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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저축은행,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하반기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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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저축은행,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하반기 전망은?

대형 저축은행들이 신용대출 수요 증가세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자료=저축은행중앙회
대형 저축은행들이 신용대출 수요 증가세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자료=저축은행중앙회
대형 저축은행들이 신용대출 수요 증가세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기준금리 인상,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까지 실적 호조세가 이어지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5대 저축은행, 상반기 이자수익 확대


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193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1년 전(1336억 원)보다 44.9% 늘어난 수치다. OK(1483억 원, +53.8%), 한국투자(383억 원, +20.1%), 웰컴(707억 원, +18.2%), 페퍼(372억 원, +313.3%) 등 다른 대형 저축은행들도 두 자릿수 이상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가장 많은 곳은 SBI저축은행이다. SBI저축은행은 19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1336억원 대비 600억원(45%) 늘었다. 가장 많은 증가율을 보인 곳은 페퍼저축은행이다. 페퍼저축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72억 원으로 전년 동기 90억 원 대비 282억 원(313%) 증가했다.

OK저축은행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4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964억 원 대비 519억 원(54%) 늘어났으며, 웰컴저축은행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707억 원으로 전년 동기 598억 원 대비 109억원(18%) 늘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319억원 대비 64억 원(20%) 증가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 등 현상으로 대출 수요가 증가한 것이 저축은행들의 실적 대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중금리 대출 관련 이자 수익이 대거 늘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대출을 조인 데에 따른 풍선효과도 톡톡히 누렸다는 평가다.

실제로 저축은행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상반기 대출채권 자산은 총 92조7631억 원으로 작년 말(9조975억원) 대비 7.3% 증가했다. SBI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1조 8539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9조8351억 원의 총자산을 기록한 OK저축은행도 최근 총자산 1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3분기 이후 대출 영업 제한…성장률 우려


업계는 이 같은 호실적이 하반기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한다. '가계부채와의 전쟁'을 선포한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이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 대출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국은 최근 저축은행업계에 대출 한도를 차주의 연봉 이내로 제한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도 더 들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자금조달 방편이 고객의 예금으로 제한돼 있다. 그런데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하면서 시중은행들도 0.2~0.3%가량 예금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 예금으로 이탈이 가속화되면 추후 예금금리를 올려서라도 고객을 잡아야한다.

아울러 7월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기존 24%에서 20%로 인하됐는데 저축은행들이 이를 소급 적용한 만큼 기존 20%가 넘었던 대출에서 발생했던 수익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는 적극적인 대출 영업을 통해 호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면서도 "3분기 이후부터는 대출 영업이 제한되고, 조달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상반기만큼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