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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가계부채 전쟁 선포"…저축은행, 신규 대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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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가계부채 전쟁 선포"…저축은행, 신규 대출 중단

시중은행에 이어 저축은행까지 신규 대출을 속속 중단하고 나섰다. 사진=유토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시중은행에 이어 저축은행까지 신규 대출을 속속 중단하고 나섰다. 사진=유토이미지
시중은행에 이어 저축은행까지 신규 대출을 속속 중단하고 나섰다. 강성 매파(통화기축 선호)로 알려진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더욱 강한 돈줄 죄기 정책을 예고하면서 눈치싸움에 들어간 금융사들의 추가 동참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도 잇따라 대출 취급을 중단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신용대출 일부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페퍼저축은행은 페퍼다이렉트론(6.9%~19.4%), 페퍼다이렉트론2(6.9%~19.9%), 페퍼루300(6.9%~8.0%) 등 신용대출을 취급해왔다.
한국투자저축은행도 지난달까지 판매해왔던 '홈전세론2(임대아파트담보대출)' 상품 판매를 최근 중단했다. 연 3.72~8.49%의 고정금리 대출로 최대 3억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이었다.

OK저축은행도 지난 5월 OK금리우대론에 이어 6월에는 미즈사랑주부OK론 등 4개 상품의 판매를 종료했다. 회사 전략적 측면에서 내린 결정이라는 설명이지만, 금융권 대출 중단에 따른 소비자 혼란을 가속할 것으로 우려된다.

고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취임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가계부채 대책과 관련해 추가로 필요한 것이 있는지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보완 방안을 만들고 있다"며 "1~2주 안에 단기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기 어려우므로 시간을 두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이 신임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이후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당국이 고강도 가계부채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고 위원장은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으로 재직할 당시 금리 인상에 대한 소수의견을 내는 등 '매파(통화긴축 선호)' 역할을 해왔다. 이 때문에 고 위원장이 취임하게 되면 향후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고삐를 죄는 데 더욱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고 위원장은 이날 취임식에서도 "최근 과도하게 늘어난 가계부채와 과열된 자산시장간의 상호 상승작용의 연결고리를 지금부터 우리가 어떻게 끊어내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서 발표한 대책의 효과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급증한 가계부채가 내포한 위험요인을 제거하는데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단 정부의 무차별적 '돈줄 죄기'에 실수요자들마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실수요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고 위원장은 가계대출 규제 관련 실수요자 대책에 대해서는 "가계부채 방안을 보완할 때 같이 들여다보겠다"며 "현재 여러 가지 대책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강한 규제관리 압박을 받는 건 맞지만 규제한다고 상품을 줄이거나 중단하면 그것 역시 당국의 지적을 받을 게 뻔하다"며 "공급 중단보다는 총량규제를 받지 않는 시장 내 중저신용자(중금리) 대출상품을 중점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