명사형 마카세(任せ) 앞에 존경의 의미 오(お)를 붙인 말이다. 정해진 메뉴가 아닌 그날그날 재료에 따라 주방장 재량으로 요리를 내놓는다.
우리말로는 ‘주방특선’, ‘주방장특선’이 떠오른다. 이 요리를 많이 찾는 젊은 층에서는 ‘맡김차림’이라고 좋은 표현을 제시했다. 무엇을 써도 ‘오마카세’ 보다 낫다.

오마카세는 스시(초밥) 등을 판매하는 일본 식당 코스 요리가 원조다. 보통 주방장(셰프)을 마주 보고 앉아 즉석에서 만드는 요리를 하나하나 먹는다. 요리에 대한 뒷얘기를 들으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신선한 재료로 만든 요리가 하나씩 나와 ‘대접받는다’는 느낌으로 만족도가 높다.

이 오마카세가 일식을 넘어 한식, 양식, 디저트, 미용업계 심지어 유통업계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야말로 우리말을 파괴하는 일본어 열풍이다.

문제는 오로지 일본어가 따라붙었다는 것이다.

“요리는 10가지 전후로 나옵니다. 먼저 ‘차완무시’로 시작됩니다. 찜 요리, 숙회, 미소시루, 나마마구로 사시미 등이 나오고 갑각류, 조개류, 장어 초밥 등이 뒤따릅니다. 스시를 다 먹고 나면 교쿠가 제공되고 식사로 우동, 모밀, 청어 국수 중 한 가지 이후 디저트로 마무리됩니다.”

보통 오마카세 식당에서 들을 수 있는 말이다. 그나마 흰 살 생선(시로미), 등 푸른 생선(히카리모노), 갑각류(카니(게), 에비(새우)), 조개류(아와비(전복), 카키(굴)), 장어 초밥(우나기 스시), 청어 국수(니싱 소바)가 한국어로 섞어 있는 게 다행일 정도다.
촤완무시(茶椀し, ちゃわんむし) 는 부드러운 달걀찜이다. 우리말로 달걀찜이 있는데도 굳이 이 말을 쓴다.

미소시루는 일본 된장국이다. ‘미소(みそ)’는 된장, ‘시루(しる)’는 즙(汁)이란 뜻의 단어가 합쳐진 말이다. ‘마마구로’는 생참치다. 교쿠는 정식 명칭이 ‘다마고 야끼’다. 우리말로 달걀구이다. 일본 요리 디저트(후식)에서 빠지지 않는다. 단순한 달걀구이가 아닌 카스텔라 촉감의 ‘달걀구이’다.

한국에서 스시(초밥) 식당 가서 일본어를 모르면 굶을 수 있는 일이 벌어지는 날이 머지 않았다. 다음은 오마카세 관련 일본 용어다.

이미지 확대보기

오마카세에서 ‘오’를 빼면 ‘마카세’만 남는데, 우리말 ‘맡기다’와 어딘지 모르게 닮았다. 혹시 ‘마카세’는 우리말 ‘맡기다’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한글 전문가가 아닌 기자가 물음표를 던져본다.

감수 : 황인석 경기대 교수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