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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삼성전자 美 2호 파운드리 공장, 텍사스주 '테일러'로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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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삼성전자 美 2호 파운드리 공장, 텍사스주 '테일러'로 가닥

미국 텍사스주 윌리엄스 카운티 소재 테일러시의 모습. 사진=오스틴비즈니스저널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텍사스주 윌리엄스 카운티 소재 테일러시의 모습. 사진=오스틴비즈니스저널
삼성전자의 미국 2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부지가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1호 파운드리 공장에서 머지 않은 소도시 테일러로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6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과 테일러프레스를 비롯한 현지언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약 20조 원)를 투자해 미국에서 두 번째로 짓기로 한 파운드리 공장의 부지를 텍사스주 윌리엄슨 카운티의 테일러로 내부적으로 확정하고 부지 선정과 관련한 행정 절차를 마무리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한때 삼성의 미국 2호 파운드리 공장 부지로는 한때 트래비스 카운티의 오스틴시가 유력하게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저울질 끝에 결국 테일러시로 가닥이 잡혔다.

텍사스주 주도인 오스틴은 삼성전자의 미국 내 유일한 파운드리 공장이 지난 1997년부터 가동되고 있는 곳이고 테일러는 오스틴에서 약 40km 떨어진 소도시다.

이 소식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가 미국내 공장을 6곳으로 늘리겠다고 밝힌 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아시아에 내준 반도체 패권을 되찾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미국 최대 종합반도체기업 인텔도 반도체 공장 2곳을 신설하겠다고 최근 밝힌 상황에서 전해지는 것이어서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오스틴, 애리조나, 뉴욕주 등과 경합 끝에

테일러는 오스틴과 아울러 삼성전자가 그동안 2호 파운드리 공장 부지로 유력하게 검토해온 지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삼성은 모두 텍사스주에 속한 이들 지역 외에 애리조나주와 뉴욕주에서도 미국내 두 번째 파운드리 공장 부지를 물색해왔다.

그러나 삼성은 공식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고 있으나 테일러시가 가장 매력적인 세제감면 방안을 제시하면서 2호 파운드리 공장 부지로 테일러시를 유력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오스틴비즈니스저널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테일러시 위원회와 윌리엄슨 카운티 위원회가 8일 연석으로 특별 운영위원회 회의를 열겠다고 예고한 사실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오스틴비즈니스저널은 “삼성전자는 테일러시로 기울어졌다는 일부 보도가 사실인지 확인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부인했다”면서도 “그러나 삼성전자는 그러면서도 여러 지역이 2호 파운드리 공장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고 각 후보 지역에서도 공장 유치를 위해 부산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윌리엄슨 카운티와 테일러시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밝혀왔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의 2호 파운드리 공장 유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진 미국내 여러 지역 가운데 시와 카운티 최고 행정집행 기관에서 공장 부지 승인 과정으로 보이는 회의를 소집한 것은 테일러시와 윌리엄슨 카운티가 처음이다.

◇테일러시가 제시한 세제감면 혜택

테일러시 및 윌리엄슨 카운티 운영위원회 연석 특별회의 개최 공고문. 사진=테일러시이미지 확대보기
테일러시 및 윌리엄슨 카운티 운영위원회 연석 특별회의 개최 공고문. 사진=테일러시

테일러시 위원회가 홈페이지에 올린 특별 회의 개최 공고에 따르면 8일 개최되는 회의에 올라온 안건은 삼성전자가 테일러시가 미국 2호 파운드리 공장 부지를 제공하는 것을 지지하고 브랜트 라이델 시장이 삼성 측과 부지 선정과 관련한 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승인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하는 일이다.

이 결의안에 따르면 테일러시는 삼성전자가 테일러에 공장을 짓는 대가로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부지에 대해 첫 10년간 재산세의 92.5%, 그 다음 10년간 재산세의 90%, 또 그 다음 10년간 재산세의 85%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테일러시가 첫 10년 동안 삼성전자가 제공할 세제감면 혜택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3억1400만 달러(약 36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테일러시는 이밖에 삼성전자가 그동안 부지 검토 과정에 들인 비용도 보상해주겠다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오후 5시 테일러 ISD 이벤트 센터에서 시작될 예정인 회의에서는 라이델 시장과 테일러시 4개 지역을 대표하는 시 위원회 위원 4명, 빌 그레이블 카운타 판사를 비롯해 윌리엄슨 카운티 4개 지역을 대표하는 카운티 위원회 위원 4명 등은 이 결의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한 뒤 별 이견이 없으면 채택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회의는 일반에 공개된 가운데 진행돼 사실상 청문회 역할도 하게 된다.

테일러프레스는 “이날 회의가 끝난 뒤 중대한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2호 파운드리 공장 이르면 내년 1분기 착공


삼성전자가 최종적으로 테일러시와 부지 선정에 합의할 경우 2호 파운드리 공장이 들어설 부지의 크기와 공장 건설 계획에 대해서는 대략적인 윤곽이 드러나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7월 테일러 독립교육구(ISD)에 제출한 공장 부지 신청서에 따르면 삼성이 희망하는 테일러시의 부지는 1188에이커(약 145만평) 규모로 이는 남서쪽으로 40km 떨어져 있는 삼성전자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보다 크다.

삼성은 이르면 내년 1분기부터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4년 완공한 뒤 2024년말께부터 가동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이 공장의 가동으로 주변 지역 경제에 기여하게 될 신규 일자리는 최소 1800명으로 추산된다.

ISD는 미국의 독특한 자치기관으로 교육구 역할도 하면서 시와 아울러 외국 기업이 시에 생산시설을 지을 경우 승인을 거쳐야 하는 사실상 행정기관의 역할도 한다.

미국 텍사스주 주도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텍사스주 주도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