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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가 아이스크림 기계 때문에 美 FTC 조사 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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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가 아이스크림 기계 때문에 美 FTC 조사 받는 이유

미 FTC가 조사에 착수한 맥도날드 매장 전용 아이스크림 기계 ‘C606’. 사진=테일러이미지 확대보기
미 FTC가 조사에 착수한 맥도날드 매장 전용 아이스크림 기계 ‘C606’. 사진=테일러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미국을 대표하는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날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FTC는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것으로 독과점과 불공정거래를 규제하는 연방 정부기관이다.

무슨 문제가 있길래 미국의 대표적인 규제당국에서 맥도날드에 대한 조사에 나선 것일까.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FTC가 조사에 나선 대상은 다름 아닌 맥도날드 전용 아이스크림 기계다.

◇애물단지 된 아이스크림 기계

MC브로큰닷컴(mcbroken.com) 홈페이지. 사진=MC브로큰닷컴이미지 확대보기
MC브로큰닷컴(mcbroken.com) 홈페이지. 사진=MC브로큰닷컴


WSJ에 따르면 FTC는 지난 초여름부터 맥도날드의 아이스크림 기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 기계는 제대로 작동하는 경우보다 고장난 경우가 더 많다고 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제품이라고 WSJ는 전했다.

WSJ에 따르면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맥도날드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들도 하소연해왔다. 시도 때도 없는 고장 나는 것은 물론이고 수리하는 것도 까다로운데다 영업이 끝나면 밤을 새다시피 하면서 청소 작업을 하는게 일이었다는게 점주들의 불만이었다.

오죽하면 어떤 엔지니어가 미국 전역의 맥도날드 매장 가운데 어느 곳의 아이스크림 기계가 고장났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는 ‘MC브로큰닷컴(mcbroken.com)’이란 추적 사이트까지 만들어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문제의 아이스크림 기계는 맥도날드 대표 아이스크림 ‘맥플러리’를 만들어내는 장비로 아이스크림 기계 전문업체 테일러가 맥도날드 매장 전용으로 설계해 납품해왔다.

◇문제의 살균 공정

이 아이스크림 기계가 잦은 고장을 일으키는 가장 큰 이유는 자동세척 장치에 있다.

이 제품에는 위생을 위해 기계 안에 저장돼 있는 유제품과 이 제품의 이동 경로를 고온으로 살균하는 자동세척 장치가 들어 있는데 이 장치를 돌리는데 걸리는 시간이 무려 4시간이나 되기 때문.

미국 독립언론인이자 유튜버인 조니 해리스에 따르면 “살균을 위한 이 자동세척 장치를 돌리는 중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 기계 자체에서 ‘살균 가열 공정 실패’라는 메세지만 뜬 뒤 아예 기계가 멈추는 경우가 흔하다”고 주장했다.

왜,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는 전혀 알려주지 않고 그저 가열 공정이 실패했다는 메세지만 반복적으로 뜨면 급해진 매장에서는 당연히 이 공정을 다시 시도하게 되고 원래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채 공정이 시도되지 다시 실패할 수 밖에 없고 결국 기계는 다시 작동을 멈추는 과정이 되풀이되고 점주는 별 수 없이 테일러 측에 AS를 요청하게 된다는 것.

더 놀라운 점은 테일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테일러의 전체 매출에서 이런 식의 AS로 발생하는 매출이 25%나 된다는 사실이다. WSJ에 따르면 이 아이스크림 기계로 만드는 아이스크림 제품으로 맥도날드가 거둬들이는 매출은 전체 디저트 매출의 60%에 육박한다.

◇맥도날드 “왜 우리가 조사 대상인지 의문”

WSJ에 따르면 FTC는 맥도날드 측이 문제의 아이스크림 기계를 비롯한 자재 및 장비 공급업체들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매장 점주들이 얼마나 큰 불편을 겪고 있는지 등에 관한 실태도 아울러 조사하고 있다.

다만 FTC는 맥도날드 측에 보낸 서한에서 “아직 예비 조사 단계에 있으며 구체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발견한 것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 측은 USA투데이와 서면 인터뷰에서 “최상의 품질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맥도날드가 FTC 조사의 중심에 서 있을 이유가 없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맥도날드 대표 아이스크림 ‘맥플러리’. 사진=맥도날드이미지 확대보기
맥도날드 대표 아이스크림 ‘맥플러리’. 사진=맥도날드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