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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테일러市 파격 혜택…불 붙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투자 유치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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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테일러市 파격 혜택…불 붙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투자 유치戰

테일러市 "稅 90% 감면"...삼성전자 美 공장 부지 선정 속도 내나
반도체 품귀에 파운드리 업계 공격 투자...이 부회장 사면돼야 美출장 통한 최종 결정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 사진=삼성전자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가 설비 확충 등 공격경영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후보지 선정이 속도를 내고 있다.

유력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는 텍사스주(州) 테일러시(市)가 삼성전자에 향후 20년간 재산세를 최대 90% 감면하겠다는 구체적인 조건을 최근 내걸어 눈길을 끈다.
이에 따라 파격적인 제안을 한 테일러시 등 미국 주요 투자지역의 제안을 검토해 삼성전자가 조만간 최종 결정을 할 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는 게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이다.

美 텍사스州 테일러市 "삼성전자에게 재산세 20년간 90% 줄여주겠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170억달러(약 20조 원)를 투자해 신설하는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지 선정을 두고 미국 후보 도시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미국 현지 지역매체 테일러프레스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 윌리엄슨 카운티와 테일러시는 지난 8일(현지시간) 합동회의를 열고 삼성전자에 대한 세금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들 도시는 삼성전자가 2026년 1월 말까지 170억 달러(20조 원)를 투자해 600만 평방피트(약 17만 평) 규모의 반도체 제조공장을 건설하면 약 2000명에 달하는 정규직 일자리가 생긴다는 점에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윌리엄슨 카운티는 처음 10년간 납부한 재산세의 90%를 환급하고 이후 10년간 85%를 환급하는 인센티브를 삼성전자에 제공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또 다른 후보지 애리조나주의 굿이어와 퀸크리크, 뉴욕주 제네시카운티 등 다른 지역의 파격적인 제안도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은 "테일러시가 최근 결정한 내용은 삼성전자의 향후 투자 결정을 위한 참고사항이며 아직 후보지가 결정되지 않았다"며 "다른 지역 조건도 면밀하게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품귀 빚자 파운드리 업계 공격적 투자


삼성전자는 미국내 투자 지역 발표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파운드리 경쟁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로 '물량 공세'를 예고해 삼성전자로서도 미국 공장 부지에 속도를 낼 수 밖에 없다.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은 지난 7일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하며 950억 달러(약 110조 원)를 투자하겠다는 야심찬 발표를 했다.

이에 질세라 대만 반도체업체 TSMC는 지난 4월 애리조나주 공장 건설에 3년간 1000억 달러(약 116조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미국 제재로 어려움을 겪던 중국 SMIC도 미국 투자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컴퓨터, 자동차, 가전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가 급증해 품귀 현상이 일어나자 파운드리 업체들이 잇따라 공장 증설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지난 2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업체 상위 10위 기업 매출이 올해 1분기에 비해 6.2% 증가한 244억 달러(약 28조4200억 원)로 8분기 연속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TSMC는 세계 1위를 지켰지만 점유율은 52.9%로 소폭(1.6% 포인트)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0.1%포인트 하락한 17.3%로 2위다. 이어 대만 UMC(7.2%), 미국 글로벌파운드리(6.1%), 중국 SMIC(5.3%), 중국 화홍반도체(2.6%), 대만 PSMC(1.8%), 대만 VIS(1.4%) 순이다.

미국 인텔의 투자 행보는 놀랄만하다.

인텔은 유럽에 반도체 공장 두 곳을 건설하는 등 10년 동안 총 950억 달러(약 110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인텔은 지난 3월 235억 달러(약 27조3000억 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공장 2곳을 짓고 뉴멕시코주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지난 7월 300억 달러(약 34조 원)를 투자해 세계 4위 파운드리 업체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협상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 계획까지 합치면 인텔은 올해에만 파운드리 시장 패권 도전에 약 1485억 달러을 베팅한 상태다.

대만 TSMC도 대만 가오슝에 7나노 공장 6곳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며 미국에 120억 달러(약 14조 원)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대규모 설비 투자를 검토 중이다. 최근에는 독일에 파운드리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세계 3위 대만 UMC는 최근 대만 남부 파운드리 공장 증설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36억 달러(약 4조2000억 원)가 투입되는 이번 증설 작업은 내년 2분기에 완료될 예정이다.

5위인 중국 SMIC도 중국 상하이 자유무역 시험구에 8억7000만 달러(약 10조2700억 원)를 투자해 신규 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과감한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이재용 부회장 사면돼야 미국 출장 통한 최종 결정 이뤄질 듯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대만은 물론 인텔 등 미국 반도체업체와의 경쟁에서 파운드리 분야에서 세계 1위를 거머쥐려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모두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13일 가석방됐지만 미국에 가지 못하는 신세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취업제한(형 종료후 5년) 조치에 뇌물과 횡령 논란에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 측은 최근 미국 출장을 위해 비자 발급까지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을 떠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출국이 불발된 배경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진보단체가 이 부회장의 취업제한 시비를 걸고 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 국가 이익과 삼성전자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 부회장이 경영 최일선에서 광폭 행보를 할 수 있는 사법적인 제한이 사라져야 한다"며 "이 부회장이 사면되지 않는 한 미국내 투자가 확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