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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스티브 잡스 자녀들이 아이패드 쓰지 못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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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스티브 잡스 자녀들이 아이패드 쓰지 못한 이유



스티브 잡스 가족. 사진=더선이미지 확대보기
스티브 잡스 가족. 사진=더선

디지털 기술은 인류의 삶 곳곳에 파고 들어 일상생활을 뒤바꿔 놓고 있다.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수많은 일이 첨단 디지털 기기를 통해 가능해졌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이 항상 좋은 결과만 낳은 것은 아니다. 자라나는 청소년의 디지털 기기 중독 문제가 대표적이다. 디지털 문화와 함께 자라난 밀레니얼 세대가 대표적이다.

디지털 문명이 갈수록 고도화하고 있는 이같은 상황에서 작고한 불세출의 IT 달인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자녀 교육법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고 기업경영 전문매체 안트러프러너가 18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스티브 잡스식 자녀 교육법

스티브 잡스 전기 ‘스티브 잡스’로 유명한 전기작가 월터 아이잭슨에 따르면 잡스는 운명하기 1년 전인 지난 2010년 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 기자와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다.

인터뷰 기자로부터 당연한 얘기겠지만 자녀분들이 애플이 자랑하는 태블릿PC 아이패드를 쓰는게 맞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나 잡스의 대답은 매우 뜻밖이었다.
자신의 자녀들은 아이패드를 한번도 써본 적이 없다는 것. 잡스가 내세운 이유는 “집에서는 아이들이 첨단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 내 방침이라서”였다.

기자가 다시 또 물었다. 그렇게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다시 돌아온 답은 “역사나 독서 같은 일에 집중하기 위해 그렇게 한다”는 것. 물론 거기에다 첨단 기술과 관련한 활동도 곁들인다고 잡스는 덧붙였다.

아이잭슨은 “아빠 잡스는 매일 저녁 아이들과 함께 커다란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하면서 서로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일을 습관화시켰다고 한다”면서 “이 자리에서 아이패드이나 노트북 같은 물건을 꺼내드는 것은 금물이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잡스의 자녀들은 다른 집 자녀들과는 달리 디지털 기기에 대한 중독에서 자유롭게 됐다는게 아이잭슨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의 조언과 일치

그러나 안트러프러너에 따르면 디지털 기기에 대한 노출을 제한하는 이같은 방식의 자녀 교육법을 잡스만 쓴 것은 아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도 자녀들에게 비슷한 방법을 썼다. 자녀가 14살이 될 때까지 핸드폰을 아예 주지 않은 일이 대표적이다. 핸드폰을 쓰게 한 뒤에도 점심 시간, 저녁 시간, 취침 시간 전에만 사용하도록 시간을 제한했다.

이같은 자녀 교육법은 전문가들의 조언과 맥을 같이 한다. 미국 소아과학회(AAP)는 자녀의 연령에 따라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적절히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중독에 빠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디지털 시대의 자녀 양육서 ‘스크린 교육(Screen Schooled)’이란 책을 펴낸 저자들도 비슷한 의견이다.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적당히 통제하지 않으면 아이들의 창의성과 사회성이 떨어질 위험이 크다는 것.

◇소셜미디어의 위험성

디지털 기기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제는 널리 보편화된,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상화된 소셜미디어 얘기다.

지난해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한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The Social Dilemma)'가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IT 업계 최전선에서 활동한 당사자들은 한목소리로 소셜미디어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위험성에 대해 지적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소개된 표현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고객을 ‘사용자’로 표현하는 두 종류의 산업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불법마약 사용자’와 ‘소프트웨어 사용자”라는 대목이다.

안트러프러너는 “그동안 이뤄진 다양한 연구가 공통적으로 말해주는 것은 자녀들이 디지털 기기에 중독되면 집중력과 시력이 떨어지고 숙면을 하지 못하며 인내심이 부족해질뿐 아니라 자존감마저 떨어지는 부작용에 시달리게 된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스티브 잡스 전기 ‘스티브 잡스’. 사진=아마존이미지 확대보기
스티브 잡스 전기 ‘스티브 잡스’. 사진=아마존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