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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새 주인 이르면 이달 29일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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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새 주인 이르면 이달 29일 결정

EL B&T vs 에디슨모터스 2파전....인수 희망업체, 쌍용차 장기 성장전략 제시해야

쌍용자동차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Korando e-Motion)’이 지난 15일 평택항에서 수출 선적 기념식을 열고 있다. 이번에 선적되는 코란도 이모션은 약 200여 대로 독일, 영국 등 유럽 지역에 수출되며 오는 11월부터 국내에도 판매가 시작된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쌍용자동차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Korando e-Motion)’이 지난 15일 평택항에서 수출 선적 기념식을 열고 있다. 이번에 선적되는 코란도 이모션은 약 200여 대로 독일, 영국 등 유럽 지역에 수출되며 오는 11월부터 국내에도 판매가 시작된다. 사진=뉴시스
쌍용자동차 새 주인이 이르면 이달 29일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 주관사 EY한영회계법인은 이달 29일께 우선협상대상자(우협) 1곳과 예비협상대상자 1곳을 선정해 통보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쌍용차는 다음달 초까지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약 2주간 정밀실사를 진행한 후 인수 대금과 주요 계약조건 협상을 거쳐 11월 중에 투자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쌍용차는 현재 제출된 인수제안서를 바탕으로 우협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인수자금 확보 능력 감안하면 EL B&T·에디슨 모터스로 압축

쌍용차는 특히 자금 증빙에 중점을 두고 투자확약서와 은행 지급보증서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본입찰에서는 이엘비앤티(EL B&T) 컨소시엄이 5000억 원대 초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2000억 원대 후반, 인디EV가 1000억 원대 초반의 금액을 각각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1000억 원대 금액을 적어낸 인디EV를 제외한 EL B&T와 에디슨모터스 2파전을 예상한다.
전기자동차·배터리 제조업체 EL B&T는 지금껏 유력 투자자로 지목된 미국 HAAH오토모티브의 새 법인 카디널 원 모터스, 사모펀드 운용사 파빌리온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업계에서는 파빌리온PE가 투자자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카디널 원 모터스를 EL B&T와 연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L B&T는 유럽 투자회사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안다”며 “EL B&T는 전기차 제조 원천기술을 쌍용차로 이전해 미래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EL B&T가 독일에 배터리 회사를 보유해 전기차 제품 설계·공정 기술과 배터리 제조 기술을 이미 확보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여기에 카디널 원 모터스가 미국과 캐나다에 135개 판매 채널을 확보한 만큼 2023년부터 북미 시장에서 쌍용차를 본격 판매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질세라 에디슨모터스는 사모펀드 KCGI·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전장을 냈다.

에디슨모터스는 현재 1t 전기트럭과 9.3m 전기버스, 8.8m 전기버스를 판매하는 등 인수 후보 중 유일하게 전기 상용차를 양산해 판매하고 있는 회사다.

이 업체는 이미 개인 투자자 등으로부터 2700억 원을 확보했고 컨소시엄을 구성한 사모펀드 KCGI·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4000억 원 가량을 투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앞으로 2∼3년 내 8000억∼1조5000억 원을 조달하는 계획도 마련했다.

에디슨모터스는 “2022년부터 전기 승용차, 12m 전기버스, 2.5∼30t 전기트럭, 전기트랙터 등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쌍용차 인수제안서에도 2022년까지 10종, 2025년까지 20종, 2030년까지 30종의 신형 전기차를 생산·판매하는 등 쌍용차를 전기차 업체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최근 밝혔다.

이에 비해 나머지 후보 중 1곳인 인디EV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스타트업으로 인수 금액을 1000억 원대로 적어내 사실상 우협 선정 작업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인수 희망 가격 외에 쌍용차 성장 경영전략도 면밀히 검토”

쌍용차는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제시한 금액 외에 쌍용차 인수 후 향후 회사를 어떤 방향으로 성장시킬지에 무게중심을 두는 분위기다.

쌍용차 내부에서는 인수 의향을 낸 업체가 모두 전기차 업체라는 점에서 쌍용차의 전기차 전환 경영전략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의 매출 규모나 그동안 쌓아온 경영 실적을 따져보면 이들이 인수 자금이 최소 1조 원대 가 넘는 쌍용차를 품에 안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

한 예로 에디슨모터스의 지난해 매출은 897억 원, 영업이익은 27억 원 수준이다. 직원 수도 180명에 불과하다.

자본금 30억 원의 EL B&T는 지난해 매출이 1억 원도 채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쌍용차의 지난해 매출은 2조9297억 원, 영업손실은 4460억 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보 모두 규모가 너무 작아 거대 기업 쌍용차를 운영할 만한 능력을 갖췄는 지 우려가 된다"며 "당장 여기저기에서 자금을 끌어모아 회사를 인수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쌍용차를 정상화해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김민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entlemin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