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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깊어진다...유럽·중국 등 에너지 가격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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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깊어진다...유럽·중국 등 에너지 가격 급등

미국 한 주유소에서 운전자가 자신의 자동차에 주유를 학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한 주유소에서 운전자가 자신의 자동차에 주유를 학 있다. 사진=로이터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부르고 있다. 물가는 오르고, 경제는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대표적인 사례는 1970년대 '오일쇼크'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속한 세게 경기 회복세 속에 석유 공급 확대가 지연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뛰고 있어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에너지 수요가 많은 북반구 겨울이 가까워지고 있어 유가 상승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은 점점 고조될 전망이다.

유럽 에너지 가격은 이미 수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중국도 에너지 부족 속에 전력난이 심화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달초 미국의 8월 고용동향 발표를 즈음해 불거진 스태그플레이션 논란이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오안다 아시아태평양의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 제프리 헤일리는 16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이 맞닥뜨릴 다음번 대형 이슈는 에너지 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헤일리는 "지난 2분기에 그랬던 것처럼 북반구 겨울이 시작되면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수 있지만 아무도 이를 실질적으로 헤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크게 걱정스러운 상황"이라면서 "높은 에너지 가격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더 가파르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의 권오성,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전략가도 15일 분석노트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과거에도 오일쇼크가 스태그플레이션과 맞물린 사례가 잦았다며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호주 슈로더 자산운용의 채권 부문 책임자인 사이먼 도일은 스태그플레이션 위협이 "이제 가능성이 됐다"고 우려했다.

세계 곳곳의 에너지 가격 상승세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높이는 최대 동력이다.

유럽은 최근 심각한 에너지 가격 상승세에 직면해 있다.

요인도 다양하다. 북해 지역의 해상 풍력단지가 바람이 잦아드는 바람에 거의 멈춰섰고,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화력발전소 재가동에 들어가면서 탄소배출권 가격이 치솟는 등 에너지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기록적인 에너지 가격 오름세는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애널리스트들은 올 겨울 내내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 천연가스 기준물인 네덜란드 TTF 허브의 10월 가스 가격은 15일 79 유로까지 올라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독일, 프랑스에서도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가스를 확보하기 위해 선물 계약이 올들어 2배 증가했다.

영국은 해상 풍력발전 단지가 멈춰서는 바람에 유럽에서 현재 가장 비싼 전기요금을 내는 나라가 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영국의 익일 전기 가격은 15일 19% 가까이 폭등해 메가와트시 당 475 파운드로 치솟았다.

화력발전소 가동이 늘면서 탄소배출권 가격 역시 동반 상승해 전력 가격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권 기준물 가격은 수주일만에 처음으로 톤당 60 유로를 넘어섰다.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인해 유럽중앙은행(ECB)은 9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최초로 채권 매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결정한 바 있다.

세계의 공장 중국도 사정은 좋지 않다.

중국은 올 겨울 또 다시 전력난에 시달릴 전망이다.

화력발전소에 투입할 석탄과 천연가스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국가들과 유럽 각국이 겨울을 앞두고 서로 연료 확보 경쟁에 나서면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은 심각한 에너지 난으로 공장 가동이 위축되고 있고, 심하면 올 겨울 각 가정이 전력 제한공급, 순환공급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중국은 시진핑 국가 주석이 제시한 에너지 효율, 탄소배출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이미 일부 공장에 전력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 전력 소모가 특히 많은 알루미늄 산업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황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이 알루미늄 공장 가동 제한에 나서면서 알루미늄 가격은 이번주 13년만에 처음으로 톤 당 3000 달러를 돌파했다.

델타변이 확산과, 공급망 위축, 오일쇼크 등이 겹쳐져 세계 경기회복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물가는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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