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예약할부제' 지고 '선구매 후결제' 뜬다

공유
1

[초점] 美 '예약할부제' 지고 '선구매 후결제' 뜬다

전세계 전자상거래 매출에서 BNPL 결제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의 추이(파란색 그래프). 사진=월드페이이미지 확대보기
전세계 전자상거래 매출에서 BNPL 결제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의 추이(파란색 그래프). 사진=월드페이
미국 소매업계에서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예약할부제’가 지고 ‘선구매 후결제(BNPL)’가 뜨고 있다.

특히 예약할부제를 주도해왔던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BNPL로 갈아타면서 이같은 추세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BNPL은 영어 ‘Buy Now, Pay Later’의 약자로 결제업체가 소비자를 대신해 먼저 소매점에서 구매대금 전액을 지불하고 소비자는 나중에 여러번에 걸쳐 구매대금을 결제업체에 낼 수 있게 하는 일종의 할부금융 서비스.

BNPL이 종래의 신용카드 할부 서비스와 가장 다른 점은 개인의 신용도를 따지지 않는다는 점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을 붙잡아두는 데 유리할 뿐 아니라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데도 유리한 이점이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 어펌과 손잡고 BNPL 서비스


예약할부제는 소비자가 마트를 비롯한 소매점에서 일부 금액을 내고 상품을 예약한 뒤 잔금을 완불해 상품을 수령하는 방식으로 월마트가 주도해온 일종의 후불 할부결제 서비스.

지난 2011년 당시 경기 침체로 소비가 부진하자 월마트가 연말 쇼핑 고객을 선점할 목적으로 부활시킨 이후 지금까지 활용해왔다.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그러던 월마트가 연발 세일 기간을 앞두고 매년 시행하던 예약할부제를 올해부터 전면 중단하겠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월마트는 예약할부제를 없애는 대신 예약할부제를 단계적으로 없애기 위해 지난 2019년 협력 관계를 맺은 미국의 BNPL 전문 핀테크업체 어펌과 함께 BNPL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예약할부제가 지속됐다면 지난달 말부터 오는 12월 중순까지 예약할부제로 고객들이 예약해놓은 상품을 월마트가 고객의 잔금 완납 때까지 보관하고 있어야 했겠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 없이 구매한 물건을 가져간 뒤 나중에 어펌에 대금을 결제하면 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펌이 정한 기준에 따라 일부 고객의 경우 BNPL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할 수 있으며 결제 금액도 144달러(약 17만원)에서 2000달러(약 235만원) 사이일 경우에만 BNPL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주류, 식료품, 개인용품, 반려동물 사료 등은 BNPL 서비스로 구매하는 것이 제한된다.

월마트 대변인은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예약할부제를 그동안 운영하면서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고객들의 구매 패턴이 어떤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새로 도입하는 BNPL 서비스가 고객들이 편하게 쇼핑할 수 있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어펌에서 월마트 고객에 제공하는 BNPL 서비스는 일단 상품을 가져간 뒤 최소 3개월, 최장 2년에 걸쳐 나눠 결제할 수 있는 방식이다.

◇급성장하는 BNPL 서비스


월마트가 BNPL 서비스로 갈아탄 것은 ‘포인트오브세일(point-of-sale) 단기 대출’로도 불리는 BNPL 서비스가 얼마나 급성장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지갑은 가볍지만 구매욕은 강한 이른바 ‘밀레니얼+Z세대(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였던 맥스 레브친이 설립한 어펌뿐 아니라 스웨덴의 클라르나, 호주의 애프터페이 등이 BNPL 시장을 주도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과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기업 애플이 이미 어펌과 제휴관계를 맺은 바 있고 페이팔은 독자적인 BNPL 서비스를 출시했고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창업한 미국의 모바일 결제업체 스퀘어는 애프터플레이를 인수해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그 결과 영국의 전자결제 서비스업체 월드페이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BNPL 서비스를 이용해 결제된 금액은 지난해 현재 970억달러(약 11조4000억원)에 이른다.

CNB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이미 BNPL 서비스의 인기는 상승하고 있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폭증한 결과 BNPL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