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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제작 ASML 장비 중국판매 계속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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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제작 ASML 장비 중국판매 계속 금지

네덜란드 ASML이 생산하고 있는 최첨단 반도체 제작에 필수인 노광장비. 사진=ASML이미지 확대보기
네덜란드 ASML이 생산하고 있는 최첨단 반도체 제작에 필수인 노광장비. 사진=ASML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워싱턴 정가에서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응해 네덜란드 ASML이 판매하는 N나노대의 반도체를 제작하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에 대해 중국 판매를 막는 문제를 견지하고 있다.

이 기계는 개발에 수십 년이 걸렸고 1대당 1억5000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든다. 고객에게 배송하려면 40개의 컨테이너, 20대의 트럭, 3대의 보잉 747이 필요할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한 부품으로 이뤄진 거대한 장비다.
이 장비는 최첨단 반도체 칩을 제조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장비이기에 트럼프 전 행정부는 지난 2019년 네덜란드 정부에 이 기계의 중국 인도를 차단하기 위해 로비를 성공적으로 했고, 바이든 행정부도 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ASML이 제작하는 EUV(극자외선) 노광장비의 성능


세계 굴지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EUV 노광장비 시스템 없이는 최첨단 칩을 제조할 수 없으며 이 장비는 네덜란드 ASML에서만 생산되고 있다.

‘반도체 굴기’에 나선 중국 입장에서는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다. 조지타운 대학의 안보 및 신흥 기술 센터의 연구 분석가 윌 헌트(Will Hunt)는 중국이 10년 이내에 유사한 장비를 만들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ASML은 1984년 전자 제품 거대기업인 필립스와 가전제품 제조업체가 만든 독립 기업으로 리소그래피(lithography)라는 공정과 관련된 칩 제조 장비의 최대 공급 업체가 되었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리소그래피를 사용해 칩 회로 패턴을 실리콘 웨이퍼에 반복적으로 투사한다. 트랜지스터와 개별 칩에 추가할 수 있는 다른 구성 요소가 작을수록 더 강력해지고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1997년 ASML은 극단적인 자외선 또는 EUV의 사용 변화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빛은 기존의 리소그래피로 가능한 것보다 훨씬 작은 회로를 만들 수 있는 초소형 파장을 가지고 있다. 이후 이 회사는 1990년대 후반부터 80억 달러의 비용이 드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기계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ASML은 독일의 거울을 사용하여 고급 기계를 조립하고 레이저로 납 방울을 폭파하여 빛을 생산하는 샌디에고에서 개발된 하드웨어를 사용하고 주요 화학 물질과 구성 요소는 일본에서 온다. 독일과 미국, 일본의 최첨단 기술을 활용해 장비를 만들고 있다. 세계화의 산물이다.

ASML 파트너는 벨기에 Imec 연구센터와 미국 컨소시엄인 세마테크, 인텔, 삼성전자 및 TSMC 등으로 이들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개발 자금을 조성했다.

ASML 장비는 효과적으로 컴퓨터 및 기타 디지털 장치의 두뇌 역할을 하고 있는 칩에 대해 생산하고 있다. 일본, 미국, 독일의 전문 지식과 예비 부품을 이용한 이 3개 대륙의 개발 및 생산은 공급망이 얼마나 글로벌한지를 상기시켜준다.

리소그래피 기계는 일반적으로 렌즈를 통해 빛을 집중하여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투사한다. 그러나 작은 EUV 파장이 유리에 흡수되므로 렌즈가 작동하지 않는다.

빛을 연출하기 위해 새 리소그래피는 작은 파장을 더 잘 반영하기 위해 복잡한 레이어가 결합된 거울이 필요했다. 이에 175년 역사를 가진 독일 광학 회사이자 오랜 파트너인 자이스 그룹이 참여했다. 극한의 자외선을 처리하는 2톤 프로젝션 시스템이 있으며, 이온 광선을 사용하여 결함을 제거하는 정교한 로봇 공정에서 몇 달 동안 접지, 연마 및 코팅된 특수 모양의 거울 6개가 있다.

새로운 시스템은 또한 회로의 설계를 투사하는 스텐실처럼 작동하는 포토 마스크라는 재설계된 구성 요소뿐만 아니라 빛에 노출될 때 이미지를 생성하는 웨이퍼에 저장된 새로운 화학 물질이 필요한데 이를 일본 기업들이 대부분 공급한다.

ASML은 2017년에 상용 EUV 모델을 도입한 이래 100대를 판매했다. 구매자는 주로 삼성과 TSMC였다. 최근에는 인텔과 IBM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ASML은 초기에 자금과 기술 부족을 ‘공동 지식 네트워크’라는 것을 통해 성사된 점을 강조하고 있다. 모든 분야를 다 잘하려 들기보다는 특정 분야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잘 융합해서 최첨단 장비를 만들 수 있었음을 강조한다.
ASML이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최근 개교한 캠퍼스. 사진=ASML
ASML이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최근 개교한 캠퍼스. 사진=ASML


◇중국 단독으로는 노광장비 제작 어려워


반도체 도약을 달성하고자 하는 모든 국가들은 ASML이 제작한 최첨단 노광장비 제작 과정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여기에는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도 당연히 포함된다.

미 의회는 외국 칩 메이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50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할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미 연방 정부, 특히 국방부나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미국의 주요 칩메이커 대만에 대한 의존과 함께 대만이 지정학적으로 중국과 근접하고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과 반도체 산업협회는 올 봄 미국의 독립적 칩 공급망 조성에 최소 1조 달러가 필요하며 칩과 제품의 가격이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역시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고 지난 10여 년간 천문학적 자금을 투여했지만 독자적으로 최첨단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공급망을 육성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

한 국가가 독자적으로 모든 반도체 칩 제조공정을 조성한다는 목표는 누구에게나 완전히 비현실적이다.

한편,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2019년부터 중국에 대한 수출 제한을 진행하고 있다. ASML 매출의 약 15%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지만 회사의 존립을 위해 ASML은 미국을 위시한 서방의 요청을 수용하고 있다.

미국 인공지능 국가안보위원회는 지난 3월 의회와 대통령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통해 ASML에서 생산하는 노광장비 외 다른 최첨단 장비에 대한 중국 수출 통제 확대를 제안했다.

미 의회가 자금을 지원하는 이 단체는 중국이 인공지능을 통해 미국에 대응하는 첨단 군사무기를 제작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ASML에서 판매하는 장비의 중국 수출을 막으려는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