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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 "넷플릭스를 찢었다"…드라마 'D.P' 반응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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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 "넷플릭스를 찢었다"…드라마 'D.P' 반응 폭발

군필자 공감대 형성…군대·사회 전반 폭력문제 다뤄
아시아 지역 순위권…미국·유럽 매체 호평 쏟아져

드라마 'D.P'. 사진=넷플릭스이미지 확대보기
드라마 'D.P'. 사진=넷플릭스
지난달 2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D.P'에 대한 국내외 반응이 뜨겁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의 콘텐츠 순위를 집계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3일 기준 'D.P'는 넷플릭스 드라마 순위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군대라는 특수한 집단의 이야기를 다룬 것을 고려하면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이 이어지는 셈이다.
'D.P'는 2014년을 배경으로 헌병대 내 탈영병 체포조(D.P)로 배치받은 병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탈영병의 이야기와 함께 군대 문화를 신랄하게 묘사해 남성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실제 D.P병으로 복무한 김보통 작가의 웹툰 'D.P 개의 날'을 원작으로 한 'D.P'는 2014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2014년은 윤 일병 사망사건과 강원도 고성 22사단 총기난사 사건이 있었던 해다. 군 내 기강해이가 극에 달했던 해를 배경으로 삼으면서 이 드라마가 지향하는 바를 명확하게 하고 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탈영병들은 대부분 가혹 행위로 인해 탈영했다. 여기에 시즌 전체를 아우르는 결정적 사건 역시 가혹행위에서 비롯됐다. 드라마를 본 군필자들도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의 군대 경험담을 풀어놓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대부분 군대에 가혹행위가 최근까지도 있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2014년 전후에 대한 이야기들이 상당수다.

시즌1의 마지막 화인 6화의 제목은 '방관자들'이다. 끔찍한 가혹행위의 방관자로 드라마 속 대부분의 인물들과 그 상황을 지켜보는 시청자들까지 지목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군대 안에 머물지 않겠다는 선언과 같다.

굳이 이 드라마는 2014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2019년부터 군대 내 휴대폰 반입이 허용됐고 이로 인해 자살률이 크게 감소했다는 통계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군입대에도 자가격리 기간이 생겼다. 이때 병사들은 열악한 자가격리 환경을 휴대폰으로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로 인한 진상조사가 이어졌다. 휴대폰 반입으로 병사들이 겪는 고립감이 과거보다 줄었고 이는 폐쇄적인 군대문화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다시 말해 'D.P'의 군대는 '옛날 군대'가 돼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가 의미 있는 이유는 가혹행위와 부조리를 단순히 군대 안에 가둬두지 않기 때문이다. 부조리한 군 생활이 싫어서 탈영한 병사들이 등장하지만, 밖에서 그들이 마주하는 세상은 또 다른 부조리다.

흔히 "군 생활 짜증나지. 근데 밖에 나와봐라"라고 말하는 어른들의 말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는 부조리로 얼룩진 세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드라마 'D.P'. 사진=넷플릭스이미지 확대보기
드라마 'D.P'. 사진=넷플릭스

단순히 '꼰대'의 말로 치부하기에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학교폭력과 판교 모 IT기업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직장인을 잊을 수 없다. 'D.P'가 묘사하는 군대는 세상에 없을 수 있지만, 그것과 닮은 학교와 회사는 여전히 존재한다. 'D.P'는 그 지점을 바라보고 있다. 이 때문에 'D.P'는 남성 군필자들뿐 아니라 부조리한 집단을 경험한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다.

그러나 우선 'D.P'는 군대가 배경인 만큼 군필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담론을 낳고 있다. 'D.P'를 본 군 관계자들은 "2014년이라는 배경을 고려해도 다소 과장되게 묘사된 부분이 있다"며 "요즘 이 정도는 아니다"라는 주장을 한다. 대다수의 예비역들은 군 관계자의 이런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드라마가 군 문화에 대해 활발한 담론을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해외 시청자들의 반응도 재미있다. 'D.P'를 본 해외팬들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와 '봄밤',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으로 인기를 얻은 배우 정해인이 주인공인 군대 드라마라는 사실 때문에 송중기 주연의 '태양의 후예'를 기대했다가 신랄한 군대 묘사를 보고 '멘붕'에 빠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탄탄한 이야기와 속도감 있는 연출 덕분에 해외 시청자들 역시 몰입하며 드라마를 시청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해외 매체들은 'D.P'에 대해 배우의 호연과 사회적 이슈를 흥미롭게 풀어낸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포브스는 "군기 확립이라는 명목으로 극단으로 치닫는 현실을 포착했다"고 전했고 NME는 "어렵고 비극적인 주제를 연민과 감수성으로 잘 그려낸 김보통 작가와 한준희 감독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마땅하다"고 평가했다.

테크노트렌즈는 "정해인은 필요한 감정적 서사를 모두 보여주었다. 자신의 임무와 각 탈영병 사이에서 고민하는 준호를 훌륭하게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레져바이트는 "구교환을 발견할 수 있어 무척이나 기뻤다"고 호평했다.

또 영국 리뷰 사이트인 '레드 스테디 컷'에서는 5점 만점에 4.5점을 줬고 리뷰긱은 "가장 훌륭한 한국 드라마. 꼭 봐야 할 작품"라고 호평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D.P'의 인기에 힘입어 3일 조석봉 일병(조현철)의 모습을 담은 특별 포스터를 공개했다. 시즌1의 가장 핵심적인 캐릭터인 조석봉 일병의 슬픈 표정을 담은 이 포스터는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하고 있다.

'D.P' 스페셜 포스터. 사진=넷플릭스이미지 확대보기
'D.P' 스페셜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