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체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 총 12조 원을 투자해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 공략에 나섰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5월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자동차와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합작법인(JV) '블루오벌(Blue oval) SK'를 설립하고 6조 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州)에 전기차 배터리 1·2 공장을 짓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애초 미국에 6조 원을 투자해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지만 급증하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6조 원을 추가 투입한다. 추가 6조 원은 SK이노베이션과 포드가 반씩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루오벌 SK는 전기차 배터리 1·2 공장 건설과 함께 배터리 공장을 향후 추가 설립해 2024~2025년 연산 6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연산 60GWh는 약 100kWh 배터리가 필요한 전기 픽업트럭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 같은 기존 계획에 6조 원의 추가 투자 금액이 더해진다는 것은 SK이노베이션과 포드자동차가 배터리 공장 규모를 최대 120GWh까지 늘리겠다는 얘기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다음달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샌프란시스코에서 ‘글로벌 포럼’을 열고 배터리 우수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과 지동섭 배터리사업 대표가 직접 미국으로 간다는 것은 배터리 전문 인력 확보와 배터리사업 추가 투자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전기차 배터리 설비 증설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는 데에는 미국 포드자동차가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전기 픽업트럭 'F-150' 모델에 대한 사전 계약 주문이 폭증했기 때문이다.
포드는 내년 초 F-150 모델 1만5000대를 생산할 계획이며 2023년 5만5000대, 2024년 8만대, 2025년에는 연 16만대로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다.
F-150 모델의 사전 예약은 이달 초 이미 12만 건을 넘어섰으며 예약자가 폭증하는 분위기다. SK이노베이션이 전통적인 픽업트럭 강자 포드와 손잡은 것은 '신(神)의 한 수'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미국 포드 전기차 공장을 직접 방문해 “전기차 시대에 앞서나가기 위해 투자 규모를 확대해 달라”며 “전기차 핵심 요소는 배터리”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바이든 대통령 발언은 포드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며 포드와 손잡은 SK이노베이션에게는 낭보가 아닐 수 없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