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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안전한' 두바이로 지구촌 부자들 다시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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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안전한' 두바이로 지구촌 부자들 다시 몰린다

소더비인터내셜리얼티를 통해 거래되고 있는 두바이의 고급 빌라. 사진=소더비인터내셜리얼티이미지 확대보기
소더비인터내셜리얼티를 통해 거래되고 있는 두바이의 고급 빌라. 사진=소더비인터내셜리얼티
지난 2년간 ‘중동의 싱가포르’로 불리는 아랍에미리트(UAE) 최대 도시 두바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중동의 어느 지역보다 외국인 거주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개방적인 도시였지만 지난해 초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외국인 거주자의 상당수가 썰물처럼 고국으로 되돌아갔기 때문이다.
26일(현지시간) 포브스에 따르면 두바이로 지구촌 각지의 부자들이 다시 몰려들고 있다. 심지어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더 활기가 넘치게 외국인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두바이가 외국인들로 다시 붐비는 것인지 포브스가 짚어봤다.

◇어느 미국 억만장자의 사례


지난 여름 가족과 함께 두바이로 이주한 50대 중반의 한 미국인 부호는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이주하기 전에 살던 미국 로스앤젤레스는 코로나 사태 이후 오히려 범죄율이 오르고 있는데 이곳은 너무나 안전한 도시여서 아이들과 살기에 좋아서”라고 밝혔다.

이 미국인 억만장자는 최고급 자가용 30대를 주차할 수 있는 대저택에 살고 있다.

이 가족의 집을 중개해준 글로벌 부동산업체 럭스해비타트소더비인터내셜리얼티의 로할 코야르 마케팅팀장은 “자가용 3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저택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는 일이었다”면서 “수소문 끝에 엄청난 규모의 지하 주차장을 갖춘 대저택을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억만장자 가족은 이 업체 입장에서 초 VIP 고객이었다. 무려 30명의 전문가가 달라붙어 이 고객의 두바이 이주 프로젝트를 처리할 수 있었다. 수백만달러가 걸린 프로젝트였다.

코야르 팀장에 따르면 이 회사가 올들어 두바이에서 부동산 매입 업무를 의뢰받아 처리한 외국인 억만장자만 해도 20명이나 된다. 이 덕에 이 회사의 업무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나 개선됐다.

◇어느 나라에서 주로 오나


두바이 토지부(DLD)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외국인이 두바이에서 사들인 부동산의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37%나 급증했다. 특히 고급 빌라촌인 두바이힐즈그로브에서 여러 채가 거래되면서 124% 증가했다.

코야르 팀장은 “예년에는 한두건 정도의 고급 빌라가 거래되는게 통상적이었지만 올해는 벌써 외국인이 사들인 빌라가 9채에 달한다”고 전했다.

럭스해비타트소더비인터내셜리얼티에 따르면 고급 부동산을 매입하기 위해 두바이를 외국인은 미국인에 그치지 않는다. 영국, 스위스,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부호들이 고객의 주류를 이룬다고 한다.

부호들에게 부동산 중개서비스도 제공하는 영국의 글로벌 헤드헌팅업체 타이거리크루트먼트의 자라 클라크 중동담당 본부장은 “가족단위로 이주하기 위해 주택을 알아보는 외국인은 주로 미국인과 영국인”이라면서 “최근에는 싱가포르와 홍콩의 부호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시 몰려드는 배경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외국인들이 다시 밀려들어오는 이유에 대해 클라크 본부장은 두바이 당국의 철저한 방역 정책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두바이에 거주하는 시민이 300만명 규모인데 모든 시민이 PCR 진단검사를 저렴한 비용에 받게 하고 백신 접종도 신속하게 진행하면서 전세계적으로 모범적인 방역 도시로 올라섰다는 것. 최고단계의 방역 조치인 봉쇄령도 지난해 3~4월 짧게 내려진 것이 전부였다.

클라크 본부장은 “외국인이 워낙 빠른 속도로 다시 몰려들면서 오히려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 두바이가 붐비는 모습”이라면서 “영국을 비롯한 유럽, 미국 등지에서 코로나 사태가 크게 누그러들지 않는한 이같은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