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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국인에 다시 빗장 걸어잠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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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국인에 다시 빗장 걸어잠근다

스웨덴 정부의 코로나 관련 입국자 규제 관련 발표문. 사진=스웨덴 정부이미지 확대보기
스웨덴 정부의 코로나 관련 입국자 규제 관련 발표문. 사진=스웨덴 정부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최근 들어 다시 크게 악화되면서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미국 출신 여행객을 대상으로 빗장을 다시 걸어잠그기 시작했다.

그리스를 위시해 관광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관계로 여름철 휴가 시즌이 중요한 나라들을 중심으로 지난 봄부터 미국 여행객에 대한 입국 규제를 완화하고 나섰지만 미국에서 델타 변이의 창궐에다 돌파 감염자까지 크게 증가하는 모습에 열었던 문을 닫는 EU 국가들이 최근에는 앞다퉈 미국인에 대한 문을 닫기 시작했다고 CNN 등 외신이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덜란드·스웨덴 첫번째 빗장


가장 먼저 미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다시 빗장을 걸어잠근 나라는 네덜란드와 스웨덴이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날 낸 발표문에서 “미국을 ‘코로나 고위험국’으로 다시 지정한다”며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가 아니라면 미국인 여행객의 입국을 오늘부터 규제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인의 경우도 입국 후 10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거쳐야 한다고 네덜란드 정부는 설명했다.

그동안 미국인의 입국을 허용했던 스웨덴 정부도 지난 2일 발표문을 내고 이스라엘, 코소보, 레바논 등과 함께 미국을 고위험국 명단에 새로 넣었다. 스웨덴은 “백신 접종을 완료했든 하지 않았든 관계없이 여행 목적으로 스웨덴에 입국하려는 미국인에 대해서는 입국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관광대국인 이탈리아도 가장 먼저 빗장을 열었던 국가에 속하지만 미국인 입국자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 지난달 31일부터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 없이 PCR 음성확인서를 비롯한 코로나 음성판정 결과를 제시하지 못하면 미국인 여행객을 비롯한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규제하기로 했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입국자는 5일간의 자가격리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덴마크 역시 4일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을 코로나 위험국가로 다시 분류한다고 밝혔다. 덴마크 정부는 “그동안 코로나 음성 판정 기록만 제시하면 입국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인 여행객의 경우에만 입국이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EU 집행위, 3개월만에 입장 바꿔

미국인 여행객에 대한 빗장을 다시 걸어잠그는 나라가 EU 지역에서 생겨나는 이유는 EU 집행위원회가 지난달 30일 미국을 비롯한 5개국을 코로나 위험국으로 다시 분류한데 따른 조치다.

반면에 EU는 한국, 싱가포르, 일본, 캐나다, 뉴질랜드 등 코로나 위험도 낮아졌다고 평가한 18개국에 대해서는 입국 규제를 완화했다.

EU 집행위가 이처럼 입장을 선회한 것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지난 4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EU 회원국 27개국은 유럽의약품청에서 승인을 받은 백신을 접종한 모든 이를 조건 없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힌데 이어 EU가 6월 미국 여행객에 대한 입국 규제를 공식 해제한지 3개월만의 일이다. 불과 몇 달 사이에 상황이 다시 반전되고 있는 셈이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국의 전체 인구 대비 코로나 백신 접종 완료율이 52%를 맴돌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현재 하루 15만명 수준을 기록, 지난 1월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 사진=CNN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추이. 사진=CNN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